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의 중요성
풀타임 정규직으로서 나는 첫 직장 생활을 증권사 국제영업팀에서 시작했다.
같은 산업에 계신 분들은 알겠지만, 증권사 영업부는 매우 규율이 엄격하고 수직적인 조직이다.
특히 오전 9시 주식 장이 열리기 시작할때는 전화와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거래가 체결되는 종소리가 계속 울린다. 이 상황에서는 업계 사람이 아니여도 매우 긴박하고 집중하고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증권사 영업부가 규율이 왜 엄격한지는 이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트레이딩룸에서 거래되는 금액은 작게는 최소 몇억단위에서 많게는 몇백억 단위까지 체결된다.
실수하거나 버튼 하나 잘못 누르면 바로 고객 주문이 손실로 잡힐 수 있기 때문에 단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곳이다. 따라서 실수를 최소화 하기 위해 분위기나 규율을 엄격하게 하는 것이다.
맨 처음에 팀장님이 웃으면서 나에게 하신 말씀이 있었다.
"첫 3개월은 어떤 실수를 해도 봐주는데 그 이후에는 얄짤없다. 그리고 앞으로 지나가는 사람들 보면 먼저 인사꼭해라."
여기서 사회초년생들이 생각하는 것은 보통 본부와 팀원들에게 인사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팀장님이 말한 것은 그게 아니였다.
신입때는 정말 지나가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한테 인사하라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그냥 신입 기강 잡는다는 느낌으로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이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첫번째는 인사를 통해 본부 혹은 팀, 더 나아가서는 회사에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하는 것이다.
회사 실무자들은 생각보다 타 부서 신입 혹은 인턴들에게 관심이 없다.
누가 들어왔다 나갔는지 모르는 건 대다수이고, 이름도 기억못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
그 이유는 본인의 업무와 관련없으면, 굳이 시간을 들여서 그 사람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내가 인사를 하면서 회사 내에 나라는 사람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인사를 받거나, 가끔 바쁠때는 인사도 안받을 때도 있다.
이 상황에서 많은 사회초년생 혹은 인턴들이 마음이 상하거나 혹은 본인이 무슨 잘못을 했다 생각해서 그 이후에 인사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명심해야할것은 그 사람들은 싫어서 안받는게 아니라 정말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인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때가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인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추후 어느 순간에 먼저 다가와서 인사하는 그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나중에 부서간 도움을 받거나 할 때,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로 다가갈 수 있다.
두번째로는 인사만 잘해도 회사내에서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경우에는 유교사상이 생각보다 깊게 자리 잡혀 있기 때문에 윗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매우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MZ세대에서는 이 부분이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 위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계시는 윗분들은 아직 유교사상에 기반되어 있다. 그래서 본인에게 인사를 꾸준히 하는 초년생들은 생각보다 이름을 기억하고 계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회사내에서 적어도 한번은 꾸준히 인사한 초년생에 이름이 그 윗분들에게서 나오게 된다. 매우 인사를 잘하는 기본이 잘된 사원이라고.
그때 팀장 밑에서부터 실무자들은 그 이름을 기억하게 된다. 당연히 기본이 잘된 사원으로.
그 다음부터는 실무적으로 얼마나 잘하는 지에 대한 본인의 능력으로 판가름 나겠지만, 적어도 인간성이 바르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두었기 때문에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기 쉽다.
마지막으로 인사가 습관이 되면 인간관계에서도 매우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
직업군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타 업체와의 미팅 혹은 업계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에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건내는 것은 습관이 되어 있지 않으면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직장내에서 이미 인사가 습관이 되어 있다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인사를 건낼 수 있으며, 조금 더 나아가서는 사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인사법도 쉽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회사내에서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진 상태이고, 그때쯤에는 편하게 인사하는 법도 배우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업계 관계자와 미팅 시에
"안녕하세요 000의 000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늘 날씨가 매우 덥네요, 저희가 찾아뵜어야 하는데 오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라고 인사한다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말뿐이지만 우리가 정말 잘 대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말이지만, 실전에서 습관이 안되어 있으면 절대 입밖으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을 편하게 하는 인사법의 기반이 바로 인사 습관이고 이것만 잘 익혀도 인간관계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충분하다.
결론적으로, 사회초년생때 인사 하나 하는 것도 매우 떨릴것이다.
하지만, 너무 부담갖지 말고 진정성 있게 인사만 한다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고 나중에 사회생활 적응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