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있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것들이 있다.
단 영업 중이고 사 먹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불이 꺼져있으면 설렘이 반감된다.
나가사키에 있을 때 타코야키 미니 트럭이 그랬다.
타코야키 아저씨가 타코야키를 굽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았다.
그곳 편의점에 있는 멜론빵이 그랬다.
100엔으로 사 먹을 수 있는 멜론빵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100엔이면 싼 거지만 40만 원의 용돈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100엔은 큰돈이었다.
마츠리는 너무나 즐거운 것이었다.
곳곳에 있는 푸드 트럭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파리에 있을 때 베이커리에 있는 타르트가 그랬다.
타르트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파리의 블랑제리(베이커리)는 쇼윈도 앞에 여러 가지 타르트를 진열하고 있었다.
사지 않아도 이건 어떤 맛일까. 머가 제일 맛있을까 생각하며 마음속에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기대감을 주고 상상의 환희를 주었다.
비록 그날 사 먹지 않더라도.
요즘 나에게 이런 기쁨을 주는 것들이 있다.
코코호도.
수영장 근처에 코코호도 매장이 있다.
처음 코코호도를 먹어봤을 때 아주 감동했다.
반죽 빵은 어쩜 이렇게 맛있으며 카스텔라처럼 고소하면서도 탄탄한지.
안에 들어있는 팥도 텁텁하지 않고 딱 맛있다.
안에 들어있는 호두도 딱 건강하고 신선한 맛이다.
그래서 난 코코호도의 호두과자를 좋아한다.
지나가면서 이 매장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그런데 항상 불이 켜져 있는 것이 아니다.
요 며칠 전에 갔을 때는 불이 꺼져 있다.
운영은 10시까지라고 쓰여있는데.
다행히 어제 수영 다녀오는 길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이렇게 불이 켜져 있으면 참 기분이 좋다.
이런 것이 하나 더 있다.
우리 동네에 찾아오는 순대 트럭.
가끔씩 퇴근길에 순대 트럭이 보였다.
참 신기하게 사 먹지 않아도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그냥 따뜻해졌다.
어느 날은 트럭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고 있기도 한다.
수영장에 다녀오면서 오늘은 그냥 사고 싶었다.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오늘은 그냥 사 먹고 싶었다.
그날 코코호도가 문이 닫은 데에 대한 아쉬움도 한몫했다.
그리고, 또 매일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 날을 누려야 한다는 생각도 한 몫했다.
3000원어치만 달라고 주문하고 트럭을 살펴보니 이 문구가 있었다.
“월요일에 찾아오는 순대 차”
아. 월요일마다 오는 거였구나.
매일이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월요일로 정해져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그래서 먼가 기분이 더 좋아졌다.
월요일이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그 사장님은 아실까. 사 먹지 않아도 사장님이 그날 그곳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기쁨이 된다는 것을.
그러고 보면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지 모른다. 설령 내가 모르고 있어도. 왜냐면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에.
우리도 누군가에게 존재만으로도 기쁨을. 설렘을. 안도를 주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굉장히 큰 존재일지 모른다.
그러므로 모두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오늘도 잘 살아가자.
내가 그곳에. 그때.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멋진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