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할수록 어려지는 것일까.
“다 부모가 못 키워서 그런 거지!”
순간 욱 하는 마음으로 입에서 나와서는 안될 말이 나오고 말았다. 흔히들 말씀하시는 ‘그러게 잘하지 그랬어’ 레퍼토리로 훈계를 듣고 있던 중이었다. 정확히는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만큼 별 것 아닌 걸로 넘어갈 수 있었을지도.
하지만 약해진 육신에는 이성도 함께 흐려지는 것만 같았다. 말끝을 흐리긴 했지만, 분명 부모님 입장에서는 상심할 만한 이야기였을 테니까.
그런데 반대로 무의식적으로 ‘탓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여기에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 특히 당신 마음에 들지 않는 아들로 자라난 것에 대한 원인을 오히려 탓하는 것이다.
분명 부모–자식 간의 상호작용이 현재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되돌릴 수도 없으며 서로 비난만 한다 해서 달라지는 것 하나 없다는 것을 모두 아는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하는 것이 한탄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나 자신이다.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어째서 그런 말을 입에 담았을까 하는. 차라리 침묵으로 일갈하는 것이 나았지 않았나.
근데 어쩌면 말이다.
그냥 이 한마디를 원 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 아들아.
이런 나, 그래도 괜찮은 거라고, 충분하다고.
그냥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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