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잠자냥 Aug 12. 2022

연애 박사 상드의 쫀득쫄깃 로맨스

조르주 상드, <사랑의 요정/양치기 처녀/마의 늪>





조르주 상드의 작품은 많이 읽어보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드에 관해 알고 있듯이 나 또한 몇몇 단편적인 정보들-그러니까 그가 누군가의 연인, 이를테면 쇼팽이라든가 뮈세라든가 등등과 사귀었다더라, 그 오래전 남장차림으로 파리를 자유로이 거닐었다더라 등등의 정보만을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이 여자를 한 사람의 작가로서 인정하기엔 어쩐지 멋쩍은 감이 있었다. 아마도 내 머릿속에는 유명인과 사귄 여자라서 괜스레 이름이 더 널리 알려진 것이 아닐까 하는 편견이 자리한 것 같다. 뮈세가 쓴 <세기아의 고백>을 읽고 나서도 상드에 관한 편견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세기아의 고백>은 뮈세와 상드의 사랑을, 연애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인 작품이다. 철저히 뮈세의 관점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작품에서 그려진 상드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여주인공 ‘브리지트’가 좀 비호감이라 그녀에 관한 편견을 더 지우기 어려웠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인간들의 격정적인 사랑을, 연애를, 로맨스를 지켜보고 있자니 그것 참 징글징글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다행이랄까 상드와 뮈세, 이 두 사람의 사랑을 상드의 관점으로 그린 <그녀와 그>가 최근 번역 출간되었다. 상드가 바라본 뮈세는 어떤 남자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지난해 읽은 상드의 소설 <모프라>가 크게 인상 깊지는 않았고(몇몇 부분은 놀라웠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루했다), 에휴, 남의 연애 편력에 뭘 그리 주목하나 싶어서, 상드가 소설가로서는 그다지 내 취향의 작품을 쓰지는 않는 것 같다 싶어서 이 책은 그냥 넘기려고 했다. 그러다가도 어쩐지 한 권쯤은 더 읽고 그녀를 판단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한 책이 <사랑의 요정/양치기 처녀/마의 늪>이다. 그리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세 작품 모두가 재미있어서 다시 봤다, 조르주 상드- 이 사람 이야기꾼이네. 거기다가 역시 연애 박사야, 어쩜 이리 사랑에 관한 묘사를 찰지게 하는지 읽다가 빵빵 터지기도 하고 아아, 어떡해 혼자 막 손에 땀을 쥐기도 하고, 이 나쁜 놈! 죽어 마땅한 놈! 광분하기도 하다가.... 아무튼 오랜만에 지대로인 로맨스 소설을 본 기분이다.

<사랑의 요정>은 어쩐 일인지 어린이 책(청소년)으로 여럿 나와 있다. 아마도 주인공인 파데트와 쌍둥이 소년들이 소년, 그러니까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주로 10대 시절을 배경으로 그려지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이 작품은 청소년들만 읽기엔 너무 아까운 감이 있다. 그 시절을 훌쩍 지나온 내가 읽어도 손색없는 재미를 갖췄으며 그런 스토리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상드의 생각이 자못 깊기 때문이다. 줄거리는 서로 죽고 못 사는 쌍둥이 형제 ‘실비네’와 ‘랑드리’, 그리고 마을에서 마녀 또는 괴짜 취급을 받는 ‘파데트’라는 소녀 세 사람의 관계가 주를 이룬다. 이 쌍둥이 형제가 결국 파데트를 사랑하게 되는, 삼각관계 이야기인가 생각할 수 있는데, 삼각관계이긴 한데 좀 기묘하다. 쌍둥이 중 형인 실비네가 동생 랑드리에게 묘하게! 과하게! 지나치게(정말 지나쳐) 집착하기 때문이다. 쌍둥이 중 동생인 랑드리는 성격이나 체구 등등이 밝고 건강해서 일찌감치 집을 떠나 남의 집 일을 도와주며 자기 밥벌이를 톡톡히 하는데, 형 실비네는 어릴 때부터 연약하고 섬세하고 허약해서 집안에 남아 집안의 도련님으로 떠받들어지면서 무위도식하면서 하는 일이라곤 이제나 저제나 랑드리가 집에 오는 날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랑드리가 자기와 자기 집안 식구들이 아닌 누군가와 가까워질까 봐 노심초사........ 한마디로 질투와 삐침과 (동생) 스토킹의 달인이시다.

