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찾아 헤매다
요즘 내 삶의 낙은 편지 쓰기이다.
한 배우를 열렬히 흠모하면서 시작된 취미이다. 인생 처음으로 가게 된 그의 팬미팅에서 편지함이 따로 비치되어 있는 걸 보고는 되게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그 연예인에 그 팬’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결이 맞는 사람을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 것 같다.
모쪼록 그에게 줄 첫 편지를 쓴 순간 이래로 지금까지 몇몇 지인들에게도 손글씨로 마음을 전했다.
시간을 내어 누군가를 위해 글을 쓰는 일.
그리고 그 진가를 알아봐 주는 따뜻한 사람들.
사회생활로 박살 난 인류애를 급속도로
충전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냥 편지만 주기엔 뭔가 허전하고 아쉬우니까,
방에 수두룩 쌓여 있는 책들 가운데 상대에게 어울리는 녀석으로 고른다.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지—하면서 상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 누구보다 센스 있는 선물을 한다고 자부하며 나의 선물을 받아 들고 함박웃음을 지을 얼굴을 상상해 본다.
일기는 잠시 미루더라도 약속한 기한 내에 편지를 보내기 위해 오늘도 난 펜을 든다.
p.s. 편지지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