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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지 Aug 02. 2024

날 것의 완전함, 튜닝의 끝이 순정인 이유

그래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지난번에 썼던 행복에 대해 깨달음을 얻은 글이 생각보다 인기가 없었다. 나한테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180도 바뀐 엄청난 깨달음이었는데,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그건 내가 정말 치열하게 살았고, 스스로 인정할 만큼의 뭔가를 이미 이뤄본 사람이니까.. 그게 나한테나 큰 깨달음인 거지 다른 사람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은 나같이 시행착오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적은 글인데 (욕망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남들과의 비교로 한을 쌓고, 자격이 없다고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공감하기 어려운 글이라고 하니 조금 서운했다.


그러던 와중에 소울 프렌드 로지 (구 율밤님) 에게 은근히 이해를 강요한 결과 ㅋㅋㅋ (사실 로지도 처음에 말했을 땐 내 말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엉뚱해 보이는 질문을 했으니까..) 열심히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하면서 깨달은 내용을 스스로의 상황에 맞는 넘나 멋진 웹툰을 그려주었다 (이것도 그 깨달음을 그림으로 그려줘야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요청(강요) 했다ㅎ). 이번 편은 진짜 레전드.... 지금까지 그렇게 방황하다가 갑자기 득도한 거니?? ㅎㅎ 싶을 정도였다.  행복한 것이 다가 아니라


특히 그림에서 이 부분은 너무 좋아서 그대로 옮겨 적고 싶다.


어쩌면 내가 평생 동안 믿어온 명제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난,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므로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욕망은? 내 최선의 모습이 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지금.. 이 상태를 받아들여야 해.
위선 떨며 정신승리하거나, 수치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그래, 난 굴욕적인 일도 해야 하는 그 회사에 다니고 있어.
숨길 수 없이 그게 나다. 나를 둘러싼 수치스러운 과거도 특징도.. 모두 나다.
수치에 집착해 나아가지 못하거나, 수치스러운 게 아니라고 스스로를 속일 것이 아니라,
수치를 인정하고, 허용하고,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야. 그러므로 나는 내 시험지를 받아들고 여기서부터 진지하게 임하기로 했다.

그런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왜 꼭 이 문제였어야만 했나요?" "저도 저 사람처럼 멋지고 힙한 시험 문제 일순 없나요?"

그건 나중에 묻기로 하고, 난 이제 내 시험지를 풀려고 한다.
내 시험지에 출제된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것을 간절함의 연료로 쓰는 거야.
목적은 내가 가야 할 길을 가는 것이다. 그것은 성취가 곧 끝은 아니라는 이야기.
여기서 더 나아가 미완이 있었기에 완이 있다지만,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기에 또 변화가 온다면, 난 다시 기꺼이 또, 바닥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롱런하기 위해선 무엇이 중요할까?


그리고 또 이하영님의 더 바이브라는 책에 나온 글귀들을 보내줬는데, 내가 썼던 글을 이렇게 잘 표현해 주시다니 싶은 표현들이었다.


수행을 통해 삶의 틈을 벌리다 보면, 결국 360를 돌게 됩니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그제서야 알게 됩니다. 마음공부를 하기 전 '날 것의 완전함'을 아는 것, 이것이 깨달음입니다. 노력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닙니다. 노력 전에도 완벽한 존재입니다.
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고, 지금은 결과에서 펼쳐진 과정이기 때문이다. 원인, 과정, 결과를 모두 허용할 때 결과도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것을 아는 것이 마음공부의 핵심입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나'로 살길 원합니다. 원하는 삶이 펼쳐지길 기도합나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나를 허용하지 않기에 미래의 나도 허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미래도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


 내가 지난 글에서 말하고 싶었던 내용을 딱 6문자로 이렇게 표현하셨다. 날 것의 완전함...그렇다. 나는 12년 전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에 살던 나도, 이미 완전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 거였으니까. 진정한 승자는 나를 괴롭히는 최선을 다해 봤는데 실패하고, 그럼에도 결국엔 이룬 사람이 아니라, 굳이 스스로를 그렇게 괴롭히지 않고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나는 진정한 승자는 그렇게까지 내가 망가질 정도로 필사적으로 안 하고도 그 사실을 깨달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마침 비슷한 내용으로 세바시 강연을 했던 이혜성 전 아나운서가 마지막에 공유한 케이틀린 시엘(Caitlyn Siehl)의 '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It is not your job) 정말 너무 좋았다.


