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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꽃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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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루아람 Aug 09. 2023

갓6

-갓에 관한 몇 가지 의문들-

첫째, 화랑은 ‘가시나’의 이두 표기가 아닐까? ‘가ᆞ갓’은  ‘가ᆞ시’로 변화되기도 했지만 ‘가ᆞ갓’>‘곳’으로 변화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꽃’의 뜻을 지닌 말은 ‘가ᆞ시’였을 것이다. ‘화(花)’는 훈차하고 ‘랑(郞)’은 음차해서 적은 이두라면 화랑은 ‘가시나’로 읽을 수 있다. 화랑의 원조 원화는 왜 여자였을까?

     

둘째, 비형랑도 혹시 ‘가시나’의 이두 표기가 아닐까? 鼻荊(비형), 코  비 자에  가시 형 자를 썼으니 이 또한 ‘가ᆞ시’의 훈차일 가능성이 크다. 코의 옛말은 고라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랑(郞)’은 역시 음차하여 적었다고 보면, 비형량 역시 '고시나',  ‘가시나’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비형랑은 왜 밤에만 능력을 발휘했을까? 범 토템과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귀신을 부린다는 건 다른 뜻을 내포한 것은 아닐까? 비형랑은 실존 인물로서 성이 김씨인 것으로 전하는데, 범을 설득한 김현도 김씨이다. 비형랑은 밤, 김현은 범과 관련 있다. 그러고 보니 해부루의 양아들 금와의 이름에도 ‘김’이 들어있다.   

  

셋째, 김현은 김씨이다. 김씨와 범의 관계는? 김알지는 훈족의 후손으로 전하는 김일제를 가리킨다는 주장이 있다. 대당고김씨부인명명에 김해 김씨 시조가 투후 김일제라는 기록이 있다. ‘송아지, 강아지, 돼지(도아지)’의 ‘아지’에서 보듯이, ‘알지’는 새끼, 아기라는 뜻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나, 김씨라는 뜻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알타이산이 금산(金山)으로 뒤치듯이, 알이 곧 금(金)인 것이다. 한편 동부여는 대소가 죽자 남갈사국(남동부여) 북갈사국(북동부여)로 갈린다. 남갈사국은 백두대간의 동쪽을 따라 지금의 울진까지 남하했다고 하니, 역시 동부여의 후손들이 지배층일 가능성이 크다. 신라 김씨가 곧 동부여의 후손과 관련이 있다면 범 토템과 무관하지는 않을 듯하다.    

 

넷째,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호랑이는 밤(어둠, 죽음)의 은유인가? 호랑이의 순우리말이 범이지 않은가? 범과 밤, 이야기 말미에서 오누이는 범을 피해 도망하여 해와 달이 되었으니, 범이 곧 밤을 은유한 것이라고 풀이해 본다.

그러면 오누이를 낳은 어머니는 빛(낮) 서낭이다. 그런데 범에게 쫓기는 이야기는 어떻게 풀이될까? 범은 어둠 곧 밤의 은유일 수 있다. 단번에 죽이지 않고 서서히 잡아먹는 것을 보면 어둠이 빛을 서서히 잡아먹는 모습과 매우 닮았다. 이 이야기는 어둠을 피해 하늘로 달아나 결국 해 서낭과 달 서낭이 되는 이야기다. 빛은 낮을 뜻하면서도 우리의 이승, 삶을 은유한다. 이에 반해 범은 곧 밤, 죽음의 상징일 수 있다.     


다섯째, 단군신화의 범은 어떻게 되었나? 왜 환웅은 범에게 불리한 시험을 하였을까? 쑥과 마늘, 어두운 동굴 안에서의 인고는 누가 보더라도 깊은 동굴에서 겨울잠을 자는 곰에게 유리한 시험이다. 환웅은 순수하게 웅녀의 소원을 들어준 것이 아니다. 농사짓기에 좋은 지름 진 땅을 찾아 남하한 환웅 세력이었던 만큼, 강과 주변 들판을 차지한 곰 토템 부족을 일부러 노린 것이었을 것이다. 삼림으로 우거진 범 토템 부족의 땅은 온통 산악지대이니 농업을 권장하기에는 마땅치 않지 않은가? 환웅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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