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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현모양처
Jan 02. 2025
제주도 필리핀 이주민들을 보며 깨달은 것들
이주민에 대한 생각이 바뀐 날
이 글은 현모양처 첫 에세이.
가제 '나를 지혜롭게 만든 00가지 순간들'에 들어갈 글입니다.
제주도 외국인 필리핀 이주민 분을 보며 깨달은 것을 나누고자 한다.
난 제주시 자원봉사센터 홍보 기자단으로 활동했다.
인터뷰 제안이 들어왔다.
"필리핀 이주여성 댄스 동아리 '아띠'라는 곳을 취재해 주실 수 있나요?"
2가지가 새롭게 느껴졌다.
1) 제주에 있는 필리핀 이주 여성분들로 구성되었다는 것.
2) 그분들이 댄스 동아리를 한다는 것
나는 흔쾌히 인터뷰 제안을 수락했다.
'외국인 분들을 또 언제 만나겠어!?'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그들을 만나러 갔다.
놀랬다. 내 생각보다 훨씬 멋있어서.
공연을 하는 이유는 '이주민이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너무 멋있었다. 이주민은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도움을 주는 사람이기도 했다.
내가 만났을 때는 필리핀에 온 이주 여성들만 계셨다.
(동아리에 필리핀에서 노동자로 오신 남성분들도 계신다고 했다.)
인터뷰를 한 날, 이분들은 춤과 노래를 부르며 축하공연을 했다.
하나같이 밝은 에너지가 넘쳤다.
공연이 끝나고 이들과 따로 인터뷰를 했다.
30분 정도 진행되었을까?
이들의 긍정적인 에너지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내가 물었다.
"한국에서 살면서 무엇이 제일 힘들어요?"
8명 가까이 되는 그녀들은 똑같이 말했다.
"언어요!"
맞다. 그들에게 한국은 외국이다.
외국을 가거나 외국인을 만났을 때 겪는 두려움을
그녀들은 수년간 겪어왔을 거다.
인터뷰 도중 그녀들은 필리핀 말로 소통을 했다.
짧은 순간이었다. 순간 나는 소외감을 느꼈다.
'아,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녀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공감되었다.
그녀들을 인터뷰하지 않았다면, 나는 외국인 분들이
한국에서 겪는 힘듦에 대해서 느끼지 못했을 거다.
인터뷰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
그녀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 있다.
"할 수 있다"
"우리 포기하지 말아요."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아요"
그녀들의 목소리에서 희망이 느껴졌다.
자신감과 함께 행복함이 전해졌다.
지금 한국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었다.
타지에서 산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녀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풍요로움 속에서 산다.
하지만 '이분들보다 행복한가?'라고 물어본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
무엇을 가졌냐 보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이주민 분들을 보면서 깨달았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필리핀 이주민 여성분들의 긍정적인 에너지에 전염이 되었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에너지를 주는 사람인가?'
나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다는 마음을 다시금 들게 만들었다.
이주민에 대한 생각이 바뀐 날이다.
이주민들 또한 도움을 주면서 살아가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나라고 그러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 있는가?
좋은 깨달음 줘서 고마워요 아띠, 우리 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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