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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안에서 나를 돌아보면 답이 보인다

멀어진 인연은 스승

by 유주씨

비슷한 패턴으로 인간관계가 멀어진 걸 보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관계들이 나에게 알려주려는 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옮겨갔을 때, 마침내 분노와 원망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들의 잘못은 나를 깎아내리면서 자존감을 올리고 선을 넘었던 거다. 반면, 내 잘못은 관계에서 나의 선을 확실히 긋지 않고 그들이 선 넘어오는 걸 참아주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만하라는 말을 똑바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나의 선을 허용하고 묵인하는 것과 같았다. 이건 쌍방과실이다.




인간관계에서 나만의 선을 긋지 못한다는 건 자아가 약하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나도 남의 말에 휘둘리기 좋은 성향이 있었겠지만, 다행히 어릴 때 비해선 그런 말들에 상처받진 않았다. 그 비방들은 억지임을 알았고 상처를 주고 흔들고 싶어 하는 상대의 의도와 달리, 난 끄떡없었고 결코 스스로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 자세를 유지하며 스스로에 대한 자신과 확신이 자리 잡아갔고 결국 성장했다는 증거를 보여준 것이다.




흔들림 없는 성장은 없었고, 그 사람들이 내게 알려준 신호는 ‘이제 내 자아는 강하다.‘라는 것이었다. 맞서서 분노하고 맞비방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는 걸 정확히 파악했으며, 오히려 그들은 내게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 상황들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었고 단지 당신의 창과 나의 방패가 부딪쳤던 거다. 창도 방패도 그 상황에 맞게 자신을 지키기 위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당신의 창이 부러졌는지는 모른다. 확실한 건 내 방패는 뚫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나간 인연들은 원수가 아닌, 인생의 스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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