그와 달리, 랑드리는 가정을 떠나 다른 사회의 일원이 되면서 점차 더 넓은 세상이 주는 즐거움과 기쁨을 맛보면서 조금씩 형에게 소홀해지는데(당연한 일 아닌가), 이런 랑드리의 변화를 눈치 챈 실비네는 어느 날 몹시 상심하여 집을 나가 버린다. 실비네를 애지중지하던 어머니는 장남에게 무슨 큰일이라도 있을까 싶어 발을 동동 구르고, 형의 예민한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알던 랑드리도 형 걱정에 버선발로(물론 진짜 버선을 신은 것은 아니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랑드리는 프랑스 남자이다.) 실비네를 찾아 나선다. 그러다가 숲에서 맞닥뜨린 귀뚜라미 ‘파데트’- 귀뚜라미라고 하니, 진짜 귀뚜라미인가, 이 귀뚜라미의 이름이 ‘파데트’인가 싶을 텐데, <사랑의 요정>의 실질적인 주인공, 헤로인! 파데트, 그녀의 별명이 바로 ‘귀뚜라미’이다. 왜냐면 너무 못생겼거든.... 귀뚜라미에게는 그에 못지않게 볼품없이 생긴 남동생 ‘자네’가 있는데, 자네의 별명은 메뚜기올시다. 아무튼 랑드리는 소문으로만 듣던 이 귀뚜라미와 메뚜기 남매를 마침내! 맞닥뜨린 것이다.

사실 파데트와 자네 이 두 남매, 아니 이 일가족 자체가 마을에서는 상당히 이질적인 존재이다. 남매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도 마녀 취급을 하고, 손녀인 파데트도 마법을 쓴다고 수군거린다. ‘자그마하고 마르고 머리는 흐트러져 있어 사람 모습이라고 할 수 없’을 만한 외모에 ‘수다스럽고 밉살스러운 말투’ 게다가 ‘팔랑나비처럼 말괄량이로 울새처럼 호기심 많고 귀뚜라미처럼 까만’ 외모의 그야말로 비호감의 전형이다. 랑드리는 파데트가 마녀라는 소리를 익히 들었기 때문에 조심하면서도 실비네를 보지 못했느냐고 도움을 요청하는데, 무뚝뚝한 파데트는 도와주지 않는 척하면서 실비네의 위치를 알려주고, 랑드리는 무사히 실비네를 찾게 된다. 파데트는 자신의 도움으로 형을 찾았으니 자신의 소원 한 가지를 꼭 들어줘야 한다고 조건을 내걸고, 이 조건으로 말미암아 랑드리는 뜻하지 않은 곤혹스러운 일을 치르고, 우여곡절 끝에 파데트의 진면목을 알아가게 되는데.....

   “그러니까 그에 대한 복수로 그 녀석들의 아픈 곳을 찔러서 매운맛을 보여주는 거지. 평소에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너희들도 어차피 욕먹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거지. 그래서 모두 날 별난 아이라느니, 뻔뻔하다느니, 다른 사람들 비밀을 알아내서는 퍼뜨리고 다닌다느니 하는 거야. 그래, 실제로 하느님은 나를 별나게 만드셨는지도 몰라. 하지만 만약 모두가 친절하고 정답게 나를 대해줬다면, 나도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면서까지 나의 별난 취미를 만족시키려는 마음은 들지 않았을 거야.” (80~81쪽)

   “나는 아이들 상처나 병을 치료해주고 약을 만드는 법까지 가르쳐주고, 그리고 돈도 받지 않아. 그런데 사람들은 그에 대해 감사 인사는커녕 마법사라는 소리를 해. 뭔가 용건이 있을 때는 정중하게 부탁하러 오지만 그 일이 끝나면 바로 등을 돌리지.” (81쪽)

   “내 눈은 좋은 것은 따뜻한 눈길로 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멸시하는 눈길로 보지.” 파데트는 말했다. “그러니까 나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나를 싫어한다고 해도 아무렇지 않아. 나는 예쁜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모두가 떠받들어주기만 하면 누구에게나 애교를 부리잖아.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는 것 같아. 내가 만약 예뻤다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예쁘고 귀엽게 보이고 싶었을 거야.” (83쪽)



