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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모양처
Dec 28. 2024
글쓰기 모임에서 깨달은 것들
우물 안 벗어나보기
이 글은 현모양처 첫 에세이.
'나를 지혜롭게 만들어준 순간들'에 들어갈 글입니다.
제주에서 글쓰기 모임에 다닌지 2주가 되었다.
글쓰기 모임을 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지
난 3년 동안 나는 블로그에 매일 글을 썼다. 7500개가 넘는 글을 썼다.
혼자서 글 쓰는 걸 좋아했고, 굳이 다른 사람들과 글쓰기 모임을 해야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함께 한다고 글이 더 잘 써질까
?', '무엇이 더 좋을까?' 의문이 있었다.
2번 째 글쓰기 모임을 다녀오면서 깨달았다. 오만이었다.
사실 내 안에는 내 글을 평가 받는 다는 느낌을 받기 싫었던 게 컸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상처 받지 않으려고 글쓰기 모임을 굳이 찾지 않았던 것 같다.
3년 동안 혼자 글을 쓰다보니 내 글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궁금했다.
더 넓고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싶단 욕구가 들었다.
글쓰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그래서 글쓰기 모임을 직접 찾아갔다.
내가 가는 모임은 제주도 덤불 카페에서 진행되는 '더스크 페이지'다.
더스크는 해질녘이라는 뜻이고, 해가 지고 나서 저녁에 다같이 모여 글을 쓰고 감상을 나눈다.
모임 진행 방식은 이렇다.
1) 1시간 동안 글을 쓴다.
2) 서로의 글을 공유한다.
3) 서로의 감상을 나눈다.
민망했다. 민낯을 드러내는 느낌이었다.
매일 글을 블로그에 공유했지만, 왠지 오프라인은 어색하다.
서로의 글을 읽고 본인들이 느낀 생각,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대답한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2가지가 있다.
1. 내 글이 내 생각과는 다르게 전달 될 수 있구나
나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썼는데 누군가는 의미를 발견했다.
나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을 내 글을 읽고 이야기 해주었다.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느끼기도 했다.
신기했다. 글이라는 게 나로부터 출발하지만 누군가에겐 또 다른 생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게.
나 또한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나만의 생각을 확장 시켜나갈 수 있었다.
2. 각자만의 세계가 있구나
똑같은 공간, 똑같은 시간을 보내도 사람마다 느끼는 게 전혀 다를 수 있구나.
어떤 사람은 무미건조하게, 누구는 따뜻하게, 누구는 차갑게.
각자만의 생각과 느낌이 달랐다.
결국에는 자기가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글을 해석하게 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똑같아보여도 똑같지 않을 수 있구나' 라는 걸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생각이 내 생각을 더 넓게 만들어주는 걸 느낀다.
글쓰기 모임에 오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보는 사람들과 달랐다.
생각의 깊이와 넓이가 있다는 게 느껴졌다.
왜 그렇게 느껴졌을까?
글을 쓰기 위해선 재료가 필요하다.
재료를 얻기 위해선 나를 들여다봐야하고 주변을 살펴야하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와 남, 주변에 대해서 관심이 있어야만 쓸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주변을 살피는 것에 끝이 아니라 재료를 가지고 본인만의 방식으로 요리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세상을 여러 가지 맛으로 표현해낼 줄 아는 사람들 같았다.
이들과 함께 있으면 세상이 넓고, 풍요롭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세상은 넓고 다양해. 널 가두지 마' 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 같다.
이 점이 너무 좋다.
혼자서 독서를 할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독서한 내용을 나눌 때 더 깊어지듯, 글도 마찬가지였다.
나 혼자 글 쓰면 글은 1개 뿐이다. 모임을 하는 순간 글은 2개 이상이다.
모임은 더 많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께 해준다.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세계를 같이 공유하고 나눌 수 있다는 게 모임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내가 하고 싶었던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는 게 때론 무섭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야기를 평가와 판단 없이 들어주고, 서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주고 받을 때
마음은 열리고 편안해진다.
글쓰기를 통해
심리치료를 받는 기분이 든다.
우물 밖으로 나를 꺼내준 모임이 있음에.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준 분이 있음에 감사함이 커진다.
앞으로도 이 모임에 자주 올 것 같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이런 영감과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시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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