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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쥴줜맘 Mar 03. 2022

트리거가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천재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까?

내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이런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지는 명확하다.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각자 다르지만 보통은 현실과 기대의 간극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실의 나는 챙겨야 할 일과 성격이 다양하다. 이를테면 현실은 전주와 세종을 오가고 초등 3학년과 다섯 살 아이를 챙기며 직장을 다녀야 한다. 그러나 기대는 내 일생에서 가장 나 다움을 찾고 싶은 열정이 가득하고 아직도 호기심이 왕성하며 직장에서는 성과를 내며 스스로 자기 계발을 하고 싶어 한다. 나야말로 내가 처한 현실과 기대의 간극이 상당하다. 문제는 나의 시간과 에너지. 즉 보이지 않는 것들의 통제와 관리이다.


매일 같이 스스로에게 질문이 주어진다.

나에게 가장 명확하고 우선적인 관리의 객체는 시간이었다. 시간에 할 일을 부여하는 것. 몇 가지 실험에 들어가면서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것. 그리고 나에게 맞는 시간과 할 일을 매칭 하는 것. 큰 틀에서 루틴이 완성되면 루틴이 새로운 나를 만들고 새로운 나는 다시 새로운 루틴을 만들며 성장해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루틴과 과업에서 가재 눈을 뜨고 노리는 역할이 있다. 나는 트리거(방아쇠, 기폭제, 상장동력) 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가령 매일 경제신문 기사를 정리하고 기록하는 일을 한다고 해보자. 매일 같은 경제지표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또 사설을 읽고 중요한 부분에 체크한다. 정보는 매일 +1씩 적립된다. 정보 적립이 루틴이 되었다면 이대로 만족이 아니다. 매일 같은 정보가 데이터가 되도록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지표를 한 달간 모았다면 이 지표의 흐름을 분석하여 나에게 또는 누군가에게 유의미하게 만드는 일, 기사들 간의 교집합을 만들어 주제별로 묶어 수집하는 일, 그래서 그 기사가 나의 투자에 역할을 하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육아에서도 마찬가지다. 매일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하는 일은 현재 남편의 과업이다. 매일의 육아가 의미가 없는 일은 아니고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나의 임무는 더욱 명확하게 트리거이다. 2-3일에 한번 만나는 아이들에게서 성장의 흔적을 이전보다 명확히 느낀다. 가끔 만나는 엄마가 주말의 아이들의 행동과 말투를 기억하고 좋아진 점을 잊지 않고 칭찬해주면 아이들의 인정 욕구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 또 아이들에게 하는 훈계에 있어서도 더욱 단호하다. 그리고 다시 며칠의 시간이 주어진다. 아이들은 그 시간 동안 기회를 얻는 것이다.


사실 직장에서 가장 필요한 자질이다. 트리거! 모두가 하는 일을 빠뜨리지 않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가끔 함정에 빠져 힘들어지는 때가 있다. 하루 종일 일은 열심히 하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를 때 드는 생각. 그것이 간혹 우리를 매너리즘에 빠지게도 한다. 업무와 관련한 메일함을 여는 순간 중요하지 않은 급한일에 매몰되어 버린다. 그래서 나는 아침시간에 급하지 않은 중요한 일을 반드시 처리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제출기한이 정해진 보고서 정리보다는 왜 이 일을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업무 시작 전에 반드시 갖는다. 그 후에 어제 고민하고 수정한 업무 내용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한다. 아주 기본적인 법령들을 찾아보거나 단어의 뜻을 검색하고 지금 이 일을 다르게 접근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시각화한다. 이것은 내가 하는 일을 다른 이들과 차별화시킨다. 결과에 출구가 있기 때문이다.


성실함이 최고의 미덕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성실+아이디어는 천재를 만든다. 아이디어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내가 이미 99를 수행하고 있을 때 100이 되는 것이다. 1을 추가해서 밀도를 높이자. 우리는 모두 천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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