어린 딸이 당신에게
자신이 예쁘냐고 묻는다면
마치 마룻바닥으로 추락하는 와인잔 같이
당신의 마음은 산산조각 나겠지.
당신은 마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싶을 거야.
당연히 예쁘지, 우리 딸. 물어볼 필요도 없지.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발톱을 감추고,
딸아이의 양어깨를 붙들고서는
심연과도 같은 딸아이의 눈 속을 들여다보고는
메아리가 되돌아올 때까지 들여다보고는
그러고는 말하겠지.
예쁠 필요 없단다. 예뻐지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

케이틀린 시엘(Caitlyn Siehl)의 '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It is not your job)


로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어쩌면 현재 부족해 보이는 위치조차, 완벽한 퍼즐 조각이라고 했다. 늘 결핍이라 생각했던 가정 환경 역시도 나를 완벽하게 나답게 하는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 이런 관점의 전환을 했다는 건, 너무 짜릿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을 느껴 무기력해지거나, 불안함을 가지고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현실의 나와 되고 싶은 나 사이에서의 괴리감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지금의 내 모습이, 미래의 내 모습이 되기 위한 완벽한 퍼즐 조각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현재 있는 그대로 불완전해 보이는 나를 수용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으니까..!


그러고 보니, 나도 남편과 사귀기 전에 자라온 가난했던 환경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기는 집이 너무 가난해서 14살 때부터 알바해서 용돈을 벌었다고 했다) 정말 놀랍게도 내 안에서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뭐야 이 남자. 남들이 보기엔 비루해 보이는 그 조건조차, 나를 위해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이잖아?라는 것이었다... (누가 보면 약간 미친 생각 같지만 말이다)


그래서 만약 내가 2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사실 그건 불가능하니까)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인생을 더 만족감/행복감/충만함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걸까?  그건 "나에게" 중요한 진짜 가치를 아는 것이다. 근데 이건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는 것일까? 뭔가를 해본 경험들을 복기해 보면서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적어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의 리스트 중 일부..


1. 나는 멈춰 있을 때가 아니라 성장할 때 행복하다. 그 길이 고통일지라도. (결과가 아니라, 나 스스로 최선의 모습이 되는 그 과정이 중요한 것)

 예를 들면, 회사에서 어려운 일/문제를 해결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있다. 마치 고생 고생해서 (때론 싸우기도 하며) 동료들이랑 같이 산을 등반하고, 정상에서 느끼는 평화랄까? 이게 워커홀릭이라든지 성취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번아웃이 없고, 다 하고 나서 공허해서 무작정 또 다른 것을 찾거나 하는 게 아니라, 뿌듯하고 평화롭고 그런 긍정적인 기분을 느낀다. 이건 돌돌콩님이 5분 둥동안 요약한 자기계발에 대한 내용 첫 번째를 보시면 이해가 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통이 나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우리 영혼은 행복하고 싶은 만큼이나 고통을 좋아할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기꺼이 선택할 수도 있다.  사람의 뇌는 고통을 느끼는 만큼 그 고통에서 빠져나왔을 때 극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으니까. 또한 경험상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 또한 내가 겪어본 만큼 공감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통은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하고 매력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2. 그냥 어떤 목적 없이, 그 과정 자체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나에게 허락할 때 행복하다. (단, 그 일 이후에도 내 기분이 좋아야 함).

 나 스스로 나를 규정하는 정체성이 뭐냐고 했을 때, 회사 이름이라든지, 내가 하는 업무라든지, 내가 얼마를 번다든지 하는 그런 것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나 스스로 생각하기에 내가 생각하는 나는, 전략가이자 아티스트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큰 그림을 보고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법을 알려줄 수 있는 것, 글을 쓰거나 멘토링을 할거나, 특강을 할 때 행복하다. 내가 나로서 있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하는 것은, 돈을 떠나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다. 여기서, 유튜브 쇼츠 보기라든지, 맛있는 것을 먹는 것들과의 차별점이라면 그걸 하고 나서도, 내 기분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튜브 쇼츠를 보더라도 운동을 하면서 보고, 맛있는 것을 마음껏 먹더라도.. 운동을 빡세게 하고 나서 먹는 것을 때 더 기분이 좋다 나는.. 짧은 그 순간의 쾌락이 아니라, 그걸 하고 나서의 행복까지 감안하는?)   


3. 내 직관을 따르며, 취향을 알고, 언제든지 나 스스로 기분 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있을 만큼의 돈을 내가 벌 때 행복하다.

