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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구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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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ilman Jul 25. 2024

당신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습니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미국농구 국가대표팀이 소집된다

올림픽 농구 금메달 획득은 농구 종주국인 미국에게 기본 전제였지만

이번 소집에 선발된 선수들의 표정은 사뭇 더 비장해보였다

그 이유는 과거 4년 농구 금메달 = 미국 이라는 수식은 더 이상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2년 농구월드컵 6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 2006년 농구 월드컵 동메달.

세계 농구 수준이 올라가면서 농구종주국이라는 지위를 위협받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은 미국 NBA 최고 스타들로 구성된 대표팀을 선발하였고,

그게 바로 1992년 드림팀 이후 최고의 팀이라고 불리는 리딤팀이다.


물론 미국 NBA 최고 스타들이 모인 팀이지만,

이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선수는 당연히 ‘King’ 르브론 제임스와 ‘Black Mamba’ 코비 브라이언트였다.

마이클 조던 은퇴 이후, 전 세계는 제 2의 마이클조던을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유망주와 스타들을 거쳐서 최후의 후보자로 선택된 두선수였다 

두 선수 모두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NBA로 입성한 슈퍼 루키로서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이 걸어온 인생은 완전히 정반대였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농구 선수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농구를 접하게 되었다.

비록 NBA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유럽 리그에서 활동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농구 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리고 동경하던 마이클 조던과 같은 ‘높은 수준의 경쟁심’과 ‘공격형 스코어러’의 길을 추구하게 된다. (물론, 조던과 코비 둘다 동 포지션 최고의 수비력을 겸비하였다) 

그래서 코비는 자신을 혹독하게 훈련시켜 경기를 끝내는 ‘Closer’로서의 능력을 극대화시킨다. 

즉, 농구에 전념할수 있는 환경에서 ‘내가 경기에 중심이 되는’ 선수로서 성장한다.


반면, 르브론 제임스는 ‘King’이라는 단어와 밝은 면모에 비해 불우한 인생을 살아왔다. 

그의 아버지는 르브론이 어렸을 때, 가족을 버리고 도망가서 홀어머니 밑에서 살아왔다. 

집세를 못내 집주인에게 눈치밥을 먹어 빈번하게 이사가는 것은 기본이고, 
 빈민가 출신, 거기서 파생되는 ‘가난’은 이 어린 아이에게 주변 환경을 먼저 살피게 되는 자아와 상황에 맞는 최선의 행동을 선택하게 만든다

그래서 르브론은 본인 득점기회에서도 종종 패스를 하며 팀동료에게 득점을 도와주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길을 추구하게 된다.   

즉, 이러한 환경에서 그는 ‘내가 중심이 아닌 팀이 우선’인 선수로서 성장한다.    


2008년, 코비브라이언트는 생애 첫 MVP를 수상하며 인생 최대의 황금기를 맞이하게 된다. 

르브론제임스 또한 조던 이후 최고의 재능이라는 평가답게 만년 최하위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며 차세대 NBA 황제의 자리를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두 선수에게는 무엇인지 모르는 1%가 결핍되어 있었다. 

르브론 제임스는 팀을 플레이오프에서 7차전까지 끌고 올라갔지만, 보스턴의 슈퍼스타 군단을 넘지 못했고, 코비는 파이널에서 2승 4패로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특히 기존 코비의 3번 우승은 샤크오닐이라는 초특급 센터와 만들어낸 우승으로,
 아직 본인을 증명해야 했지만 매우 이기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인해 리더십에 대한 세간의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3번다 파이널 MVP는 샤크오닐이 선정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2,2004,2006년의 수모를 갚고자 미국대표팀은 당해 리그 최우수선수인 코비 브라인언트를 대표팀에 소집하게 된다. 

미국 대표팀에서는 코비가 합류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다들 긴장하기 시작한다. 

코비는 자신에게 엄격한 만큼 매우 진지하며, 개인주의적 성향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 다들 잘 지낼수 있을 지가 걱정이었던 것이다. 

만에하나, 코비로 인해서 완만했던 팀 분위기가 자칫 망가진다면 대표팀은 올림픽 시작부터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당시 최고의 선수는 누구인가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매우 뜨거웠었다. 

팬들사이에서도 르브론 vs 코비는 끊임없는 주제였었고, 이는 당연히 당사자들에게도 매우 신경쓰이는 이슈임에 틀림없었다. 


그 때, 이 긴장된 분위기를 깨버린것은 다름 아닌 당사자 중 한명인 르브론 제임스였다. 

르브론은 코비가 훈련과 게임에서는 매사 진지하지만 누구보다도 팀에 융화되길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래서 르브론은 친근한 의사와 농담을 코비에게 표현하며 코비가 팀에 잘 녹아들 수 있게 도와주었다. 르브론은 본능적으로 코비의 팀 융화가 대표팀 전력 시너지에 핵심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도를 알았는지 코비 또한 이 순간만큼은 재밌게 받아주면서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게 된다. 