파데트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녀의 놀라운 점을 발견하고, 그처럼 올바른 생각으로 재미나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랑드리는 서서히 파데트에게 젖어들어간다. 아니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빠져들어간다. 말이 통하고, 대화가 재미나고, 이야기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고, 헤어지면 어쩐지 빨리 다시 만나고 싶고, 계속 그 애와 같이 있고 싶고, 일하다가도 문득 그 애 생각이 나서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랑드리는 혹시 파데트가 자기에게도 마법을 쓴 게 아닐까 의심하기도 한다. 그런데 랑드라, 아니 랑드리야, 그래 마법 맞단다. 사랑이 마법이지 다른 게 마법이겠니? 아무튼 이렇게 홀라당 파데트에게 빠진 랑드리는 급기야 마침내 드디어 입을 맞추게 되는데!

  “그게 아니야.” 파데트는 흐느껴 울며 대답했다. “단지 걱정이 돼서 그래. 지금은 밤이라 얼굴을 보지 않고 키스해놓고, 낮에 나와 마주치면 끔찍하다는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잖아.”
  “내가 여태 네 얼굴을 본 적이 없다는 거야?” 랑드리는 초조한 말투로 대꾸했다. “지금도 잘 보이거든. 달빛에 비치잖아. 뚜렷하게 다 보여. 이렇게 보니 못생겼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난 네 얼굴이 좋아. 난 너를 좋아하니까. 이게 내 진심이야." (90쪽)



꺅-어쩜 좋아. 입을 맞추고 난 뒤 파데트는 으슥한 밤의 분위기에 취해 입을 맞춘 것일 뿐, 낮이 되어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끔찍한 짓을 했다고 랑드리가 후회하지나 않을까 시무룩하다. 그런 파데트에게 랑드리는 소리친다. “이렇게 보니 못생겼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난 네 얼굴이 좋아. 난 너를 좋아하니까!!!!!!!!!!!!!!!!!!!!!!!!!” 그렇다. 좋아하면, 사랑하면 오징어 꼴뚜기 쭈꾸미 같은 상대의 얼굴도 이 세상에서 가장 어여쁘고 잘생겨 보이는 것이 사랑의 마법 아니던가. 귀뚜라미, 귀뚜라미 하더니 단 한 번의 키스에 귀뚜라미 소리도 쏙 들어간다. 그 ‘밤 그녀는 랑드리에게 이 세상에 단 한 명뿐인 아름답고 귀여운 여자’이다. 그러면서도 랑드리는 한편으로 생각한다. ‘역시 소문대로 마법을 쓰는 게 분명해. 스스로는 아니라고 했지만.’ ‘어젯밤에 분명히 나를 홀렸으니까. 2, 3분 정도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신을 못 차릴 만큼 그녀가 좋았어. 이런 경험은 태어나 처음이야.’(91쪽) 어이구, 이놈아, 그게 바로 사랑이라는 마법이라니까!

아무튼 그날 이후로 오직 파데트 생각, 오매불망 파데트, 파데트와 같이 있고 싶고 뭔가를 하고 싶......(뭐?)어 죽겠는 랑드리. 랑드리는 피 끓는 10대- 그러면서도 파데트가 원하지 않으면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겠다고, “네가 싫다면 절대로 입을 맞추자고는 안 할게.”(103쪽) 말하면서 오직 너를 좋아할 수 있게 허락만 해달라고 한다. 그런데 파데트는 이런 랑드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은 잡아도 손목 위로는 건드리지도 못하게’(107쪽) 한다. ㅋㅋㅋㅋ 이런 파데트가 야속하기만한 랑드리. ‘둘이서 인적이 드문 곳에 있을 때나 완전히 밤이 깊어질 때면 랑드리는 사랑에 미쳐 분별력을 잃어버리고 파데트가 하는 말조차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107쪽) 지경에 이른다. ㅋㅋㅋㅋ 아이고 배야, 그래, 그거 뭔지 알지. 눈은 말하는 상대의 입술을 보고 있지만 머릿속은 온통 다른 생각으로 가득한 그것. ㅋㅋㅋ 그리고 ‘파데트는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생각이 커져가는 랑드리를 자극하고 싶지 않다’(107쪽) ‘그의 기분을 바꾸기 위해 자신이 아는 여러 가지 지혜를 랑드리에게 나누어’ 주기도 한다.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좋았던 데다 이쪽 방면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파데트는 할머니가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깨우쳤고, 랑드리에게는 아무런 비밀 없이 자신이 익힌 것들을 모두 알려’(108쪽) 준다. 아니 그 비법이 무엇인지 나도 좀 알고 싶다. 궁금해진다. 귀뚜라미야, 오늘 밤 우리집 창가에도 좀 다녀가지 않으련? 이럴 때 상드는 은근슬쩍 자신의 사랑관, 연애관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흘리기도 한다. ‘사실 기다릴 줄을 모르는 게 사랑이라 한 번 젊은 남녀의 마음에 스며들면 그걸로 끝이다. 다른 사람들이 허락해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기적인 것이다.’(107쪽) ㅋㅋㅋㅋㅋ 아이고 배꼽이야.  

