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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back Feb 05. 2022

디자인은 무엇인가?

내가 정하는 디자인의 정의

디자인은 무엇인가, 매일 같이 습관처럼 스스로에게 되묻고 답을 찾으며 내가 이전에 정의한 디자인의 의미를 업데이트를 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을 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적절한 이유로는 디자인은 사람 성격과 같아서 각각의 많은 방향과 방법이 있고, 추구하는 목표가 개개인마다 다르다 보니 이것을 하나로 묶어 '디자인은 무엇이다'라고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하기에 디자인은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부터 정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이라는 학문을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또 디자인 공부를 해오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어떤 디자인을 하세요?라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보통 산업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제품 디자인, UX& UI 디자인, 가구 디자인 등 여러 분야의 각각 다른 디자인 분야 들을 공부 또는 직업을 삼고 있다고 답변을 하곤 한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 디자인이란 학문은 많은 분야로 세분화가 되어있고 소속된 분야 속에서 작은 일부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세부적인 전공 또는 분야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띄고 있으면 그 사회에서 인정받고 더 나아가 Expert 즉,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지만 내가 보는 디자인적 시각은 조금 다르다. 일단 처음 물어보는 사람의 질문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디자인을 하세요? 가 아닌 어떤 디자인적 철학을 갖고 있나요? 가 올바른 질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내가 나온 골드스미스 런던대학교는 철학적 사고를 중심적으로 학문을 배워간다. 따라서 작업물이 작가의 사상에서 녹아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렇기 때문에 작업물이 학생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만들어지곤 한다. 그러하다 보니 학교를 처음 들어갔을 때 디자인이라고 하면 그림을 그리는 작업만 할 줄 알고 학교를 갔지만 정작 그림은 안 그리고 이상한 것만 시켜서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러한 커리큘럼 때문에 학교에서 한 일화가 생겨났었는데, 선배 중에 디자인과 수업에서 불만을 갖고 왜 디자인을 배우러 왔는데 그림은 안 그리냐라고 물어보니 교수가 '그림 그리고 싶으면 파인아트(순수미술)를 가라 디자인은 그림을 그리는 학문이 아니라 생각을 하는 학문이다'라고 답했었다고 한다. 이러한 학교에 가르침을 통해서 나 또한 스스로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내리려고 노력하고, 만들어진 철학을 통해서 나의 디자인에 접목시키려고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어떠한 소속된 디자이너가 아닌 나만의 디자인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상의 지도를 만드는 워크숍 사진 - 지도를 그리면서 본인의 관심사나 취미를 지도에 표기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에 대해서 알게 되는 수업의 과정이었다

따라서 나는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관습처럼 여겨지는 세분화된 디자인 분야의 디자이너가 아닌 Multidisciplinary desgienr (다양한 분야를 접하는 디자이너)로서 스스로를 정의한다. (이것도 사실 가명일 뿐 확정된 나의 직업은 아니다.) 그리고 만들고 기획하는 작업들은 내가 갖고 있는 철학에 따라 다양한 분야로 만들어진다. 그것이 제품이 될 수 있고, 어떠한 기능을 갖춘 UI 디자인이 될 수 있으며, 영상이 될 수 있고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단지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기능은 사람들을 보다 더 편한 삶을 경험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어떤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나는 작업은 적어두며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자유경제 사회에선 유행하는 트렌드를 따라가면 팔리고 이윤을 만들어내며, 그에 따른 보상이 확실하다. 하지만, 이렇다 보니 디자인은 인기 있는 재료를 사용하여 예쁘게 만들어 팔리기 위한 도구로서 소비가 되었었다. 물론 디자인이 제품을 소비하는 데 있어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한번 유행을 잘 탄 디자인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특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유행에 맞춰 본질적인 의미를 잃어버린 디자인은 도구로서 사용이 될 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이유를 될 수 있다고 본다. 주도적인 작업이 아닌 유행하는 상품을 따라가는 도구로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서도 그렇게 중요한 위치로서 두지 않는다고 생각이 든다. 나는 사회의 관습을 비난하는 것이 아닌, 이러한 현실에서 디자이너들이 각자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자 갖고 있는 디자인에 대한 철학과 신념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디자이너 분들께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 디자이너로서 내가 스스로 한 번이라도 내가 어떤 디자이너인지 생각을 해봤는지 혹은 나는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여기서 말하는 취향은 지금 현재 모두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미니멀리즘이라는 취향이 아닌 본인의 냄새와 고집이 묻어나는 취향을 묻는 것이다. 만약 없다고 느껴진다면 한 번쯤 깊게 생각하여 스스로를 정의했으면 좋겠다. 물론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트렌드와 심미적인 감각은 매우 중요하다. 디자인은 더 이상 기능주의 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어졌고 그 이상의 감각적인 퍼포먼스가 필요로 하다. 하지만 심미적인 감각은 자주 보고 읽으면서 배울 수도 있고 쉽게 안목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스스로 디자인에 대해 정의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잡지를 통해 혹은 다른 작품을 통해서 알아낼 수 없다. 유일하게 어떠한 도움 없이 혼자만의 생각을 통해 이겨나가야 하는 것 이기에 천천히 그리고 항상 상기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많은 디자이너들이 예쁜 제품을 만들어내기 이전에 각자 스스로가 디자인에 대해서 본인이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생각하기를 바란다. 모두가 그런 철학적 사고를 통해 디자인을 접한다면 우리 사회는 유행을 따르는 시장이 아닌, 모두가 다양한 취미와 취향을 갖고 좀 더 넓은 시장성을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이렇게 한국의 디자인이 한걸음 더 발전되기를 희망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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