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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상 클로이 Oct 09. 2022

030 잊을 때쯤 해야 하는 마케터의 회고

현업과 현생에 치이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죠. 그중 우선적으로 밀리는 부분이 바로 지난 일과 시간을 돌아보는 행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기에도 바쁘기에 뒤를 돌아보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앞으로 더 '잘'달려가기 위해선 반드시 뒤를 돌아봐야 하고 단순히 '잘했다, 못 했다'가 아닌 정리된 과거를 통해 배우고 앞으로의 일에 적용해보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마케터로서의 나를 표현하는 문구 여전히 유효한가요?

*at the corner 멤버들은 브런치 글의 마지막 부분에 마케터로서의 자신을 표현하는 문구를 넣고 있습니다.


클로이

저는 스스로를 '진심과 진정성으로 가득한 보부상 마케터'라고 정의했는데, 여전히 마케터로서의 저의 정체성이자 장점으로 여기고 일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금은 잔뜩 쌓아둔 걸 조금씩 덜어내고 있는 중이긴 합니다.


도밍고

'지식과 능력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케터'가 스스로를 수식한 문장이었는데, 제가 생각한 이상향이라서 다시 적으라고 해도 똑같이 적을 것 같아요. 다만 마케팅을 하면서 스스로가 남을 행복하게 해 줄 정도의 능력과 지식을 가지고 있냐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아직은 조금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마케팅 잘하는 방법보단 끊임없이 왜를 묻는 마케터'라고 저를 정의했네요. '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여전하지만 한동안은 방법을 찾는데 치여 산 것 같아요. 같은 서비스와 제품을 마케팅하다 보면 '왜'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본질적인 '왜'보단 캠페인 단위의 '왜'와 잘 보여줄 방법을 찾는데 급급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들어요.



최근 3~6개월 단위로 쪼개 보면 나는 어떤 마케터였을까요?

클로이

지난 2, 3분기에 걸쳐서 저는 마케터보단 직장인에 더 가까웠던 것 같아요. 회사 상황이나 팀 내부적으로도 일들이 타임어택으로 몰아치다 보니 '마케팅을 하고 있어.'보단 '일을 처리하고 있어.'에 가까웠던 거죠. 가만히 생각해보면 마케터였다기보단 그냥 직장인으로서의 내가 아니었나 싶은 2, 3분기였어요.


도밍고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생 같은 마케터였던 것 같아요. 지금 회사에서 처음으로 마케팅을 하게 되었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지만 근본을 건드리는 마케팅을 하지 못했거든요. 사실 어쩌면 6개월뿐만 아니라 스터디를 하는 1년 동안도 마케팅에 재미를 붙이는 과정이지 않았나 싶어요. 꿈과 희망을 찾는 과정이라고 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제 생각 깊은 곳에 있던 것들을 실행으로 많이 옮겨본 2, 3분기였어요. 성과도 내보고 실패도 해보면서 스스로의 가설과 생각을 마음껏 증명해보는 시기였습니다. 다만 동시에 너무 많은 액션을 하다 보니 정리가 잘 안 되더라고요. 특히 마케팅적인 일뿐만 아니라 계약부터 광고 심의 등 어떤 하루는 경영지원팀, 법무팀과 일하다가 끝나는 날도 있다 보니 본연의 업무를 놓친 부분이 많지 않았나란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회고의 핵심은 좋았던 점,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고
다음에 어떻게 이어가고, 개선할지를 정리해보는 것입니다.

클로이

조직원으로서 당연히 회사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하고 스스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일의 깊이가 없다는 점이 아쉬워요. 앞서 말한 것처럼 일을 타임어택으로 처리하다 보면 깊이 생각하고 처리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거든요. 그리고 일을 한다기보단 쳐내는 것에 가까워지면 에너지 소모가 크고 조금 더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없어지는 점도 아쉬워요.


유지하고 싶은 부분은 지금의 속도감은 그대로 가져가고 싶어요.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있어서 속도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지금처럼 속도감 있게 일을 처리하면서 더 효율적인 루트를 찾고 싶어요.


깊이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이건 어쩌면 기준에 대한 고민인 것 같아요. 기준이 없다 보니 제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고 문제가 생기고 불안하면 모든 걸 스탑 하고 처음으로부터 다시 고민하게 되는 문제가 있는데 처음부터 깊이 고민하고 기준을 잘 세워야 이 부분이 해결될 것 같아서 최근에는 팀원들과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어요.



도밍고

저는 회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었던 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결과에 매달리지 않고 일을 해볼 수 있었던 것도 만족스러웠어요. 반대로 아쉬운 점은 어쨌든 회사에선 돈을 벌기 위해 비용을 쓰고 저에게 지원을 해주는 건데 그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부담을 느꼈다는 점 그리고 무서운 감정으로 이어졌다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아쉬워요.


재밌게 일하는 건 유지하고 싶어요. 스스로가 흥미가 안 생기면 100을 할 수 있는데 50까지 밖에 안 되는 스타일이라 일의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남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선 스스로의 행복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유지하고 싶은 것과 문제가 상충하는 느낌이 있지만, 재미가 가장 우선순위였던 게 아쉽고 개선할 부분인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 정리나 회고도 하고 인사이트도 얻어서 더 나아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흥미에 따라 빠르게 처리하다 보니 나중에는 성과와 결과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일의 연속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런 부분은 꼭 개선하고 싶어요,.




우선 정말 많은 시도를 해봤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합니다. 아쉬운 점은 많은 시도를 하다 보니 그에 따르는 운영 업무가 정말 많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가져갔다는 점이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투입하는 리소스에 비해 마케팅적 성과가 아쉬웠다는 생각도 듭니다. 배운 것을 가지고 성과를 잘 내는 게 매우 중요하니까요.


앞으로도 계속 시도하려는 마음은 유지하려고 해요. 성과에만 목을 매면 잘 되는 것만 하려는 관성에 빠지게 되거든요. 그리고 제가 운영 업무를 많이 하다 보니 경영지원팀이나 법무팀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일을 하시는 분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늘 팀으로 일한다는 것에 대해 인지하는 것도 잘 유지하고 싶어요.


퍼포먼스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생각해보면 이걸 과연 내가 100% 통제할 수 있나에 대한 의문이 있어요. 매번 성공할 수 있는 캠페인을 하고 캠페인 성과를 내 컨트롤러 안에 두겠다는 게 조금 건방진 이야기가 아니가 싶기도 하고, 이번 캠페인에서 잘 안되었으면 또 배워서 다음 캠페인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여유를 가지고 더 많이 트라이하고 배워나가는 마음가짐을 가져보려고 해요.










휴 Hugh
마케팅 잘하는 방법보단 끊임없이 '왜'를 묻는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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