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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ilman 3시간전

현실에서 꿈이 희미해지는 순간에

Dear Basketball

요즘따라 내 자신이 많이 무뎌지는 것을 느낀다.


지금 내 상황이 심적이나 물적으로나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임에도 이상하게나마 어떻게 되겠지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해야만 하는 일이나 미래를 위한 행동보다는 지금 당장의 일만 해결하고 쉬자는 내 자신의 나약함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내 마음은 그래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는 이 상황이야말로 나는 마음속에 딱 한사람이 생각나기 시작한다.


2020년 1월 전세계 농구팬의 마음을 울리며 하늘로 올라간 'The Black Mamba' 코비브라이언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나의 학창시절을 아는 사람들은 내가 코비의 이야기를 쓰는 것에 대해서 꽤 의아해 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코비 브라이언트를 정말 싫어했으니까... 싫어하다못해 경멸하는 수준이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농구라는 팀 스포츠를 혼자 하는 이기적인 플레이어 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더욱 화가 나는 것은 내기준에서 코비는 패스센스가 매우 뛰어난 선수이기에, 이타적이였다면  분명 그의 팀은 두자릿수 승수는 더 챙겼을 거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하게된 30대에 접어들고 나서 요즘따라 코비가 많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아마도, 농구를 사회에 빗대어 보면 그는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았고, 남들의 귀감이 될 수 있는 묵묵한 멘토와 리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에 약 3년이상 있다보면, 대학생 혹은 사회 초년생 시절 생각했던 자신의 화려한 커리어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많이 약해진다.  

가장 큰 이유는 현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나보다 훨씬 학벌 좋고, 인맥 좋은 사람들이 넘처날 뿐더러 가끔은 타고난 사회성과 능력으로 주위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을 보게된다.


그때부터는 내가 사회에 나와서 이루려고 했던 '꿈'보다는 당장 현실의 '목표'만 보게된다.

특히 재태크, 승진, 인센티브 등 자신의 명예와 부를 더 쫓게 만드는 행동에 집중하게 된다.

물론 난 이것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단기적인 목표를 통해 사람은 좀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 주위에서는 이러한 현실적인 '목표'를 통해 사회에 나오기전 가졌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보기 쉽지 않은 것 같다. 대다수 편안함에 익숙해져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비는 이러한 상황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확히 제시해주었다.


먼저, 코비의 꿈은 농구 황제 마이클조던이 되는 것이었다. 그의 모든 것을 훔치고자 심지어 조던과 경기를 할때에도 조언을 구한것은 NBA팬들이라면 다 아는 유명한 사실이다. 플레이 스타일, 손짓, 페이크 모션 등 모든 것을 카피하기 시작했다. 조던을 보지 못한 세대는 코비를 보면 된다는 말이 나올정도였으니 말이다.


코비가 NBA를 대표하고 세계 최고의 농구선수가 되어서도 그는 만족하지 못했다.

매일 새벽 4시30분부터 시작되는 혹독한 연습 루틴, 팀원이 아닌 The man이 되기 위한 경쟁심, 욕을 먹더라도 팀의 마지막 슛은 본인이 마무리 하는 책임감,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신성들에 지지 않겠다는 독기 등 그의 모든 단기적인 목표는 결국 조던이 되겠다는 '꿈'을 향한 열정이었고, 매 순간 자신을 단련시키고 반복함으로서 인내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이러한 노력, 독기, 인내의 단계는 결국 중요한 한개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었을 것이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나의 태도는 내 시간, 열정, 재력 등 모든것을 던질만큼 진심인건지? 


결국 그는 NBA 통산 득점에서 조던을 넘었다. 난 코비가 통산득점에서 조던을 넘어선 그 경기를 보고 있었고, 당시 조던을 넘어선 코비의 표정은 내가 여태까지 봤던 코비의 표정과 사뭇 달랐다. 그것은 마치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희미한 미소였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평소의 코비처럼 매우 진지한 자세로 모든 경기를 치뤘지만 그때 그의 표정은 분명 그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자신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 다시 질문해보면, 그래서 코비는 조던이 되었는가?

코비는 커리어로 조던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나는 코비가 조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조던 은퇴 이후 수많은 유망주들이 제2의 조던 소리를 들었지만, 결국 다 몇시즌 안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제2의 조던은 누구냐고 물어보면 단 한 사람으로 압축될 것이다. "코비 브라이언트"라고

(르브론제임스는 제1의 르브론제임스가 맞을 것 같다, 조던,코비와 같은 스윙맨이 아닌 올라운드 플레이어 이기에..)  

   

2016년 4월 13일, 코비의 마지막 은퇴경기에서 유타 재즈를 상대로 60점을 기록하였다. 당시 유타 재즈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하고 있어 레전드의 은퇴경기라고 대충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코비의 팀 LA레이커스는 서부 최하위 15등으로 미래를 위한 유망주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날 코비의 퍼포먼스는 나포함 전세계 신입들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꿈을 잊어가고 있는 우리에게.

그의 60점은 "어떤 상황에서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대충하지마 노력하고 또 노력해"라고 들렸고,

마지막 10초를 남기고 팀 유망주인 조던 클락슨에게 코트 끝에서 멀리 던진 어시스트는 "다음세대는 너희야, 이제는 너희가 이끌어가봐, 너희가 뭘 해야할지 모르겠으면 내가 한길을 따라해봐"로 보였다.


내가 북미에서 고등학교/대학교 재학시절인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중반까지, 모든 학생들이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조준해서 던질 때 외치던 말이 있다.

그들은 항상 던질 때 습관적으로 "코비~"라고 외쳤었다.

30대가 되어서 요즘따라 코비가 많이 생각나는 이 시기에 나도 이 글을 쓰고 발행버튼을 누르면서 내 옛날 버릇을 다시 한번 외쳐본다.


"KOBE!"


(그가 가장 화려하게 빛난던 순간에서, Once I hated you, but I respected your passion and effort as much as I hated you. Thanks to you for giving me memories of my childhood and nostalgia now. RIP Leg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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