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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사삭 Dec 24. 2022

조성진, 드뷔시 "달빛(Clair de lune)"

Suite bergamasque, L.75: III.

오늘은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의 대표적인 음악가 클로드 드뷔시(1862~1918)의 피아노곡인 "달빛"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프랑스어 사전을 찾아보니 Clair는 밝은 빛이란 뜻이고, Iune은 달이란 뜻이라고 나옵니다. (읽을 때는 "클레흐 드 륀느" 로 읽어주세요^^:) 


이 달빛이란 피아노 곡을 들으면 서늘한 공기 속에 달빛이 촘촘히 그리고 영롱하게 감싸주는 것만 같습니다.


드뷔시의 달빛은 "베르가마스크 모음곡(Suite bergamasque)" 4개의  피아노 곡 중 3번째 곡으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음악이죠. 베르가마스크라는 제목은 드뷔시가 이탈리아 유학시절에 여행한 "베르가모"지방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여행 당시의 인상을 가지고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중 "달빛"은 프랑스의 폴 베를렌이란 시인의 "하얀달(la lune blanche)"이란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1890년 드뷔시의 나이 28세 때 작곡한 곡입니다. 




저에게는 이 드뷔시의 "달빛"이란 곡에 작은 사연? 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인 8월..

제 인생에 있어 조성진 피아노 연주의 첫 직관인 연대 노천극장에서의 공연.

쇼팽 피아노 협주곡을 공연하게 될 조성진의 티켓을 어렵사리 구해 연주회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와중..근무하는 직장에 갑작스레 외부 평가 실사가 통보되었는데, 하필 실사하는 날이 연주회 당일에 잡히게 되어(그것도 우리 부서가 주최가 되는..--;;)그야말로 공연을 갈 수 있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섰던 것이죠. 

(평가 실사 날이 통보되던 날 전 정말 좌절?했습니다. 아 하필 왜 이날..하면서 말이죠..)


다행히 저는 평가 종료 후 급히 택시를 불러 공연장에 시간에 맞춰 겨우 갈 수 있었답니다. 

(그날 비가 그치고  날이 갤 수 있기를.. 그리고 시간 맞춰 공연장에 갈 수 있기를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요)


공연장에서 직접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을 들으며 감동에 벅차기도 하고,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처음으로 멀리서나마 조성진의 피아노 공연을 보니 이게 꿈인가 싶었습니다. (그렇습니다..꿈은 간절히 원하면 정말 이루어지나 봅니다.)


하지만...


저는 조성진의 앙코르곡인 "달빛"연주가 시작할 때 일어나야 했습니다. 극히 현실적인 이유에서요..공연장에서 집까지의 거리가 먼 관계로..그 수많은 인파를 뚫고 나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란 퍽이나 어려울터, 다른 이들보다는 일찍 나와야 집으로 가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귀가할 수 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앙코르곡은 뒤로 한채 일어나야만 했습니다. 


노천극장을 황급히 빠져나오면서 등뒤로 아련히 울리는 조성진의 "달빛"연주에는 묘하게도 슬픔과 기쁨이 함께 공존하더군요.(12시가 되기 전에 귀가?해야 하는 신데렐라의 감정 비슷한 것이라 해야할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정말 보고 싶었고 듣고 싶었던 조성진의 피아노 연주를 처음 조우했던 그날의 순간은 제 인생에 있어 잊지 못할 한 페이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https://youtu.be/U3u4pQ4WKOk

https://youtu.be/MgHieo91m_g

(덧) 조성진의 달빛 연주는 맑고도 투명한 피아노의 터치속에 풍부한 감성이 녹아져 있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따뜻한 "차()"같다고 해야 할까요..듣고 있노라면, 흐려져있던 마음이 정화되는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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