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매일 몇 개의 앱 푸시 알림을 받고 있나요?
혹시 이 글을 읽는 아이폰 유저라면 저와 재미있는 통계 하나 같이 보실래요? (아마 안드로이드에도 비슷한 기능이 있을 것 같긴 하지만요.) 우선 아이폰 설정 앱을 켜시고요. '스크린 타임'에 들어가서 '모든 활동 보기'를 눌러보세요. 그다음 아래로 쭉 내려가면 이번 주 나에게 온 앱 푸시 알림이 총 몇 개인지 확인할 수 있어요. 오늘이 무슨 요일이냐에 따라 개수가 적게 나올 수 있으니 지난주로 설정을 변경해서 보시면 '내가 하루에 이렇게 많은 앱 푸시 알림을 받는다고?' 하며 깜짝 놀라실 거예요.
저는 지난주에 일 평균 253개의 앱 푸시 알림을 받았는데요. 당연히 모든 알림에 제가 다 반응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러면 과연 우리는 어떤 앱 푸시에 이끌려서 누르게 되는 걸까요? (엣더코너 멤버들은 하루에 평균 몇 개의 앱 푸시 알림을 받는지 궁금하시다면 이 글을 모두 읽으신 후 팟캐스트로 전체 에피소드를 들어보세요.)
누르지 않곤 못 배기는 앱 푸시의 조건은 무엇일까?
도밍고 | 카카오톡이나 SNS 알림을 제외하면 콘텐츠 알림에 자주 반응하는 것 같아요. 브런치도 그렇고, 요새 개인적으로 잘 쓰는 앱 중에 라이너라고 있어요. 웹 페이지나 PDF에 형광펜을 칠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는 앱인데, 제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의 콘텐츠를 푸시 알림으로 추천해주거든요. 다른 앱과 달리 누군가로부터 큐레이션 된 요약된 콘텐츠를 빠르게 볼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잘 사용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콘텐츠에 진심인 토스도 다른 알림보다 콘텐츠에 대한 알림에 더 끌리더라고요.
클로이 | 저는 앱 푸시 알림을 다 꺼놓는 스타일인데, 최근에 푸시 메시지를 써야 할 일이 있어서 일부러 다 켰어요. 그래서 조금 의식적으로 눌러본 경험이 많은 것 같아요. 그중에서 좀 기억에 남는 건 토스랑 디즈니+,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정도예요. 특히 마켓컬리는 내가 필요한 생필품이 있는데, 그때 할인한다고 하면 눌러보는 편이지 원래 앱 푸시 알림에 반응을 크게 하지 않는 편인 것 같아요.
휴 | 저 역시 클로이처럼 푸시 알림을 잘 안 받는 편인데, 아예 끄지는 않고 주말에 한 번에 몰아보는 스타일이에요. 저도 두 분과 마찬가지로 토스를 많이 봐요. 아무래도 저희 서비스랑 카테고리가 좀 겹치기 때문인데, 토스의 푸시 알림을 보고 '이런 거 괜찮은 것 같다', '이런 건 조금 아쉬운데?' 생각하면서 배우는 거죠. 아, 갑자기 생각났는데 블라인드! 블라인드 앱 푸시는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을 때 한 번씩 오거든요. 아무래도 직장인으로서 공감 가는 주제라서 훅 빠져들게 돼요.
클로이 | 푸시 알림은 아니지만, 요즘 헤이조이스가 LMS를 엄청 많이 보내줘요. 기억에 남았던 건 오후 2시가 딱 되자마자 '오후 2시, 회사에서 딴생각하기 딱 좋은 시간.' 이렇게 LMS가 오더라고요. 헤이조이스의 브랜드 느낌을 잘 담아서 결에 맞게 잘 보내는 것 같았어요. 딱 그 타이밍에 맞는 메시지를 이용하는 게 되게 매력적이더라고요.
휴 | 저는 마이리얼트립이 진짜 푸시 알림을 잘한다고 생각하거든요. CRM 자체를 워낙 잘하는 걸로 유명한데, 마이리얼트립을 보면 고객 여정을 진짜 잘 따라가요. 고객 여정을 촘촘하게 설계해서 적재적소에 맞는 푸시 알림을 잘 보내는 거죠.