그래서 랑드리와 파데트는 사랑의 결실을 맺느냐! 싶은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둘의 사랑에는 난관이 많다. 질투심 많은 형 실비네도 문제이고, 두 사람의 신분 차이도 문제이고, 마녀이네, 행실이 좋지 못 하네 등등 파데트를 향한 마을 사람들과 랑드리 집안의 편견도 문제이다. 자, 이런 난관을 뚫고 이 사랑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사랑의 요정>의 주인공은 ‘파데트’이다. 이 귀뚜라미 아가씨가 자기의 지혜로, 세상 사람들의 편견이나 비뚤어진 생각을 때로는 냉소하고 때로는 골탕 먹이고, 또 때로는 뒤엎으면서 자신의 사랑을 일궈나가는 모습은 참으로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뒤이은 작품 <양치기 처녀>에도 파데트와 비슷한 캐릭터인 ‘잔’이 등장해 세 남자와 사각관계를 이루면서 그 남자들의 편견이랄까 위선을 적당히 꼬집는 장면들은 아주 흥미롭다.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조르주 상드, 그녀의 탁월한 연애 심리 묘사와 그 시절 부르주아나 귀족 계급의 위선에 대한 풍자를 엿보는 재미는 덤이다. 아무튼 나는 상드의 <그녀와 그>를 이제 망설임 없이 장바구니에 담는다.  


   “친구에게 말하듯이 제발 나한테 진실을 말해줘요.”
   “절 놀리지 마세요, 나리. 우린 서로 거의 모르는 사이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친구처럼 말하라는 거죠?” (<양치기 처녀>, 335쪽)

   “이 집에서는 모두 제게 결혼 이야기를 하는군요. 정말 이상해요. 정작 전 한 번도 말한 적이 없고, 조금도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 말이에요!” (<양치기 처녀>, 336쪽)

   “그렇다면 또 어떤 희생을 치러야 하죠?” 영국인이 내심 흥분하며 말을 이었다. “모든 것에 동의할 만큼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분명 있습니다.”
    “아니요, 나리. 그렇지 않아요.” 잔이 말했다. “그런 사람은 없어요. 제가 보증해요. 행여 누군가가 제 생각에 동의한다 해도, 약간의 타산적인 생각에서 언젠간 분명 그걸 후회하게 될 거예요!” (<양치기 처녀>, 337쪽)

  사랑이 갑자기 찾아와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막연한 생각을 했다. 사랑 말고 달리 위로받을 방법은 없을 테니까. 사랑은 구할 때는 나타나지 않는다. 예기치 않을 때 우리 곁에 온다. (<마의 늪>, 497쪽)

   “하지만 어머니가 저에게 늘 말씀해 주신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여자가 예순 살이 됐을 때, 남편이 일흔이나 일흔다섯 살로 더 이상 부양할 수 없으면 너무 불쌍하대요. 남편은 몸이 불편해지고, 아내는 자신도 보살핌을 받고 쉬어야 할 나이에 남편 시중을 들어야 한 대요. 그래서 결국은 가난해지는 거죠.” (<마의 늪>, 531쪽)

  “하지만 저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마음이 따르지 않는데. 전 제르맹 씨를 좋아해요. 나이를 먹어도 당신은 못생겨지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당신의 나이가 무서워요. 당신이 아저씨나 대부 같아요. 제가 존경해야 할 것만 같고, 당신은 저를 아내나 짝보다도 딸같이 대할 때가 있을 것 같아요. 결국 친구들은 저를 비웃을 거예요. 그런 일에 신경 쓰는 것은 어리석지만, 결혼식 날 부끄럽고 조금 슬플 듯하네요.” (<마의 늪>, 532쪽)




작가의 이전글 세상의 그림자까지 담은 '세피아빛 초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