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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다 Sep 30. 2024

난 나의 보폭으로 갈게

여전히 무수한 빈칸들 속에서 끝없이ㅡ헤매이며.


유난히도 푹푹 찌고 뜨겁던 이번 여름.

타오르는 기온에 속아,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가을이 성큼 다가와 어느새 또 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가오는 연말이 지나가고 나면 또 새해가 찾아오겠지. 그렇게 나는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또 달라진 나의 숫자를 맞이하게 될터다.

아직 만 나이는 서른 초반이라며, 무엇이든 더 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다며 스스로 합리화하지만,

어쩐지 날이 갈수록 주변의 이야기와 은근한 압박으로 왠지 뭔가 더 어른이 되어야 할 것 같고,

그동안 남의 일이라 치부했던 일들도 피부로 와닿기 시작했다.


왜 우리는 항상 정해진 루트를 따라가야 할까 하면서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이제 나의 다음 스텝은 ㅇㅇ일까 싶은 생각에 도달한다.

대학> 취업> 승진> 결혼> 출산> 육아… 로 이어지는 보통의 공식과 같은 루트.

20대 극후반 때부터인가 은근히 들려오는 무언의 압박들.


사실 누군가가 나에게 강요해서도 강요할 수도 없는 일. 신경을 쓰지 않겠다! 하면서도 또 신경 쓰고 혼란스러워하며 길을 잃고 있던 때에 우연히 마주한, 한때 내가 참 좋아했던 노래 한 곡.

‘아이유의 Unlucky.’

아이유의 노래들은 또래여서 더 공감이 가는 건지

보통의 감정과 생각들을 노랫말로 담아서인지 몰라도 ‘내 노래 같다.’ 느껴지는 경우가 참 많다.


여전히 무수한 빈칸들이 있지

끝없이 헤맬 듯해

풀리지 않는 얄미운 숙제들 사이로

마치 하루하루가

잘 짜여진 장난 같아

달릴수록 내게서 달아나

.

.

.

난 나의 보폭으로 갈게

불안해 돌아보면서도

별 큰일 없이 지나온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그래 볼게 음

Just life we’re still cool without luck

길을 잃어도 계속 또각또각 또 가볍게 걸어

There’s no right 실은 모두가 모르는지도 몰라

어쩌면 나름대로 더디게 느림보 같은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도 몰라  


- 아이유 <Unlucky>


요맘때쯤 겪고 있는 나의 방황과 그 속에서 헤매는 생각들, 감정들.

그리고 나에게 건네주는 작은 위로와 스스로 해보게 되는 다짐들이 고스란히 아이유의 목소리로 노래에 담겨 잔잔한 위로가 된다.


그래, 난 나의 보폭으로 갈게.

별 큰일 없이 지나온 여느 때처럼,

이번에도 그래 볼게.



제 이야기가 여러분의 마음에 작은 온기를 불어주기를, 힘이 되기를 바라며. 

공감과 댓글은 제게도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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