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독교
Q: 현재 한국에서 기독교(개신교)라는 종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카톨릭에 비해서 급격하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전락하였는데, 왜 부정적인 종교 이미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A: 전편에 이어서 답변을 이어가보면....
기독교는 18세기중에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일제시대에는 독립군을 도와주는 물리적/정신적 거점으로, 한국전쟁 이후에는 사람들이 모여서 힘을 합할 수 있는 공동체 역할을 수행하였고, 현재는 국내와 해외에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고 있다.
위의 이유로 기독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종교로 거듭났는데 왜 현재는 기독교(개신교)가 매우 부정적인 종교가 되었을까?
전문 신학자는 아니지만 내 기준에서는 크게 시대적 배경의 3가지 요인이 부정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첫번째로는 사상의 차이다.
한국은 조선시대부터 유교 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나라이다.
따라서 상호간의 예의 범절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었으며, 특히 어른과 부모에 대한 공경심을 매우 중요히 여겼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다른 나라와 다르게 나이를 매우 중요히 여기는 우리나라를 보면 이런 부분들이 조선시대의 유교사상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가 싶다.
과거 교회를 다녔던 기존 1세대 기독교인들은 가족들과 같이 다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따라서 자식들은 부모의 말을 거스를수 없이 계속 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이후 본인들의 신앙을 찾아서 교회를 자발적으로 다니는 경우가 많아졌던 시절이었다. 즉, 시대의 분위기가 본인의 의지보다는 어른들의 말을 듣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판단하면서 기독교 집안에서는 개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교회에 가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물론 당시에도 믿지 않고 나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거부'라는 것이 매우 익숙치 않은 시절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가 않다.
개인의 자율성이 매우 중요해진 시대가 오면서 어른의 말을 듣는 것과 같은 유교사상적 행동보다는 개인이 추구하는 것을 찾아가는 '개인주의'에 매우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교회를 가야한다는 부모님의 말이 강제성으로 느껴지면서 그것에 대한 거부감을 아낌없이 내세울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부모 혹은 어른들이 윗사람으로서 교회 출석을 강제하는 것이 기독교는 꽉막히고 보수적인 집단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교육이다.
우리나라에서 초기 기독교를 믿었던 신자 중에는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교육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분들이 많았다. 그 분들은 본인의 자녀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시면서 자식 교육에 올인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로 자녀들이 대학교까지 졸업하면서 사회에서 좀 더 나은 대접을 받으면서 살게되었다.
이런 힘든 삶을 사셨던 초기 신자들은 교회 공동체에서 주로 뭉치면서 사회활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뭉쳐서 목회자의 설교와 성경공부를 통해 성경과 기독교 교리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다.
다만 매우 조심스러운 발언이지만, 본인들의 신앙에 대한 생각보다는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을 극단적으로 믿는 경향이 높아진다.
또한, 당시에는 설교의 주된 내용이 예수님을 믿으면 다 잘살게 될수 있다라는 기저가 많이 잡혀있었다.
물론 살기가 매우 빠듯한 세대였기에 이런 식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목사님들은 설교를 하셨겠지만, 이걸 받아들이는 성도들 중 일부는 하나님을 잘 믿으면 물질적으로 잘 풀릴것이다라고 명목적으로 믿기 시작하는 분들도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잘 풀리면 기도를 열심히 해서 하나님이 도와주셨다고 생각하신다.
(개인적으로 정말 틀린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성경 신약에서 예수님 다음으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고 아시아 선교의 기반을 다진 바울은 평생 고생만 하다가 죽었는데 그럼 바울은 기도를 안해서 잘풀리지 않은 것인가? 벌써 나부터도 이렇게 의문을 가지는데...)
하지만 그분들의 뒤세대들은 그렇게 생각할수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은 대학교 혹은 그 이상의 학위를 취득하면서 이미 그들보다 높은 지식이 쌓이게 된다.
그러면서 부모님들이 생각지도 않는 신의 존재 유무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과학으로 증명할 수 있다는 생각도 동시에 하게 된다.
따라서 사고의 방식과 지식의 차이가 기존 세대보다는 몇단계 위에 있는 세대에게 단순히 하나님을 잘믿고 기도를 많이하면 잘살수 있다라는 전제가 매우 비합리적인 논리이다. 이런 그들에게 예수천국 불신지옥 같은 느낌의 방식으로 전도한다면 바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일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국가 및 기술의 성장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전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 반열에 속해 있다.
그것도 매우 짧은 시기안에 달성했기 때문에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하루 먹을 것을 고민하고 사는 나라에서 어떻게 미래에 대응해야하는 지를 고민하는 단계에 와있다. 국민들의 삶의 질과 소득이 기존 세대들에 비해서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더이상 옛날처럼 교회같은 공동체 생활에 대한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스마트폰 하나로 다 알 수 있는 세상이다.
따라서, 여러 부적합한 목회자들이 세상에 일으킨 물의가 스마트폰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된다. 맨 처음에는 어떻게 목회자가 저럴 수 있냐는 반응이었지만, 나중에는 이러한 부분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니까 그냥 기독교를 넘어서 종교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몇 부도덕한 목사들의 행실이 그 동네 혹은 교회 커뮤니티에서 묻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면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모두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소수의 부도덕한 가짜 목회자들의 이슈가 매우 커지면서 조용히 묵묵하게 본인의 목회를 잘하고 계시는 목회자들을 포함 기독교라는 종교 자체에 대한 반감이 매우 커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교회가 달라진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 기독교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물론 크리스챤이라고 말하지만 남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한 일반 성도들도 반성해야하지만 강압적으로 믿으라고 하는 그런 기존틀에서 벗어나야만 기독교가 과거와 같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