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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Jun 29. 2022

조르바의 해탈법

조르바는 자유로운 인간을 추구한다. 그런데 자신의 자유에 걸림돌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하는가?


어린 조르바는 체리가 미치도록 먹고 싶었다. 하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 조금씩 사서 먹었다. 그러다보니 마음껏 먹지도 못하고 오히려 체리 생각만 더하게 되었다. 먹고 싶은 욕망이 점점 더해 고통의 수준에 이르자 스스로에게 그리고 체리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다. 조르바는 고민 고민하다 체리와 끝장을 보기로 했다. 아버지의 주머니에서 은화를 훔쳐 체리를 한 광주리 샀다. 그리고 체리를 배가 터지도록 먹고 또 먹었다. 더는 체리를 먹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자 속으로부터 구역질이 시작되었다. 먹은 체리를 모조리 토하고 나니 더 이상 체리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체리를 볼 때마다 구토했던 기억에 떠올라 쳐다보기도 싫어졌다. 드디어 체리로부터 자유로운 조르바가 된 것이었다.

 

조르바가 도자기 빚는 일을 할 때였다. 조르바는 물레를 돌리며 진흙으로 갖가지 형상을 만들며 자유를 만끽했다. 그런데 오른쪽 집게손가락이 걸리적거렸다. 자기가 만들고 싶은 형상이 만들어지지 않자 도끼를 들어 손가락을 도끼로 내리쳤다. 말 그대로 수족을 잘라내는 아픔을 조르바는 느꼈다. 하지만 자신의 집게손가락일지라도 자유를 가로막는 것이라면 가차 없이 잘라냈다.


 조르바는 욕망하는 것이 생기면 지겨울 때까지 맘껏 즐기고〔염오(染汚)〕, 토해버린다〔이욕(離慾)〕. 그렇게 해서 그것들에게서 벗어난다〔해탈(解脫)〕. 조르바에게 술도 담배도 고향도 조국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해탈해버리고 나면 조르바는 그것들에 대해서 “너하고는 더 이상 별 볼일이 없다”고 거침없이 말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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