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포트폴리오 질문답변
최근 주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에게 프로젝트 멘토링과 포트폴리오 컨설팅을 하면서 자주 받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것으로, 정답이나 법칙은 아니니 참고용으로 편하게 읽어주세요!
FYI 저의 이력 :
9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
삼성 / 네카라쿠배 중 3곳 / 스타트업 재직 경험
이전 질문들은 아래에 있습니다.
이전 글 1 : 포트폴리오 장수, 신입이 어필하면 좋은 점 등
이전 글 2 : 실무가 없는 신입이 구축 프로젝트에서도 눈에 띌 수 있는 방법 등
도메인 경험이 있다면 당연히 유리할 수 있지만, 필수는 아닙니다. 저는 지금까지 네카라쿠배 3곳과 삼성을 포함해 6개의 회사를 다녔지만 도메인이 겹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B2B 회사에서 B2C 회사로 옮기기도 했고, 메신저 서비스를 하다가 다른 서비스를 하기도 했습니다. 따로 해당 도메인에 포함되는 개인 프로젝트도 넣지 않았는데 이직에 문제없었습니다. 저희 회사도(다는 모르지만) 같은 도메인 이력이 있는 분들 1/3, 아닌 분들 2/3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직 제안이 왔을 때 보통 커피챗을 하는데, 도메인 지식이 없는 것에 걱정이 되어서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어떤 도메인에서도 잘한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현재도 링크드인을 통해 도메인에 관계없이 이직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경력의 경우 같은 도메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고, 그것이 포트폴리오에 잘 드러난다면 큰 장점이 됩니다. 하지만 해당 도메인 프로젝트를 포함하더라도 포트폴리오 자체의 완성도가 낮다면 평가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메인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기 위해 개인 프로젝트로 넣는 것도 괜찮습니다. 실무가 아닌 개인 프로젝트의 경우 도메인 지식이 많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회사에서 실제 고민 중인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유의미한 솔루션을 제시했다면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것 같아요. 하지만 프로젝트가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부족한 해결책을 제시할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예시)
이커머스의 상품 리스트 디자인
"리스트가 단조로워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카드 UI로 바꾸었어요"
-> 빠르게 여러 정보를 비교하고 싶어 하는 유저들의 니즈를 고려하지 못함. 이커머스 유저는 여러 상품들의 평점, 리뷰 개수, 가격 등을 스크롤하며 빠르게 비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프로젝트로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는 것을 나타냄
구축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에 넣는다고 해서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주로 구축 프로젝트를 했기 때문에 구축 프로젝트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어요. 서비스 자체가 프로젝트였습니다. 하지만 네카라쿠배로 이직하는데 문제없었습니다.
예시)
구축 프로젝트 : OOO 서비스 (그 자체)
개선 프로젝트 : OOO 서비스 회원가입 이탈률 줄이기
물론 스타트업을 포함한 많은 인하우스 회사들이 기존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하기 때문에 하나의 문제를 깊이 있게 개선한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임팩트가 있는 개선 프로젝트들이 없었기 때문에 구축 프로젝트를 넣었습니다. (없는데 어떻게 해요!) 저의 개선들은 하나하나 작은 피쳐들이어서 끌어모으더라도 프로젝트로 가져가기에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토스의 경우도 너무 소소한 개선은 넣지 말아 달라고 가이드에 적혀 있습니다.
소소한 개선 예시)
커뮤니티 리스트가 최신순으로만 되어있어서 보기 어려움
그래서 리스트 뷰에 인기순, 좋아요 정렬을 넣음 / hot 배지 추가
-> 흔한 기능과 UX로 개선. 이 프로젝트에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고, UX 고민을 깊게 한 것도 아님
-> 지원자의 역량 판단 불가
저는 구축 프로젝트에 개선한 내용을 함께 포함하였습니다. 프로덕트는 완성이 없기 때문에, 한 번의 구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구축 후에도 사람들의 VOC를 살피고, 예상치 못한 문제를 개선했기 때문에 이런 이터레이션 과정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였습니다. 즉 구축 프로젝트든 개선 프로젝트든, 유저 중심의 문제 해결과 임팩트를 강조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개인 프로젝트만으로는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단순히 결과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는 제약 조건, 실제 사용자와의 접점, 비즈니스 목표 달성 등의 복잡한 요소들을 고려합니다. 그러나 개인 프로젝트는 이런 현실적인 환경을 완벽히 재현하기 어렵습니다.
논리 구조와 비주얼이 어느 정도 탄탄하다는 전제하에 개인적인 우선순위로는 채용 시 이렇게 순서를 두고 뽑을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경험한 사람, 사이드 프로젝트를 개발해서 직접 운영해 본 사람 > 개발자와 협업한 적은 있지만 론칭은 못 해본 사람, 운영까지는 안 해본 사람 >>>>> 출시되지 않은 디자인 결과물만 있는 사람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은 팀 내 협업, 개발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해결 과정을 실제로 겪어본 강점이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했다고 해도 출시 후 사용자 피드백을 수집하고 개선한 경험이 있다면, 실제 문제 해결과 프로덕트 운영을 해본 점에서 비슷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결과물만 해본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사용자와의 접점도 부족하고, 서비스 전체의 동작 원리나 실무적인 협업 과정을 접해보지 못한 분들은 경쟁력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신입을 뽑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입을 채용해서 가르치는 것보다 연봉이 더 높더라도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직을 뽑는 것이 낫습니다. 특히 개발 경험이 없는 신입을 채용했을 경우에는 실무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예시)
"포트폴리오는 괜찮았는데.. 막상 앱 디자인을 시키니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앱에 대한 이해도 없어서 케이스 관리도 안 되고, 개발자랑 협업하는데도 오래 걸리네?"
-> 막상 뽑았는데 활용을 못하는 리스크
-> 결국 실력을 보기 위해 과제를 보는 회사가 늘어남
그렇기 때문에 저는 개발자와 일해본 경험이 없다면 꼭 관련 경험을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비전공자였지만 삼성에 첫 직장으로 입사할 수 있었던 이유도 실제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했던 경험 덕분이었습니다. 앱 개발 동아리에서 서비스를 론칭했고, 이후 1년 동안 무려 54번의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서비스를 운영하였습니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이력은 없었습니다.
매년 수백 명, 혹은 그 이상 되는 디자이너가 배출되고 있지만, 기업의 채용 공고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공급은 많고, 수요는 적기 때문에 "이런 이력의 디자이너가 지원한다고?" 하고 놀라는 경력직 경쟁자들도 많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경쟁력 있는 디자이너가 되려면 실무 경험과 협업 능력은 필수입니다.
개발자와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세스는 무엇인지, 어떻게 화면을 구성해야 개발자들이 개발하기 좋은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글 작성 기능 하나만 고려하더라도 설계할 때 사용자의 입력 동작부터 여러 가지 플로우와 케이스 등 실제 사용성을 고려하게 됩니다. UT로는 간접적인 방법입니다.
만약 개발자와 협업할 기회가 전혀 없거나 직접 서비스를 만들 여건이 안 된다면, 프로토타이핑을 만들어서 UT라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UT를 한다면 모더레이터가 없는 UT보다는 (예, maze 툴) 모더레이터가 있는 UT를 추천합니다. 사용자가 어떤 점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직접 질문할 수 있고 꼬리 질문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UX UI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 카톡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질문을 적어주시면 답변을 적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