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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도슨트북 Jun 07. 2022

탈옥하는 뱅크시

Create Escape




Address: A329, RG1, Reading RG1 3JD, United Kingdom

구글맵 Google Maps 에서 ‘Banksy’s Create Escape’ 로 검색


2021년 2월 28일 밤 늦게 작업하여 3월 1일 아침에 세상에 알려진 그래피티로, 2014년 1월에 폐쇄하고 현재 문화, 예술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레딩 교도소 Reading Prison 담벼락에 타자기를 묶고 탈옥하는 죄수의 모습이다. 처음 그려졌을 때, 뱅크시가 그렸나 아닌가 추측이 무성했지만 몇 일 후인 3월 4일, 뱅크시의 인스타그램에 작업한 비디오가 올라오면서 공식적으로 그의 작업으로 밝혀졌다. 비디오는 우리에게 ‘그림 참 쉽죠~’ 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밥 로스 Bob Ross 의 영상과 목소리로 함께 만들어, 우리의 어린 시절 너무나 행복했던 추억의 ‘예술 사랑’을 함께 소환해 준다. 그의 작업도, 작품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싶은 것 아닐까?



인스타그램 Banksy 2021년 3월 4일 ‘Create Escape’

 https://www.instagram.com/tv/CMAHrGPFV2V/?igshid=YmMyMTA2M2Y=





왜 레딩 교도소 벽이었을까?

정식 명칭은 ‘HM Prison Reading’ 인데 주로 ‘레딩 제일(Jail) Reading Gaol’ 로 많이 불려지고 있는 교도소로 레딩 수도원이 있던 이 자리에 1844년 버크셔 카운티 감옥으로 세워졌다. 1845년에는 만여명의 군중 앞에서 공개 처형이 이루어지기도 하였고, 1868년부터 내부 사형집행으로 바뀌고, 1913년 마지막 사형 집행이 이루어졌었던 곳이기도 하다. 2013년 9월 폐쇄 발표를 하고 다음해 2014년에 폐쇄된 후에는 극장 등 문화, 예술의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 일환으로 2016년 6월 레딩 문화의 해 프로그램을 위한 예술 공연장 전시회로 수만명의 사람들이 찾았다. 2019년 10월 법무부가 부지 매각을 발표하고 아티잔 부동산 Artisan Real Estate 회사가 낙찰받았지만 2020년 11월 매각이 무산되고 다시 새 주인을 찾아야 했다. 2021년 3월 대규모의 ‘감옥 행진 March to the Gaol’ 이 예정되었으나 코로나로 취소되었던 그 시점에 뱅크시는 뭔가 이 공간을 문화, 예술의 공간으로 세상에 이슈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한 게 아닐까? 어찌되었든, 온 세상에 이 그래피티가 알려지고 옛 레딩 교도소도 알게 되면서 확실히 이슈만들기에 성공한다.



탈옥하는 죄수와 함께 매달려 있는 타자기?

교도소에 있는 커튼 조각 조각을 묶어 줄을 만들어 내려오는 모습인데, 그 중요한 순간에 줄 끝에 매달려 함께 교도소 밖으로 나오고 있는 타자기! 탈옥수와 타자기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이 곳 레딩 교도소는 1895년-1897년에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소설가로 유명한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 가 수감되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당시 동성애라는 죄목으로 감옥에 투옥된 와일드는 이 곳 감옥에서 수감하면서 접했던 죄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 ‘레딩 감옥의 발라드 The Ballad Of Reading Gaol’ 를 풀려난 뒤 발표하였다. 이 곳 교도소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오스카를 글 쓰는 타자기로 센스있게 표현하였다.


오스카 와일드가 투옥 되었던 방을 보존하고 있는 모습.  telegraph.co.uk.       오른쪽: 레딩 감옥의 노래  preview.kyobobook.co.kr




또 다시 수난받는 뱅크시 작품,

2021년 3월 16일, 타자기는 빨간색으로 뭉개져 있고 바로 아래에는 ‘팀 로보 Team Robbo’라고 적혀있다. 로보는 2014년에 세상을 떠난 그래피티 아티스트 킹 로보 King Robbo 를 언급한 것으로 뱅크시와 첫 만남에서 자신을 무시했다고 뱅크시를 폭행한 이후 줄 곧 둘은 좋지 않은 관계였는데 아직도 뱅크시의 작품에는 자주 로보의 이름이 낙서처럼 등장한다. 또한 이 그래피티 또한 누군가 파손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염려가 우리의 뱅크시를 판넬 안에 가두게 되었다.


판넬 안에 갇힌 뱅크시의 그래피티. google.ma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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