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 좌충우돌 르완다 생활기
키갈리 생활 215일째.
르완다라는 나라로 가게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알고 있던 것은 고작
1. 내전 국가라는 것 (1994년의 제노사이드)
2. 블루 스웨터 (책)
3. 소속 기관과 기관에서 하는 일
정도였다.
미얀마, 태국, 베트남에서 살아본 경험으로 어디서나 사람 사는 게 비슷하다는 건 잘 알았지만 그래도 아프리카는 너무나 생소한 지역이었다. 아프리카라니.. 국제개발을 공부한 나에게는 굉장히 멀게도, 가깝게도 느껴지는 양극의 대륙이다.
앞으로 1년 동안 살게 될 만큼 가능한 잘 준비해 가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이런저런 생활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많은 블로그나 미디어를 둘러보아도 뭔가 속 시원하게 '르완다'라는 나라의 사진도, 특징도, 정보도 전반적으로 너무나 부족했다. 내가 보았던 대부분의 블로그 글들은 주로 2011년, 혹은 그 전 즈음의 코이카 단원들의 자료로 2011년이면 내가 미얀마를 떠난 해인데 그 후로 미얀마가 얼마나 급속도로 발전을 해왔는지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최근 르완다에 대한 정보 부족에 적잖이 당황했다.
다행히도 소속 기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정말 중요했던 생활 관련 부분들에 대한 답은 미리 얻을 수 있었지만 이러한 정보의 부족을 조금이라도 메꾸어보고자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다.
또한 국제개발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기를 꿈꾸어오는 나로서는 내 또래의 친구들이 현장에서 활동을 하며 얻는 생각, 의문, 정보 등을 공유할 플랫폼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사람이 주체가 되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분야이다 보니 다루는 정보가 민감하기도 하고, 어디까지 크레디트(Credit)를 요청해야 할지 의문스러웠기 때문에 나 또한 소통창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관련 블로그를 만들었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하지만 그러기에 이제는 내 속이 하고 싶은, 묻고 싶은 이야기들로 너무나 꽉 차 버린 기분이다.
내가 필드에서 혹은 국제개발을 계속 공부해 나아가면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고민하면 할수록 이러한 생각과 고민들을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게 하고 싶고, 그로 인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주체적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러면서 내가 하는 이 고민이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닌 앞으로의 우리 세대의 국제개발을 함께 고민하고 다듬어 나가며 좀 더 나은 변화와 프로젝트들을 꿈꾸고 싶다.
르완다는 앞으로도 계속 변해갈 것이고 내가 쓰는 이 글 또한 금방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기록 하나하나가 앞으로 르완다에서 생활할, 혹은 르완다를 스쳐갈 사람들에게 좋은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르완다가, 국제개발 현장과 생각이 살아 숨 쉬는 공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