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서 예쁜 빨간색이 돋보이는 토마토 그림이 서점의 매대와 온라인 서점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에 드문드문, 곧 종종 돋아나기 시작했다. 토마토는 그렇게 여름의 싱그러움, 상큼한 사랑 이야기, 토마토처럼 붉게 달아오른 연인들의 얼굴을 표현하기 아주 좋은, 대표적인 채소가 되었다.
하지만 내게 토마토는 절대 그런 이미지가 아니었다. 옛날에도, 지금도, 어쩌면 죽기 전까지도 이 생각은 변치 않을 것이다. 아니,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내게 토마토는 과일인지 채소인지도 인터넷을 검색하지 않으면 헷갈려버리는, 맥도널드 스파이시 상하이 햄버거를 시킬 때 꼭 빼내버리는, 예쁘고 정갈하게 포장되어 있는 샐러드나 샌드위치를 먹고 싶지만, 곳곳이 박혀있는 그것 때문에 먹기를 꺼려하는, 아주 거슬리는 존재이니까.
내게 토마토가 그런 이미지로 전락해 버린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릴 적의 나는 아주 못 말리는 편식쟁이었다. 점심시간이 다다를 때마다 짙은 회색, 일명 '똥종이'에 가득히 적힌 급식 메뉴표를 보고, 오늘 메뉴에 토마토라는 세 글자가 포함되어 있는 날마다 인상을 한껏 찡그렸다. 급식 카트를 올려다 주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리 반 번호가 적힌 카트를 끌어다 교실 안으로 들이고, 카트와 큰 냄비 그릇을 들어 올렸을 때, 그리고 토마토가 내 눈앞에 드러났을 때, 마치 파블로프의 개가 침을 흘리듯 헛구역질하는 퍼포먼스를 하곤 했다.
이로 그것을 씹자마자 물컹거리는 식감과 달콤함과 새콤함 그 사이 어딘가의 맛을 가진 즙이 입 안을 지배하면, 나는 줄곧 그것을 토해내었다. 시큼한 위액 맛과 목구멍 안이 짜릿해지는 감각, 멀미를 하지 않는 강력한 몸으로 태어나 장거리 운전에도 끄떡없던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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