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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루아람 Apr 01. 2024

후송 류의양의
[남해문견록] 풀이

- 제2~12장 <충렬사와 동정마애비> -

2

점심을 먹을 동안에 내 서원에 올라 기원하고 가고자 하나 내 길이 죄명으로 바삐 가는지라. 올 때 전주와 남원을 지나니 전주 건지산은 시조모 산소가 있고 남원 황죽동에 선조 산소 있어 길가에서 두 곳이 다 많이 멀지 아니하되 바삐 가기에 들르지 못하였고, 전주 함벽당의 선조께서 글 지으신 현판이 많이 있으니 보는 사람들이 류씨 사랑채라 다르지 않다 일컫는 곳이오, 바로 길가이로되 내 오르지 않고 왔으니 이 서원이라도 오르면 어떨까 하였지만 아니 다녀오고 점심을 재촉하여 먹고 읍내로 바삐 가니 노량에서 읍내는 삼십 리더라.


3

읍내 가까이 바닷가에 큰 바위를 새겨 비를 세웠으니 마을 사람들이 마애비(남해장량상동정마애비-선소리 소재)라 일컫더라. 그 터는 임진왜란 때에 명나라 황제가 우리 나라를 위하여 사마 형공(형개)과 도독 진공(진린)을 시켜 군사를 많이 거느려 보내어 이 바다에 와서 왜적과 싸움을 많이 이겨 파하고, 승전 사적을 기록한 것인지라. 글씨 명나라 때 고적이 뚜렷하니 우리 나라(아동) 사람이 명나라 은혜를 어느 때 잊으리오. 내 글 한 수를 지으니 시에 이르기를

    

 4 엄뎡일쳔니(嚴程一千里)에      엄한 길 일천 리에

 5 방고노냥변(訪古鷺梁邊)이라   고적을 노량가에서 찾아 보노라

 6 니슈쳔병갈(螭首天兵碣)이오   이룡의 머리는 하늘 군사의 승전비요

 7 구형통뎨션(龜形統制船)이라   거북의 형상은 통제사의 전션이로다

 8 츈츄무디독(春秋無地讀)이오   춘추를 읽을 땅이 없으니

 9 튱효유손뎐(忠孝有孫傳)이라   충효는 자손이 있어 전하였도다

10 쳔객심유댱(遷客心猶壯)하니   귀향 가는 손의 마음이 오히려 장하니

11 고음보검편(高吟寶劍篇)이라   보검편을 높이 읊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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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효라는 말은 충무공 손자 이봉상이 무신년에 청주 병사로 돌아가셨기에 일컬은 말이라.


<원문  아래아<·>는 <ㅏ>와 <ㅡ>로, <ㅅㄷ>, <ㅅㅂ> 등의 합용병서는 된소리 글자<때>,<빼>로 바꾸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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