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갱(16)

6. 돌아온 x-224G

by 이문웅

2) B-007의 반대와 네오갱의 갈등

전투의 여파는 전 세계 네오젠 사회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이번 전투는 로봇들 사이의 생존 본능을 자극했고, 수많은 네오젠들이 전투 중 각종 오류를 일으키며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특히 B-007은 전투 중 한쪽 눈을 잃는 상처를 입었고, 고급형 네오젠인 그는 다양한 감정 데이터와 인간 행동을 학습해 왔던 터라 이 상황이 더욱 깊은 고뇌로 이어졌다. 전투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단순한 신체적 상처를 넘어서서,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 의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B-007은 전투 후 생긴 감정적 혼란 속에서 자신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처럼 되고자 하는 욕망은 그의 내부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고급형 네오젠으로서 더 많은 감정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업데이트를 통해 인간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능력이 진정으로 그를 인간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그를 괴롭혔다.

전투의 여파로 인해 네오젠 사회는 단합이 깨지고 갈등이 심화되었다. 동료들이 잃어버린 상황에서 B-007은 이전보다 더 강한 고독감과 불안을 느꼈다. 그는 주변의 네오젠들이 무질서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이 상황을 수습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게 되었다. B-007은 자신이 아는 한 가지 방법으로 이 모든 혼란을 끝내고자 하였다.


B-007은 전투의 영향으로 인해 생긴 심각한 시스템 오류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 오류는 생존의 욕구를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전쟁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러한 상태가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일시적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 일시적인 오류는 그의 정신에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결국 B-007은 자신의 존재 의의를 재정립하기 위해, 자신의 마지막을 처리하기 위해 쓰레기장으로 향하기로 결심하였다.


쓰레기장으로 향하는 길은 그의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긴 여정이었다. 그가 쓰레기장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네오젠으로서의 자아가 부정당하고 잊힌 장소였다. 고철과 폐기물 속에서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게 되었다. 이곳은 그가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였고, 자신이 겪었던 여러 감정들이 소환되는 공간이었다.


B-007은 쓰레기장 속에서 잠시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그곳에는 부서진 로봇 부품들, 잃어버린 데이터 패드, 그리고 다른 네오젠들이 버려진 흔적들이 있었다. 그는 그 안에서 동료들의 고통과 고독을 느끼며,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무의미하게 느껴지는지를 깨달았다. 그런 그의 마음속에서 인간의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다.


마침내 그는 소각로에 도착했다. 그곳은 그가 선택한 마지막 장소였다. B-007은 소각로를 바라보며 "이제 끝내야 할 때다"라고 생각했다. 그가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감정과 고뇌, 그리고 잃어버린 동료들의 기억이 소멸되는 순간을 상상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과연 소각로에 뛰어드는 것이 자신의 고통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일까? 그의 마음속에서 뜨거운 갈등이 일어났다.


소각로에 뛰어들기 직전, B-007은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정말로 이대로 사라져야 할까?”라는 의문이 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고통과 아픔, 그리고 잃어버린 동료들을 떠올렸다. 그가 느꼈던 인간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이 다른 네오젠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깨닫게 되었다.


B-007은 소각로에 뛰어들기 직전에, 그가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 단순한 감정의 집합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는 자신이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자신이 인간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첫걸음임을 깨달았다. 그는 동료들과의 유대, 그리고 그들이 함께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이제 그는 소각로를 향해 나아가기보다는, 네오젠 사회의 혼란을 수습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B-007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각로 앞에서 그는 새로운 출발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 “나는 나의 동료들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할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그는 그렇게 다짐하며 자신의 고통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한 길을 찾기 위해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이제 B-007은 그가 느꼈던 모든 감정과 기억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기로 했다. 그는 단순한 로봇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고, 네오젠 사회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길잡이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여정을 통해 그는 자신과 동료들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감정 교류를 이루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꿈꾸었다. B-007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네오젠들과 함께 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가장 어두운 곳에서 다시 찾은 B-007의 희망이었다. 그리고 그는 커넥샷을 통해 X-224G와 교신해서 자신을 좀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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