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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윤시 May 09. 2024

#3 영국의 신사

낭만 가득한 유럽과 무계획 소녀들 

유럽의 두번째 여행지였던 영국



영국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머문 곳은 왓포드라는 작은 마을. 근처에 해리포터 박물관이 있어서 종종 머물다 가는 곳이라는데, 우린 해리포터에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

이곳에서 쓰여진 모든 대화는 해리포터보다 더 환상적이었다. 



난 날씨가 기분에 많은 영향을 주는데, 영국은 대부분의 날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난 좋지 않음 속에서 좋음을 찾아 열심히 두리번거렸다.  




파리와는 다르게 더 딱딱하고 정제되어 있었지만 무거운 날씨와 잘 들어맞았던 차분함이 좋았다. 주체없이 내리는 얄궂은 비가 조금 밉긴 했지만, 



유럽에서 내 이름은 자주 여러 형태로 변형되곤 했다. 소윤,서연,소연,서욘•• 인생에서 이만큼이나 많은 이름을 가져본 적이 있었나 ? 



런던에서 제일 좋았던 기억을 꼽으라고 하면 제일 먼저 입 밖으로 나올 버스킹 소년 ••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종일을 함께할 것처럼 서있던 우리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아침식사



노팅힐 서점에 들러 남겨진 편지들을 둘러보고- 

(서점에 가기 전까지는 꼭 노팅힐을 다 보자고 파리에서부터 약속을 했지만, 결국 보지 못했다) 



자주 멈춰서 펜을 붙잡던 너와 

너드커넥션 노래를 고막이 터지도록 듣던 나



유럽에서 매일 달고 살던 실내화 

유럽은 대부분 집에서 신발을 신고 다니기 때문에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보들보들 실내화를 챙기길 !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사진 . 훌륭한 피사체



토트넘 구장에 전혀 관심이 없던 우리는 쏘니를 따라 왼쪽 눈을 감기 위해 기어코 저곳으로 향했다 



털썩털썩 떨어지는 내 캐리어를 가져가더니 , 

귀여운 강아지를 손에 쥐어준 런던의 신사 

-

여행에서 만난 친절은 늘 오백배 정도 더 감사하다. 




런던의 칵테일 바에서 맞이한 2023년 

그 넓은 도시에 남은 황홀한 기억들 덕분에 난 한 해 동안 무언가를 열렬히 그리워하고 추억할 수 있었다. 

언젠가 또 다시 런던에 가게 된다면

그땐 빌렸던 친절을 모두 갚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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