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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사삭 Sep 18. 2022

조성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OP.18)

                                                                                                                     

오늘은 조성진과 핀란드 방송 교향 오케스트라(Finnish Radio Symphony Orchestra)와의 협연곡인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피아노 협주곡 2번(Piano Concerto No.2)"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 피아노를 치던 친구가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라며 들려주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LP음반으로 듣게 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은 왠지 모르게 우울한 정서가 있으면서도 마음 저 깊은 곳의 슬픔을 들추어내는 것 같다고 그 당시 생각했더랬죠.

                       

세월이 흘러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듣게 된 저는 그의 피아노 연주 속에서  "아련한 슬픔"과 "눈물 날만큼 아름다운 세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라흐마니노프는 생전에 4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는데, 대중에게는 2번과 3번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4세 때 작곡한 첫번째 교향곡에 대한 혹평과 사랑의 실패로 인해 우울증과 좌절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라흐마니노프는 치료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26세에서 28세의 나이_3년(1899~1901)에 걸쳐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완성하게 됩니다. (창작이란 것이 얼마나 지난한 인고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인지 느끼게 되는 대목입니다.) 그래서인지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들을 때마다 묘한 아픔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참고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과 더불어 러시아의 3대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하네요. 


악장의 구성을 보면  1악장은 모데라토(Moderato/보통빠르기), 2악장은 아다지오 소스테누토(Adagio sostenuto/느리게 각 음표를 충실히), 3악장은 알레그로 스케르찬도(Allegro scherzando/빠르고 경쾌하면서도 극적.해학적으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성진은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감정이 과잉되지 않으면서 절도 있게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곡을 자신에게 체화하면서 연주한다고 해야 할까요.. 연주를 듣노라면, 곡 자체가 조성진이란 피아니스트에게 녹아져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미세한 연주 부분에서는 마치 손가락이 하늘하늘 춤을 추듯 살포시 피아노 건반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다루고, 폭발적인 연주 부분은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단단하게 한음한음 눌러줄 때에는 충만감마저 있습니다. (연주 중 종종 두번째 손가락_검지로 피아노 건반을 오롯이 타건할 때가 있는데, 저는 그 진한 밀도감이 참 좋더라구요^^:)


https://youtu.be/aNMlq-hOIoc

                                                                  

(덧) 2악장 초반에 피아노와 클라리넷의 독주 부분이 있는데, 클라리넷을 연주한 사람이 클라리네티스트인 김한이랍니다. 김한은 조성진의 예원학교 1년 후배로 10대 청소년 시절 두 사람이 함께 연주를 한 적이 있답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얼마나 풋풋하고도 개구진지 그저 미소가 나온답니다.)


한국이 아닌, 먼 타국 핀란드란 나라에서 어른이 되어 협연으로 만나 연주하는 두 사람의 투샷과 연주를 보니 더 깊고 찡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연주하는 모습에서 순간 가슴이 저릿했습니다.^^: )      

https://youtu.be/G1LKv1Lj9g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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