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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roniist Dec 24. 2024

'삼백' : 2024년 12월 3주

(12/16~21)


12월 16일(월)

- 어쩌다 보니 월요일이 제일 바빠졌다. 릴스, 주간업무보고, 새 에피소드 그리기 등등의 작업을 해야 한다.

- 매주 월요일에는 영화나 전시를 보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는데, 오히려 제일 바쁜 날이 되었다.

- 오늘도 곤 사토시의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을 보려다 시간이 없어 취소했다. 이것 때문에 내가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이 낮아진다거나 하진 않겠지.

- 286화 릴스 업로드. 이로써 모든 캐릭터를 픽셀아트로 그려보았다. 조만간 픽셀아트로만 그린 에피소드를 기획해 봐야겠다.

- 호소문 작업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시간이 꽤 드는 작업임에도 조회수, 노출수는 오히려 떨어진다. 분량이 길어지는 것 때문일 수도 있고 결과물의 질이 낮기 때문일 수도 있다. 

- 때문에 릴스를 어떻게 포장해서 올릴지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있다.


12월 17일(화)

- 아침마다 브런치 스토리에 지난 에피소드를 한 개씩 올리고 있다. 네이버 웹툰, 포스타입에도 매일 꾸준히 올리고 있다. 큰 성과는 없지만 한 분이라도 더봐주시면 족하다는 마음으로.

- 에피소드 299화 업로드.

- 알고리즘이 나를 쫓아오는 게 아니라, 내가 알고리즘을 쫓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인스타그램 피드의 어떤 콘텐츠를 보고 '어? 나 이 생각 하려고 했는데...'라는 기묘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나의 데이터를 종합해서 내가 원할 것이라 예상되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은, 나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내가 앞으로 어떤 사고를 할지 예측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한편으로 나의 사고가 나의 알고리즘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내가 비록 대단한 사유를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내 생각이 그렇게 빤하다는 건 역시 힘 빠지는 일이다.

- 결국 알고리즘에게 잠식되고 있는 '우연'의 영역을 지켜내야 한다. 우연한 만남, 우연한 깨달음, 우연한 기회 등등(이제 우연은 오프라인에만 존재하는 것 같다).


12월 18일(수)

- 여름에 쓴 영화 리뷰를 모아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했었다. 오늘 수상작들이 발표되었는데 예상대로 명단에 없었다. 수상작들을 살펴보니 제목만 봐도 흥미가 생기는 글들이었다. 내 부족함을 느꼈다, 더 정진하는 수밖에.

- 298화 릴스 업로드.

- 영상 앞에 표지를 만들었다. 반응을 지켜보면서 수정해야겠다. 분량이 짧아지니 확실히 조회 수가 더 잘 나오는 듯하다.

- 오랜만에 밤극장에 가서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봤다. 늦은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꽤 많아서 놀라웠다. 아무래도 원작과 킬리언 머피의 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며 영화 시작을 기다렸다.

- 언제부턴가 나는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즉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일단 타임라인을 길게 확장한다. 무한정 커진 시간 속에서 당면한 문제의 크기와 위치를 가늠해 본다. 거시적, 대국적, 장기적으로 문제를 조망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고 거의 모든 조직(집, 학교, 군대, 회사 등등)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 그렇게 대부분의 문제는 사소해진다. 그리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체하는) 나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 주정뱅이 아빠에게 시달리는 아이도, 수녀원에 강제로 끌려가는 소녀들도 '일상의 영위'라는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 나는 빌의 아내도, 빌에게 조언을 한 펍의 여주인도, 그리고 마지막 장면의 도끼같은 정적도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충격적이지만 당연한 귀결이다.

- 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문제 될 것 없다. 드물지만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 행동이 결국 무위에 그치거나 피해를 불러올 것이 분명하지만(그래서 자신조차 두려움에 떨지만) 당장 옳은 일을 하는 사람들 말이다.

- 진은영 시인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또한 우리가 진정 사랑하는 이들은 승리하는 이들이 아니라 진실과 인간적 품위를 지키기 위해 어쩌면 패배할지도 모를 싸움을 시작하는 이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마음산책


- 그러니까 문제는 내가 사랑하는 쪽이 빌과 같은 사람이라는 데 있다. 그를 전혀 닮지 않았음에도. 

- 킬리언 머피의 얼굴은 참 독특하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그를 처음 본 건 <나이트 플라이트>였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 그의 아랫입술이 그 독특함의 발원지라는 걸 알았다.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지만.

- 영화를 보고 나오며 올 한 해 가장 좋았던 영화는 무엇일지 고민해 봤다. 역시 하나만 꼽기가 쉽지 않았다. 부자가 된 느낌이었다.


12월 19일(목)

- 새벽에 일어나 <새의 선물>과 <프란츠 카프카>(현대문학)를 읽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아마 웃을 일이 좀처럼 없어서 일 것이다) 두 소설가가 숨겨 놓은 농담을 찾는데 주력한 독서였다. 

- 올해는 카프카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된 해이기도 하다. 

- 에피소드 300화 업로드.

- 2021년 1월 17일에 1화를 시작으로 약 4년 만에 300화가 업로드되었다. 봐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12월 20일(금)

- 300화를 핑계로 해보고 싶었던 영상들을 만들었다. 먼저 <에반게리온>의 '다음 편 예고'를 레퍼런스 삼은 '다다다 예고' 영상이다. 이전에 만든 애니메이션, 픽셀아트를 잘 써먹었다. 뭐라도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써먹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였다. 다섯 시간 정도 걸린 작업이었지만 만들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중간 결과물을 보는 것도 즐거워서 힘들지 않았다.


12월 21일(토)

- 두 번째 기념 영상을 만들었다.라고 쓰지만 역시 기념은 핑계고 해보고 싶던 영상을 만든 것일 뿐이다.

- 약 4년간의 그림 변화를 알 수 있는 짧은 영상이다. 주인공 캐릭터(아직도 이름이 없다) 그림을 1화부터 잘라서 이어 붙였다. 생각보다 많아서 '제일 조금 나온 캐릭터로 작업할 걸' 하고 잠시 후회했다. 음악은 요즘 많이 듣는 찬혁의 <파노라마>로 했다. 십 년 후에 들어도 좋을 노래다.

- 예상보다 작업이 길어져서 301화 작업을 일요일로 미뤘다. 아무튼 기념은 여기까지.


12월 22일(일)

- 에피소드 301화 업로드.

- 최근 캐릭터를 계속 작게 그렸기에 분위기 전환을 위해 큼지막한 얼굴이 나오도록 그렸다. 그리면서도 시원시원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 등산하다 든 생각이다. 좋은 기운을 얻으러 산에 간다고 하지만, 반대로 나쁜 기운을 버리러 가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왠지 그런 사람은 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곳의 쓰레기를 주워올 것 같다.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12월 3주 주요 활동

- 에피소드 299, 300, 301 업로드

- 릴스 286, 298 업로드

- 300회 기념 영상 2개 업로드

- 호소문 1개 제작

-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축의 시대>(카렌 암스트롱), <새의 선물>(은희경), <프란츠 카프카>를 읽고 있다.

-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팀 밀란츠 감독)을 봤다. 


- 12월 3주 차 팔로워 : 1,702명(-10)

- 12월 4주 차 계획 : 에피소드 3개, 릴스 3개, 여러 플랫폼 업로드, 영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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