도밍고 | 제페토나 스노우의 푸시 알림을 보면 유저층이 딱 보여서 흥미로울 때가 많아요. 그리고 타겟으로 하는 유저층이 반응하기 좋게끔 트렌디한 밈을 많이 쓰고, 이모티콘도 정말 자유자재로 사용하더라고요. 가끔 알림 센터에서 호들갑 떨고 있는 푸시 알림이 있으면 95%가 스노우예요. 근데 이게 딱 브랜드의 감성을 잘 녹여낸 케이스라는 게 느껴져서 좋더라고요.
휴 | 큰 시간을 할애하진 못해도 푸시나 알림톡까지 계속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저희는 브레이즈라는 CRM 툴을 사용하니까 어떻게 하면 연쇄 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해요. 요즘은 앱 푸시가 워낙 클릭률이 낮잖아요. 안드로이드보다 iOS가 확실히 앱 푸시 클릭률이 떨어지니까 아무래도 알림톡 같이 카카오톡을 많이 활용하는 것 같아요.
클로이 | 저희는 신규 고객 채널과 이미 제품을 이용하고 계시는 기존 고객의 채널이 조금 달라서 앱 푸시는 사용하지 않고, 휴처럼 알림톡을 활용하고 있어요.
휴 | 빠르게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수단이죠. 내부적으로 데이터를 적재해 놓고 분석을 어느 정도 잘했다면 고객 분류가 체계적으로 되어있을 테고, 그 분류에 맞게 푸시 메시지를 내보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 같아요. 그래서 저희 서비스는 전혀 텐션이 없는 이용자, 그러니까 가입만 한 유저들에게 어떤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 앱 푸시를 더 많이 활용하는 거 같아요. 이건 저희 서비스가 리텐션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앱이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도밍고 | 비용 절감의 측면에서도 장점이 확실한 것 같아요. SMS, LMS보다 알림톡이 훨씬 저렴한데, 앱 푸시는 구현하는 시기에 아무래도 리소스나 비용이 많이 들고 그 이후는 그렇다 할 비용이 들지 않잖아요. 게다가 마케터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많이 노출되고 싶어지는데, 다른 방법보다 앱 푸시가 확실히 가벼운 느낌이 있어서 '툭' 주기 좋은 것도 있어요. 스팸이라는 느낌이 조금 덜한 거죠.
도밍고 | 정공법으로 앱 푸시로 주는 혜택을 정확히 명시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커머스 서비스라면 '네가 검색했던 그 물건이 확실히 가격이 낮아졌을 때 푸시 알림을 줄 수 있다. 그러니 동의해라.'라고 구체적으로 적어두는 거죠. 여기서 한 발짝 더 앞서간다면 토스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만보기 보상이나 각종 혜택을 받고 난 후에 모달 팝업으로 '네가 지금 받은 혜택, 앞으로도 계속 받을 수 있게 알려줄까?'라고 묻더라고요. 지금 받은 혜택을 다시 한번 말하면서 혜택의 가치를 크게 인식되게 만들고,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유저들에게 앱 푸시 동의까지 받아내는 과정이 되게 좋았어요.
클로이 | 요새는 혜택 같은 게 조금 정형화되어 있어서 유저들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혜택을 받고 바로 앱 푸시를 끄는 경우가 많잖아요. 토스는 아마 그렇게 앱 푸시를 끄지 않도록 한 번 더 짚어주는 목적도 있는 듯해요.
클로이 | 제가 누르지 않는 앱 푸시를 생각해보니 그다음이 궁금하지 않으면 안 누르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든 다음이 궁금해지게끔 푸시 메시지를 썼어요. 이게 진짜 어렵잖아요. 한 줄, 길어도 두 줄인데 그 안에서 유저를 후킹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확실히 타겟팅된 느낌, 유저 입장에서 '정말 나를 위해서 보냈구나.' 하는 느낌을 내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실제로도 업무를 하며 푸시 메시지를 쓸 때 완전히 타겟팅해서 쓰고 있어요.
휴 | 클로이 말씀에 동의해요. 푸시 메시지에서는 첫 문장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푸시 메시지 전체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잖아요. 여기에 타이밍에 맞게 적합한 메시지를 보내주는 거 말고 다른 답이 있을까 싶어요.
도밍고 Domingo
지식과 능력,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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