 나는 어떤 일을 하든지 내 마음이 불편한 선택은 애초에 잘 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어려운 인생, 굳이 내가 내 팔자를 스스로 꼬지는 않는 인생 치트키랄까).  특히 사람을 만날 때도, 돈을 벌 떼도 마찬가지이다.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과 돈과는, 그 돈을 그냥 안 벌고 말지 인연을 맺지 않겠다는 주의이며, 궁극적으로는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을 만큼의 경제적 능력을 나에게 주기 위해서 그렇게 치열하게 내 몸과 마음과 시간을 갈아 넣고 노력해 왔단 것이다. 불안전함은 있는 그대로 수용하되, 여전히 욕망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왜냐? 그 표현을 기가 막히게 잘한 김훈 작가의 산문의 글로 대신 적어 본다.


이 세상에는 돈보다 더 거룩하고 본질적인 국면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얘야, 돈이 없다면 돈보다 큰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불가능하다.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물적 토대가 무너지면 그 위에 세워놓은 것들이 대부분 무너진다. 이 사태는 인간의 삶의 적이다. 이 경험칙은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공히 유효하다. 돈 없이도 혼자서 고상하게 잘난 척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말아라. 추악하고 안쓰럽고 남세스럽다.

이 세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든 먹이 속에는 낚싯바늘이 들어있다. 우리는 먹이를 무는 순간에 낚싯바늘을 동시에 물게 된다. 낚싯바늘을 발라내고 먹이만을 삼킬 수는 없다. 세상이 그렇게 어수룩한 곳이 아니다. 낚싯바늘을 물면 어떻게 되는가. 입천장이 꿰여서 끌려가게 된다. 이 끌려감의 비극성을 또한 알고, 그 비극과 더불어 근면해야 하는 것이 사내의 길이다. 돈과 밥의 지엄함을 알라. 그것을 알면 사내의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는 것이고, 이걸 모르면 영원한 미성년자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


관련해서 돈이 자유를 선물하다고 이야기 한 홍진경님 인터뷰

내가 돈을 어느 정도 벌고 나서, 오롯이 나를 위해 가장 먼저 소비한 것은.. 명품 가방을 사는 일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 세 시간 동안 청소, 빨래, 화장실 청소 같은 집안일해 주시는 분을 고용한 일이었다. 지금까지도 내가 돈을 벌면서,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는 소비이다. 내 눈이 닿는 집안의 구석구석이 정갈하고 깨끗해지는 일에 돈을 쓸 수 있는 것이야말로, 내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진정한 럭셔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홍진경 님이 남들이 우습게 봐도, 스스로 자존감을 갖는 방법 스이라고 이야기해 주신 것이기도 하다.


4. 나는 내 역량에 맞는 시간 관리를 할 수 있고 (거절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있는 것, 남에게 No라고 말할 때, 사실 그게 나에겐 Yes라는 사실), 언제든 내 기분을 스스로 전환할 수 있을 때 행복하다.

내가 상황에 맞게 듣는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게 하는 플레이 리스트들           

아침에 회사 일을 시작하기 전, 일찍 일어나서 좋아하는 까페에서 글을 쓰며 나만의 1시간을 가질 때        

내 기분을 전환하는 향을 가진 핸드크림을 바르고 일을 시작할 때            


5. 내 몸(근육량, 체지방률)에 대한 통제권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을 가지고 있으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가라지 않고 먹을 수 있을 때 행복하다.

*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면서 체중 유지하는 법에 대해 핵심을 담은 김나영님의 체중 관리 영상

일이 바빠서 운동을 못 하거나 몸이 아플 때는 살이 찌더라도, 언제든 나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몸무게를 돌아갈 수 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바디프로필 찍을 때   복근이 생긴 것, 그리고 그때 받은 PT 덕분에 헬스장에서 근육 운동을 혼자 운동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살이라도 젋을 때 스스로 임계치를 넘는 몸을 만들어 보는 건 중요한 것 같다.


오늘 글은 지난번 행복에 대한 깨달음에 대한 후속 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정리해 보면,


1. 현재 내 불완전한 모습조차(어떤 조건에서도), 실은 더할 나위 없이 완전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수용한다. (그게 너무 납득이 안 될 정도로 어렵다면, 반대로 그냥 내 인상 어차피 망했다.라고 생각하고 거기서부터 받아들이고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이 깨달음이 너무나 중요한 이유는 그래야 남들과 비교하거나 과거의 나처럼 독기나 한을 가지지 않고도, 불안함을 덜 갖고 계속해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며,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정녕 필요한 돈은 얼마일까를 생각해 본다. (그게 사실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이거는 슈카님의 가치 상실의 시대를 보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물론, 집은 의식주라는 필수재라는 면에서, 영상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개인에게 중요한 가치를 생각해 보는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3.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를 지키면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리스트를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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