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 아메리칸 윙의 다이에나 상
다이애나 Diana
아우구스투스 생-고든스 Augustus Saint-Gaudens
1892–93, 주조 cast 1928
청동, 금박 Bronze, gilt
258.4 x 135.9 x 35.9 cm
다이애나 Diana 는 로마 신화에서 ‘사냥의 여신’으로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르테미스 Artemis 여신과 동일하게 불리운다. 활을 가지고 사냥을 하는 모습이다 보니, 활을 들고 있는 여신은 모두 다이애나 또는 아르테미스 여신으로 보면 된다. 그 외 유명한 여신으로 ‘전쟁의 여신’은 긴 창과 방패를 들고 있는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테나 Athena 이고, 로마 신화에서는 미네르바 Minerva 여신이다. 또한 ‘승리의 여신’은 빅토리 Victory 의 빅토리아 Victoria 로 로마 신화 속 여신이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그 유명한 니케 Nike, 나이키 브랜드의 이름이다.
1870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오픈한 이후 다양한 미국 예술품들을 획득한 미술관은 미국 예술을 별도로 전시하기 위한 아메리칸 윙 The American Wing 공간을 1924년에 오픈한다. 1980년에 미국 미술 작품과 지금처럼 자연 채광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중앙의 1, 2층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코트야드가 더해지고, 주요 리뉴얼과 재배치가 2002년과 2012년 사이에 이루어졌다. 천장이 유리로 시야가 뻥 뚫려 있어 너무나 시원하고 햇빛이 안에까지 그대로 들어와 그냥 앉아만 기분이 좋아진다. 2024년에 아메리칸 윙 오픈 10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미국인들에게는 자기 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로 치면 한국관이다. 이 공간에서 뭔가 가슴으로부터 뜨거운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면 당신은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 그런데, 미국관이라고 하면 마블의 어벤저스, 아이언맨, DC의 슈퍼맨, 배트맨 정도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메리칸 윙의 정 한가운데 서 있는 금색의 다이애나 동상이다. 작가인 아우구스투스 생고든스 (1848 – 1907)는 미국 남북전쟁의 영웅들의 기념비를 많이 만들었던 조각가이다. 처음 생고덴스가 만들었던 다이애나 조각상은 1892-1893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타워의 꼭대기 풍향계였다. 이 건물의 건축가였던 스탠포드 화이트가 친구였던 생고덴스에게 재료비만 주고 무료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여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두 가지 버전이 있었는데 첫 번째 버전은 동상 높이가 5.5m에 무게는 820kg의 다소 무거워서 풍향계 역할은 제대로 못 했었다고 한다. 1891년에 92.6m 인 건물 위에 얹으니 그 도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된다. 두 번째 버전은 이전보다 더 업그레이드하여 포즈도 우아하게 바꾸고, 더 날씬하게, 다리도 좀 더 우아하게 각도도 조정하고 높이 또한 4.4m로 더 작게 만들며 무게 또한 속은 빈 구리로 318kg로 낮춰 이전 무게보다 반 이상 줄여 이제야 풍향계 역할을 제대로 하게 만든다. 1893년 11월 18일 다시 탑 꼭대기에 설치하니 낮에는 금박의 반짝임이 뉴욕 도심 곳곳에서 보이고 날씨 좋을 때는 뉴저지에서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하며 저녁에는 역사상 최초의 전기로 밝혀진 조각상으로 라이트 조명이 비추게 하여 단연 뉴욕의 가장 인기 있는 랜드마크가 된다. 이후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1925년 철거되면서 이 다이애나 상은 약 7년의 전시 공간을 찾다가 필라델피아 미술관에 기증한다.
다이애나의 포즈를 보았나? 둥근 구를 앞꿈치로 딛고 활을 쏘는 포즈가 순간을 포착한 자세 같아 절묘하다. 표정은 흔들림이 없고, 오른쪽 다리가 뒤로 들린 포즈가 날아가면서 활을 쏘는 듯하여 현실의 우리보다는 천상의 여신만이 할 수 있는 포즈 같아 보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메트로폴리탄에서 만나는 이 다이애나상은 위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 건물 위에 있던 동상이 아니고 1928년 메트로폴리탄이 생고든스에게 미술관에 전시할 작품으로 의뢰하여, 두 번째 버전의 반 크기로 따로 제작한 조각상이다. 아마도 옛날 뉴욕의 랜드마크였던 다이애나가 현재의 아메리칸 윙의 랜드마크로도 충분히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이곳에 설치해 놓은 게 아닌가 싶다. 뉴욕은 그때도 지금도 여기 있다. 안녕,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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