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지용 Apr 25. 2024

압수수색 당한날 저녁

이번에 당해본 압수수색 후기 2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이 글은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글을 옮겼습니다.


저녁 6시 퇴근 직후 경찰에게 압수수색을 당해서 핸드폰을 압수당했었고요.

일이 마무리된 7시반경 바로 사무실로 들어와서 가족들에게 압수사실을 알렸습니다.

이 글은 퇴근 후 잠들기 전 집에서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글입니다.


2024.4.18.

압수수색영장, 핸드폰 2주간 압수당했습니다.

- 공보의 대학병원 파견 명단 유출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실명이 나왔니?

-아니요.

주민등록번호는?

-안 나왔어요.

전화번호는 안 나왔고?

-안 나왔어요.

주소도?

-네 아무것도 안 나왔어요. 전공과와 근무지, 파견지만 나왔어요.

그럼 문제 없다. 걱정하지 마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압수수색 당했다니 아버지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4월18일 오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퇴근길에 압수수색을 당했습니다. 경찰의 명함과 영장을 확인했고, 영장에는 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정확하게 적혀있었습니다.


지난 3월8일은 전공의 사직사태가 본격화되던 날입니다. 3월8일,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하나 올렸었습니다. 좋아요가 500개를 넘길 정도로 관심받았던 게시글입니다. 

https://blog.naver.com/jy_iruon/223387298058 (해당 게시글입니다. 페북글을 네이버로 옮겼습니다)

'다음주부터 공보의 138명 일선 병원 파견'이라고 작성한 글에 업로드한 '파견 공중보건의사 명단'


수련병원 빈자리를 지방의 공보의들로 메우려는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고자, 공보의 파견 명단을 올리며 포스팅했던 글입니다. 이때 올렸던 공보의 파견 명단 사진을 두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압수수색 영장이 나왔고 저는 핸드폰을 압수당했습니다.


영장에는 압수수색의 근거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 피의자가 사전에 '부정한 목적' 으로 공중보건의사 소관 부서의 공무원 등 불상의 개인정보취급자로부터 (중략) 공중보건의사들의 개인정보 자료를 넘겨받았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


제가 페이스북에 사진을 포스팅한 목적은, 지방의료 공백과 의사 부족을 외치던 정부가 대형병원 전공의 공백에는 주저없이 지방의 공보의들을 동원하는 모순을 비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해당 명단에는 지방의료의 끝단에 해당하는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다수의 전문의들, 특히 그 중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가장 다수인 공보의 수십명이 대형병원으로 파견될 것임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에 명단을 포스팅해서 제가 어떠한 이득도 얻은 것이 없었습니다. 명단 유출로 피해보는 이도 마찬가지로 없었습니다. 비판받는 정부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글이 그들의 눈에는 '부정한 목적'으로 비춰졌나 봅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롭게 정부를 비판하는 행위가 정부 눈에는 '부정'으로 보였던것 같습니다. 


윤대통령 취임 전부터 많은 이들이 했던 질문이지만 저도 이참에 묻고 싶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나 외치던 '자유'는 대체 어떤 자유인지요. 정부 비판하면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 2주 뺏고 일상생활 못하게 만드는 정부가 자유로운 정부인지요.


제가 있는 단톡방에서 나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압수수색 목적은 제게 '파견 공보의 명단' 보낸 사람을 찾는거니깐요. 


일단 컴퓨터 카카오톡으로 퇴근후 카카오톡은 가능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실듯해 카카오톡은 가급적 자제하고, 연락은 주로 페이스북 메시지나 인스타그램 DM으로 하려고 합니다.


경찰서 출석은 경찰분들의 배려로 다행히 이번주 일요일로 예정돼있습니다. 안전하고 조심히 진술하고 오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압수수색을 당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