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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동훈 Dec 10. 2023

용기를 가지고 상위리그로 가라.

매너리즘에 빠지지마라

과거 한국을 대표하는 야구선수로 이승엽이 있었다. 국내에서 한해 56홈런을 달성하고 mvp를 무려 5번이나 수상한 그는 이후 상위 리그인 일본리그로 진출했다.


당시 이승엽이 일본리그를 갈 때는 반대 여론이 많았다. 국내에 남으면 충분히 더 좋은 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 선수가 굳이 일본리그로 가야 하는 여론이 있었고 최종 목표가 메이저 진출이라면 바로 메이저리그를 가는게 낫지 굳이 일본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그런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결국 일본리그로 갔다.


<지바 롯데 마린스 시절의 이승엽 출처 : 구글이미지>

  

하지만 그의 일본리그 성적은 결과적으로 말하면 좋지 못했다. 커리어 하이시즌인 06년 타율 .323 41홈런 108타점이었던 것을 제외하고 일본리그 8년간 평균성적이 타율 .257 20홈런 55타점 수준에 머문 것이다. 13년간 뛰었던 국내리그 평균 성적이 타율 .302 31홈런 100타점인 것에 비하면 매우 성적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성적만 놓고보면 이승엽의 일본 리그 진출은 결과적으로 실패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일본에서의 선수생활 시절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적 부진으로 2군을 오고 가는 등 많은 부침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한 단계 더 성장했고 많은 것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던 것이다.


특히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시절, 팀 동료인 일본 선수가 연습량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하루 스윙 연습을 1000번 하는 것을 보고 본인은 2000번까지 스윙연습을 하였고, 어떻게든 일본리그에서 살아남고자 초심으로 돌아가 신인의 마음으로 매번 고민하고 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그의 노력이 빛을 발휘했던 것일까? 그는 06년 야구 월드컵격인 wbc 미국, 일본 전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을 치며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고, 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4강 일본 전에서 극적인 홈런을 쳐서 한국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기도 하였다.


한편으로 지독한 훈련을 바탕으로 앞서 말했듯 06년에는 일본리그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며 일본리그 외국인 선수치고 사상 최고액으로 요미우리와 재계약을 맺기도 하였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홈런을 치고 환호하는 이승엽>


그가 국내에 남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일본에 진출했을 때보다는 더 좋은 국내리그 성적을 거두며 더욱더 레전드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야구 선수로 칭송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랬다면 아마 일본 투수들에 대한 적응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국제대회에서 결정적인 순간의 활약들은 나오지 못했을 수도 있고(국민타자 칭호도 못받을 수도 있고) 이미 다 평정한 국내 무대에서 도전 의욕보다는 매너리즘에 빠져 성적도 더이상의 발전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늘 무언가를 도전 추구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생하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에게도 도전해볼만하다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라고 권유하는 편이다. 특히 자신의 실력보다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있는 상급학교 진학이나 상위학교 진학을 놓고 망설이는 아이들이 있는데 나는 그 아이들에게 '도전해서 실패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현실안주와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 많은 환경이라면 그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배우는 점이 적지 않을 것이고, 그들과 경쟁하고 또 그들처럼 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동기 부여가 나올 수 있고 내 성장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 가면 성적이 처질까봐(물론 대입이 목적이라면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걱정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나는 어떤 환경이든 내가 악착같이 노력하면 최소 중간은 간다는 속설을 아직까지 믿고 있는 편이다.


이기적인 소리지만 실제 그래서 나 같은 경우도 배드민턴을 칠 때 상급자와 많이 치려하고, 수영을 할 때도 상급자 레인에서 같이 움직이며 그들의 체력과 속도를 따라가고자 노력한다.(물론 그 사람들은 지금은 날 무시하지만...) 그래야만이 그들의 속도와 페이스에 응하며 나도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깨닫는 점도 적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도전하고 노력하고 또 그로부터 얻는 깨달음이지, 매너리즘에 빠진 현실안주는 아니다.


생명은 기본적으로 열역학 제2법칙(무질서와 죽음)을 거부하고, 몰입과 집중을 통해 질서를 찾고 이를 통해 자신이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느끼고자 한다. 거기에 우리의 존재 이유가 있고 내재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때론 매너리즘에 빠진 나 자신을 반성하며 나는 지금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자문해본다. 혹시 평범하고 주어진 틀 속에만 갇혀 무기력한 맹수처럼 살고 있지는 않은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런 철학과 비전도 없는 다람쥐 쳇바퀴만 생각없이 굴리는 일을 반복하고만 있지 않은지, 스스로 반성해 본다.


자, 여러분들의 삶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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