훗날 코비는 다큐멘터리에서 르브론에 대해 웃으면서 이렇게 말을 한다
 “르브론은 매우 재미있다, 문제는 멈추질 않지만 이렇게 열정적인 친구랑 함께 훈련하니까 재미있다. 우린 표현 방식이 다를 뿐, 농구에 대한 열정은 같으니까요.”


이렇게 코비는 ‘팀’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중요성을 점차 인지하게 되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1%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르브론 또한 코비와 훈련하며 본인에게 필요한 1%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코비가 합류하고 대표팀 첫 훈련이 시작한지 15분, 농구공이 라인 밖으로 팅겨져서 나가려는 그 순간, 코비는 몸을 날려 공을 살리는 허슬플레이를 보여준다. 

그 순간 연습장에 있는 모든 대표팀 선수들은 충격을 받는다.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은 대다수 각 팀에서 에이스이자 NBA 최고 스타들이다. 따라서, 각광받지 못하는 궂은 일을 하는 것은 롤플레이어들의 역할이며, 스타들은 좀 더 경기를 빛내는 역할에 치중되어 있다. 

하지만 리그 최우수선수이자 NBA 최정상에 위치한 코비가 훈련에서 몸을 날리는 것을 보면서, 대표팀 전체는 본인들의 농구를 대하는 태도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는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그것은 이기기위해서는 자신의 위치와 상관없이 매사 최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매사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은 경기와 훈련에서만이 아닌 일상에서도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코비의 연습량은 그가 은퇴한 이후에도 NBA에서 회자될만큼 엄청난 강도를 자랑한다.

하루는 대표팀 선수들이 혹독한 훈련을 끝내고 잠시 기분 전환을 위해 밖에 나가서 놀다가 새벽 4시 넘어서 들어오게 된다. 그때 선수들은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4시반에 나와서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디 가냐고 물어보니 코비는 연습하러 체육관으로 가는 것이었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연습량은 이미 NBA 선수들은 다 알고 있을 만큼 엄청나지만, 정작 눈앞에서 그 광경을 본 선수들은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그들 모두 코비브라이언트를 보고 자랐고 그와 견줄수 있는 레벨에 올랐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최고의 자리에 있는 코비는 하루라도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았던 것, 즉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그의 독기어린 노력을 보게된다. 

그 이후, 대표팀의 분위기가 변하게 된다. 코비의 새벽 훈련에 르브론은 동참하였고, 드웨인 웨이드, 카멜로 앤서니 등 슈퍼스타들이 자진하여 참여하게 된다. 

이렇게 르브론은 ‘독기, 노력, 습관’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자기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면서 코비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부족한 1%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결국 미국 대표팀은 2008년 올림픽 전승이라는 업적과 함께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무너졌던 농구 종주국에 대한 명예를 되찾게 된다.

그 다음해, 코비 브라이언트는 팀을 NBA 챔피언으로 이끌면서 세간의 의심을 받던 리더십을 증명하고, 본인이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르브론 제임스 또한 본인의 팀을 동부 컨퍼런스 1위로 이끌며 시즌 MVP를 수상하였다. 서로가 부족했던 부분을 극복하면서 한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전문직을 제외한 보통 사람들은 회사라는 집합체에서 시작을 하며, 같은 본부, 팀, 타부서 등의 그룹과의 이해관계에 얽혀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격체가 들어나기 시작한다. 어떤 사람은 매우 친화적이고 사교성이 좋아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빠르게 적응해나가는 반면, 어떤 사람은 사교성이 다소 떨어져 본인의 일만 집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무기를 극대화하고 남의 장점을 받아들여 내것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꺼번에 다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나에게 맞는 부분만 받아들이면서 나 자신을 발전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코비는 이기적인 플레이로 팀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있을 때, 르브론의 장점인 팀 플레이를 보면서 분명 자신이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방향을 찾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최대장점인 독기를 품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실제로 코비는 2008년 이후에도 엄청 활발하게 팀동료와 사교적으로 지내지는 않았다. 다만 팀 동료들이 어떻게 해야 더 나아질 수 있는 지에 대한 아낌없는 조언을 주기 시작했다. 자신이 가장 중요히 여기는 영역에서 남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그는 연습장에서 찾은 것이다. 


르브론 또한 노력과 자기관리에 대한 개념을 확실하게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르브론은 연간 자기관리에 들이는 비용이 약 10억원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그는 현재 NBA 통산득점 1위와 동시에 대다수 역대 주요 기록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면서, 마이클 조던과 최고의 자리를 경합하는 올타임 넘버원 수준의 선수가 되었다.  


나 또한 회사에서 사교성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다소 조용한 사람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진중함과 장점을 알게 되면서 그들과 소통하고 다가갈려고 먼저 노력했다. 그들도 나에게 맘을 열어주면서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를 만들고자 같이 노력하고 있다. 


엄청난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닐것이다. 왜냐하면 각자가 선호하는 조그만한 부분만 받아들일 것이고, 나머지 부분은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언젠가 이러한 조그만한 긍정적인 변화는 분명 어느순간 내가 한단계 성장하고자 할때 가장 중요한 발판이 될것이다. 그러니 우리도 받아들여보자.


마치 2008년 리딤팀을 이끌던 코비와 르브론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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