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e Money in the World
손자 존 폴 3세의 납치 사건 Kidnapping of grandson John Paul Getty III,
1973년 7월 10일 새벽 3시, 이태리 로마의 파르네세 광장에서 16살의 한 청년이 납치된다. 이름은 존 폴 게티 3세 John Paul Getty III 로 할아버지인 장 폴 게티 J. Paul Getty의 14명 손자 중의 한 명이다. 게티 회사의 이탈리아 쪽 비즈니스를 맡았던 아버지를 따라 이태리에 머물면서 보석을 만들고 그림과 만화를 그려 판매하고, 영화 엑스트라 출연 등 자유로운 보헤미안 라이프 스타일로 살고 있었다. 그의 여자 친구 마틴 슈미트 Martine Schmidt의 이야기에 따르면, 처음의 시작은 존 스스로 납치되어 할아버지에게 돈을 받아낼 장난이었지만 그는 이내 마음을 바꿔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은드라게타 납치범 'Ndrangheta kidnappers 들의 생각은 바뀌지 않아 실행에 옮겨지고 만다. 그는 눈을 가리고 차로 옮겨져 곧바로 칼라브리아 동굴에 곧 갇히게 된다.
한 번의 편지와 두 번의 전화는 그의 몸값으로 1,700만 달러(2021년 물가로 약 1억 400만 달러, 약 1,250억 원)라는 큰 금액을 요구한다. 전화를 받은 가족은 철없는 10대가 치는 장난으로 생각하지만 이내 장난이 아님을 알고, 납치된 존 폴 게티 3세의 아버지인 존 폴 게티 주니어 John Paul Getty Jr. 는 그의 아버지인 장 폴 게티에게 돈을 달라고 도움을 청하지만, 장 폴 게티가 누구인가? 인색하기로 유명한 그 아닌가? 납치범들에게 돈을 지불하면 나머지 13명의 손주들도 이후에 납치될 위험에 빠질 것이라며 바로 거절하고 협상조차 나서지 않는다. 그로부터 시간은 빠르게 흘러 약 4개월 후인 1973년 11월에 로마의 일간지 일 메사제로 Il Messaggero에 납치된 손자의 한쪽 귀와 붉은 머리카락이 담긴 봉투가 배달된다. 그 두 번째 요구는 이탈리아 우편 파업으로 3주나 연기되어 도착한 것으로, 요구 조건을 낮춰 320만 달러를 지불하지 않으면 더 한 것이 도착할 것이라고 협박한다.
이것은 폴의 첫 번째 귀이다.
10일 안에 가족이 여전히 그가 지어낸 농담이라고 생각한다면, 또 다른 귀가 도착할 것이다.
다시 말해, 그가 도착할 수도 (죽은 모습으로)….
This is Paul’s first ear.
If within ten days the family still believes that this is a joke mounted by him, then the other ear will arrive.
In other words, he will arrive in little bits.
-봉투에 함께 있었던 메시지-
약 4개월 동안 잡혀있던 게티 3세는 절단의 상처로 급격히 건강이 쇠락하고 항생제 과다 투어, 고통을 잊게 만들기 위한 알코올 중독 등으로 몸 상태가 너무나 안 좋아졌다. 이젠 할아버지인 폴 게티도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생각했던 걸까? 하지만 여기서도 그의 캐릭터는 죽지 않는다. 납치된 손자의 어머니가 납치범들과의 협상으로 최종 289만 달러로 합의한 후 폴 게티를 찾아가 도와 달라고 요구했을 때, 폴 게티는 세금 공제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인 220만 달러만 지불하겠다고 한다. 부족한 89만 달러는 아들인 존 폴 게티 주니어에게 연간 4% 이자로 빌려준다. 어렵게 만들어진 몸값이 전달된 후인 1973년 12월 15일, 포텐자 지방의 로리아 주유소에서 손자인 존 폴 게티 3세는 발견된다. 이렇게 5개월의 끔찍한 시간은 막을 내린다. 풀려난 손자는 할아버지에게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전화하지만 할아버지 폴 게티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후 9명의 납치범이 혐의로 잡히지만 2명만이 유죄 판결을 받고 은드리게타 보스를 포함한 나머지들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받고 풀려난다. 또한 몸값으로 지불된 돈은 거의 회수되지 못한다. 이후 납치에서 풀려난 게티 3세는 1977년 귀 재건 수술을 받지만 외상에 대한 트라우마로 마약 중독, 과도한 약물과 알코올로 뇌졸증, 전신 마비 등으로 2011년 2월 54세의 나이로 쓸쓸히 세상을 떠난다.
납치범들로부터 풀린 후 로마 경찰 본부에서 어머니와 함께 있는 존 폴 게티 3세. John Paul Getty III with his mother at Rome’s Police Headquarters after being recovered from kidnappers. allthatsinteresting.com
영화 ‘올 더 머니 All the Money in the World (2017)’,
위 사건의 실화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가 2017년에 개봉(한국 개봉은 2018년)된 ‘올 더 머니 All the Money in the World’이다. 존 피어슨 John Pearson 이 1995년에 지은 책인 '너무나 고통스러운 부자: 장 폴 게티 상속자의 너무나 터무니없는 행운과 불행 Painfully Rich: The Outrageous Fortunes and Misfortunes of the Heirs of J. Paul Getty' 을 데이비드 스칼파 David Scarpa가 각본하였다. 우리에게는 ‘글래디에이터 Gladiator(2000)’, ‘마션 The Martian(2015)’, ‘에이리언 ALIEN(1979)’ 등의 영화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Ridley Scott 이 감독하였으며, 장 폴 게티의 역할은 처음에는 캐빈 스페이시 Kevin Spacey가 맡아 촬영을 모두 끝냈는데 개봉 전 미성년자 성추행 스캔들이 나오면서 급하게 수정하여 ‘사운드 오브 뮤직 Sound of Music’에서 감미로운 목소리로 에델바이스 Edelweiss를 불렀던 장교 트랩 대령 역을 했던 크리스토퍼 플러머 Christopher Plummer로 바꿔 개봉한다. 짧은 시간 동안 캐빈 스페이시가 했던 역할과 8일동안 22개의 장면 scene들을 다시 찍어 CG로 얹혔다고 하는데 그 사실을 알고 보는데도 전혀 어색한 티가 나지 않아 놀란 기억이 있다. 재촬영비용만 1,000만 달러(약 120억원) 들였다고 하니 헐리웃의 스케일은 정말... 게티가의 슬푼 가족사 실화 사건임을 알고 보면 더 몰입도 있게 보실 수 있으니, 아직 안 보신 분들은 한 번 보시길 권해 드린다.
왼쪽: 영화에서 납치된 존 폴 게티 3세 역을 한 찰리 플러머 Charlie Plummer. 오른쪽: 납치범을 체포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존 폴 게티 3세. Left, Charlie Plummer as Paul Getty III in All the Money in the World; Right, Paul Getty III being interviewed by the press following the arrest of the men responsible for kidnapping him.LEFT, COURTESY OF SONY PICTURES;
왼쪽: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트랩 대령 역을 한 크리스토퍼 플러머. 오른쪽: 영화 ‘올 더 머니’에서 장 폴 게티역을 한 크리스토퍼 플러머. 2021년 2월 5일 91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난 크리스토퍼 플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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