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숨빛 Aug 29. 2022

Netflix 두 인생을 살아봐 - 최악이 아닌 최선


넷플릭스 추천작 - 두 인생을 살아봐

“최악은 없다. 최선만 존재할 뿐.”


Netflix


나는 걷기를 좋아한다. 걷다 보면 뜻밖의 행운들을 만나기도 하고,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인생을 여정에 비유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넷플릭스를 이용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예상치 못하게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리모컨은 오늘도 넷플릭스 안에서 정처 없이 걷고 있었다. 생각 없이 누르던 버튼이 한 영화 앞에 멈추었다.


Netflix


“그때 이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상상해본 적 있지 않은가? ‘두 인생을 살아봐’여자들이라면 살면서 마주할 법한 상황에 관한 영화이다. 이미 벌어진 일임에도 머릿속에서 수십 번 선택을 번복하는 우리에게 이 영화는 우문현답을 제시한다. 어떤 선택에서 비롯된 연쇄적인 상황으로 인해 압도당할 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던 나의 엉덩이를 의자에서 해방되게 해 준 고마운 영화이다.


Netflix

“출산과 육아 vs 목표와 성공”


텍사스 대학 졸업을 앞둔 나탈리는 자신과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남자 사람 친구(‘남사친’) 게이브와 하루를 보내게 된다. 졸업식 밤, 구역감에 ‘설마…?’하며 해본 임신테스트기의 결과에 따라 두 가지의 평행 현실이 벌어지게 된다.

Netflix

1) 임신테스트기 양성 = 임신

= 텍사스에서 엄마로 사는 삶


Netflix

2) 임신테스트기 음성 = 비임신

= LA에서 사회초년생으로 시작하는 삶


사람은 생애주기별 과제를 가지고 있다. 에릭슨, 프로이트 등 저명한 학자들은 그것을 정의하고 이론으로 정립시켰다.

Naver 백과사전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생애주기는 크게 영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성인기, 노년기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나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거듭된 생각은 각 생애주기의 과제를 마주하기 위해서는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직장’, ‘출산’ 등이 있다.

직장 생활은 사회생활의 첫걸음이 되는데, 나의 경험 상 직장 생활을 해본 사람과 해보지 않은 사람의 사고에는 어느 정도 간극이 있었다. 또한 출산을 하지 않고서 어머니의 마음을 얼마나 헤아릴 수 있을지도 아직 나에게는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어떤 것이 우선인가에 대한 가치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어느 한 가지만을 고를 수 없을 정도로 출산과 직장은 우리에게는 중요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게이브와 함께 vs 제이크와 함께”


1) 출산으로 인해 나탈리는 LA로 가는 길을 포기하고, 고향 텍사스의 부모님 집에서 머물게 된다. 나탈리는 아이의 엄마로서, 게이브는 아빠로서 최선을 다한다. 친구였던 남녀 사이에 사랑이라는 단어는 어색하기만 하다.

그녀는 꿈이었던 애니메이터를 잠시 접어두고, 귀여운 아이를 키우는 데에 집중하기로 한다. 출산은 빛나던 자신의 모습은 사라지게 만들었고, 무엇을 해도 아줌마 같다면서 우울해한다.

Netflix - 게이브와 나탈리


2) LA에서 선망의 대상인 애니메이터 루시를 만나기 위해 파티에 참석하게 되고, 그곳에서 제이크를 만나게 된다. 꿈을 좇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딘가 닮아있고, 비슷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나탈리는 제이크가 준 용기 덕분에 루시와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 애니메이터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 길 또한 쉽지 않았다. 결국 그림에 자신만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퇴사를 한다.

Netflix - 제이크와 나탈리


두 남자는 각자의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게이브는 책임감 있는 남자였고, 제이크는 진취적인 남자였다.   나탈리와의 관계가 항상 순탄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처한 상황에서 큰 힘이 되어준 존재들이다.


Netflix

“인생의 중요한 일들,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며,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있다”


두 가지의 경우의 수에서 백마 탄 왕자와 조연이 바뀌기도 하였다. 게이브 왕자와 인연을 이어가는 시나리오에서도 아이를 낳고 5년 만에 놀러 간 LA에서 제이크를 우연히 마주친다. 반면에, 제이크 왕자와의 시나리오에서도 드럼을 치는 게이브와 우연히 마주치며 졸업을 앞두고 사고를 쳤던(?) 그 장면을 함께 회상하기도 한다.

즉, 나탈리의 인생에 두 남자는 필연적으로 존재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만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


왕자 후보들이 각자의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의 멘트들이 기억에 남았다.


1) “드디어…!”

-좋은 감정을 부정하던 나탈리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게이브가 한 말

Netflix - 게이브


2) “날 위해 다른 곳에 있는 것보다

널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 좋겠더라고”

-헤어졌던 나탈리와 재회한 제이크가 한 말

Netflix - 제이크
개인적으로 나는 제이크 같은 외모를 선호하기 때문에 좋은 직장을 가지면 남편 얼굴이 바뀐다는 말을 믿게 되었다(후후).


Netflix - 애니메이터 루시

선망의 대상인 루시와도 언젠가는 만날 운명이었다.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에서 새로운 작가인 나탈리의 인터뷰 담당자인 루시로서 혹은 전 직장의 상사인 루시로서 만나게 될지는 그 누구도 몰랐지만 필연적인 만남이었음을.


Netflix - 나탈리, “You’re okay.”

“어떤 선택도 최악은 없다. 그 순간의 최선만 존재할 뿐이다”


‘이 길이 맞을까?’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불안한 이들에게 삶의 위로 그리고 영감이 되며, 이전의 결정을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따뜻한 영화였다.


나의 얘기

남들보다 오랜 시간 대학 생활을 하면서 끊임없이 이 길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의사로서 어떤 과를 선택해야 할지 혹은 선택한 과가 맞지 않으면 어쩌지 하던 걱정들이 떠올랐다.

나는 상상력이 어찌나 풍부한지 어떤 상황에 놓이면 매 순간 혼자서 결과를 예측하고, 지레 겁먹기도 했다. 평생을 좌지우지할 결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신중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그렇게까지 깊게 고민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지금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역시나 나는 잘 이겨내고 있고, 일을 하면서 그 나름의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

현재의 내가 과거에서 울고 있던 나에게 가서 해주고 싶은 말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탈리가 거울을 보고 스스로에게 했던 말과 같다.

“You’re okay(괜찮아).”



Netflix
Netflix
Netflix


“5년 뒤의 내 모습이 기대되게 만드는 영화”


그동안 ‘될놈될(될 놈은 된다)’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던 나에게 ‘안언될(안 된 놈도 언젠가는 된다)’이라는 새로운 틀을 제시해주었다. 언젠가 될 그날을 위해서 오늘 하지 못했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실천해야 한다. 5년 뒤의 내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는 현재의 나의 결정에 달려있다.


여러 개의 선택지 앞에서 용기내야 할 순간에 망설이지 말자.
걷다 보면 뜻밖의 행운을 만날지도 모르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