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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볼레 Jul 08. 2021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글쓰기 개론(15)

평면(平面)적인 인물과 입체(立體)적인 인물

지난 시간에 이어 알아볼 인물의 형태는 평면적인 인물과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평평할 평平, 낯 면 面


평평할 평 平은 부평초가 수면 위에 떠 있는 모습을 본뜬 글자입니다. 이어 낯 면 面을 알아보겠습니다. 얼굴을 에워싼 모으로 만들어진 글자로, 틀에 에워싸인 넓이, 얼굴을 어떤 방향으로 돌리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즉 부평초를 틀에 담다라는 게 바로 평면이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입체라는 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 랍立, 몸 체體


설 립 立이란 인간이 땅을 딛고 서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입니다. 여기에 몸 체 體는 뼈 골骨 자와 풍성할 풍 豊이라는 글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직역하자면 사람의 뼈가 풍성하다는 이야기일테고, 립자와 이어 붙이자면 사람의 뼈, 형태가 다양하다는 말로 이어집니다.


역시, 무슨 말인지 어렵기 그지 없습니다. 이제 지난 시간에 이야기했던 내적 인물과 외적 인물 그리고 평면이라는 인물과 입체적인 인물을 연결하여 이야기를 해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인물의 외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우리는 부평초와 같습니다. 이를 우리의 평면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 부평초에 아래에 존재하는 것. 바로 뿌리의 영역이 내적 인물입니다. 뿌리는 이어져 외부의 잎사귀로 드러납니다. 이것이 바로 평면적인 인물입니다. 즉 모든 인간은 평면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외적으로 드러나는 모습. 즉 부평초의 모습이 오른쪽에서 보냐 왼쪽에서 보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겁니다. 즉, 시선이 어디에서 왔느냐에 따라서 부평초는 똑같은 모습이 아니라 입체성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죠.


이를 쉽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부모님을 대할 때, 선생님이나 직장 상사를 대할 때, 친구나 애인을 대할 때, 그 모습이 전부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관계(혹은 시선)에 따라서 우리의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이를 오래 전 통찰했던 소설가 이영도님은 <드래곤 라자>라는 초기 작품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남겼습니다.


나는 단수가 아니다.


나는 단수가 아니라는 것. 하나가 아니라는 겁니다. 사람에 따라서, 관계예 따라서 우리느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와 형상을 지니고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부평초의 뿌리(내적)를 가진 인물이 행동과 행위를 통하여 부평초의 잎사귀로 드러나고(외적), 그것이 한 면만 보인다면 평면이며, 여러 관계에서 드러나게 되면 입체라는 것입니다. 결국 평면과 입체적인 인물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입체적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죠. 즉, 이야기의 구성을 위하여 평면적인 인물(특히 단역이나 악역들이 대부분의 경우를 차지합니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모든 인물의 입체성을 그려내기에는, 이야기에 정해진 분량과 시간의 한계가 있을테니까 말예요.


(16)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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