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ime Weaver Dec 06. 2023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열심히 읽은 것을 자랑하고 싶어 띠지가 나오게 촬영했습니다.^^

최근 읽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제니퍼 프레이저가 지은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입니다.  아내가 이 책을 권유했을 때 제목만 보고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내가 아내와 아이들을..….. 그래서 읽어 보라는 건가?”  그래서 처음에는 살짝 망설였지만 늘 그렇듯이 결국 지금 읽고 있습니다.^^ 가끔은 이게 정말 내 의지대로 살아가는지 궁금할 때가 있는데, 뭐 대체로 행복하니 괜찮습니다. 정말입니다.^^


제목이 보여주듯 책의 내용은 평범하지 않습니다. 책에는 한 때 교사였던 저자가 괴롭힘 및 학대 치유 전문가로서 상담을 하며 직면했던 여러 사례들이 언급됩니다. 평범치 않은 사연이 많기에 읽으면서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제가 느끼는 불편함의 지점이 약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 소개된 사례보다, 그 속에서 생각나는  저 어릴 때의 기억들이 더욱 불편하더군요.(저는 지금도 부모님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저의 부모님은 정서적으로 지지를 해주시지는 분들은 아니었습니다. 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지지해 주시기보다는 판단을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건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면 안 돼”, “어른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 돼” 등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성적이 잘 나왔을 때, 부모님을 도와 드렸을 때 몇몇 상황에서 주로 칭찬을 받았고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저도 한 동안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했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서 제가 불편해하는 순간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대략 제가 부모님의 지지를 받지 못했거나 혹은 혼나고 평가받았던 상황들이더군요. 책에서는 정서적 지지 없는 이러한 판단과 평가들이 일종의 학대라고 이야기합니다.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는 부모의 시선과 평가에 맞추어 자신의 행동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아이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이를 스트레스로 인한 뇌의 변화 메커니즘으로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불편한 지점은 “부모로서의 나는?”이라는 생각입니다. 저의 부모님이 저에게 했던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겁니다. 돌이켜 보니 아이가 자신이 한 일을 자랑하러 저에게 올 때,  “아 지금도 좋은데 이렇게 해보지 그랬어”, “와 너무 예뻐~ 그런데 이것도 해보는 건 어때?”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잘했어”, “예쁘네”라고 함께 즐거워하고 칭찬해 주면 되는데, 그게 참 어렵더군요. 저도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까요. 아마 부모님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아내가 늘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돈이 없어서^^;; 재산은 물려주지 못하지만,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태도는 줄 수 있다고요. 저도 마찬가지 생각입니다.  우리가 부모님으로부터 받지 못한 아쉬운 부분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마 제가 끊어내야 할 태도이겠지요. 그래서 저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이런 책들이 저에겐 참 고맙습니다.



역시 아내가 시키면 해야 합니다. ㅠㅠ  암튼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나, 아이를 가르치는 분들이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뒷부분은 상처받은 뇌의 치유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전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 책을 다 읽고 같은 저자가 쓴 “괴롭히는 교사”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먼저 읽고 아내에게 권할 생각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들아, 네 잘못이 아니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