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된 뷰파인더로 바라본 유럽
2년도 더 된 글을 끌어올려왔다. 일기 형식으로 블로그에 담아뒀던 글이다. 코로나는 이제 예전일이 되어버렸지만, 코로나에 허덕이던 그 시절의 일기도 옛일이 되어버렸다.
유럽여행기다.
사진은 필름카메라와 폰카메라가 섞여있다.
필름카메라는 Canon AE-1으로 촬영했고
폰카메라는 iphone 8이다(5년째 쓰고 있는).
인천 공항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찍은 첫 사진. 저 멀리 태극기가 펄럭인다. 한겨울, 사람들은 패딩을 입고 있다. 차 트렁크 뒤로 작은 캐리어 3개가 보인다. 공기가 차가워보인다.
목차
1. 여행기를 쓰게 된 이유
2. 개략적 여행 스케줄
3. 비행기 표 예약
4. 탑승 수속
인천 공항 F칸. 저 멀리 초록색 Alitalia 창구가 보인다. 탑승 수속을 기다리며 찍은 사진. 12시 2분전. ISO 수치를 잘못 건드려서, 사진이 어둡게 찍혔다.
코로나 시대.
유럽은 지금 매일 매일이 전쟁이다. 최다 코로나 감염자 수치를 연일 갱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유럽 여행을 갔다오기 전까지만 해도, TV에 영국이 나오든, 프랑스의 고풍스러운 거리가 나오든, 스위스 산자락이 나오든
내 알 바 아니었다.
유럽을 갔다온 뒤부터는 국제 뉴스에 유럽이 나오면
'혹시 내가 갔었던 곳인가'
하고 한번이라도 더 눈길이 가게 된다.
코로나가 터지고, 유럽 여행을 계획하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티켓을 취소하고,,
다녀온 지 거의 2년이 다 되어 가지만(2019년 1월)
그 때 다녀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이도 그렇고, 지금 세상을 보면 더더욱 그렇고.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유럽 여행 기억들을 어디에다가든 얼른 펼쳐놔야 더 까먹지 않을 것 같아 이렇게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디테일한 부분들은 조금씩 잊어가겠지만 오래 기억하고 싶은 부분들은
더 이상 기억 저편으로 날려보내고 싶지 않아서.
여행을 떠나기 전 6개월 정도는, 정말 거지같이 여행 자금을 마련했었다. 시간표는 9시 ~ 13시까지 15학점으로 채워뒀다.
오후 시간은 일부러 비웠다. 오후에는 13시부터 19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 달에 2번 정도는 토요일에도 출근했다.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한 날이 많았다. 컵밥이나 삼각김밥, 편의점 빵&우유 등으로 간단하게 때웠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굳이 유럽을 가야하나?' 싶은 현타가 오는 날도 많았었다,,
월급은 80만원 정도 나왔고, 그렇게 6개월을 모은 돈과 이것저것 단기알바로 모아둔 돈을 포함해 500만원 정도의 여행자금을 마련했다.
군대 휴가를 나와 기습적으로 친구들과 남해로 여행을 갔었다. 5월이었다. 그 게스트하우스에서 어떤 30대 남자 분을 만났었다.
저녁에 맥주를 한 잔 하다가, 그 분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전역하면 꼭 유럽여행 가세요. 돈이 없으면 빚을 내서라도 가야 돼요."
평범하기만 했던 내 대학 생활을 다채로운 물감들로 덧칠할 수 있었다.
지금은 내 일상이 너무도 평온해서 과거에 다채로웠던 기억들을 조금 끄집어 내고 싶어졌다.
이제야 과거를 돌아볼 여유를 좀 찾게 됐다. 취직도 해서 이제 좀 숨을 돌릴 새가 생겼다.
이 블로그를 열게 된 근본적 이유이기도 하다.
100번도 넘게 고쳤던 스케줄 표. 30박 31일짜리.
굉~장히 긴 여행이었다.
머릿속에 가장 강하게 남는 나라들은 아무래도 서유럽 국가들이다.
런던, 프랑스, 스위스
후반부 나라들로 갈수록 체류 기간이 짧아서 그 도시를 흠뻑 빨아들일 만한 여유가 없었던 같기도 하다.
매일 영하를 때리는 기온 때문에 몸이 너무 지쳐 있었다.
스카이 스캐너를 접속한다.
서울~런던을 찍어봤더니 최저가가 700,000원 정도다.
나는 500,000원 대에 비행기 표를 구했었다.
9월쯤 예매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여행을 떠나기 3~4개월 전이었다.
[비행기 표 싸게 예매했던 팁]
1. 요일을 이리저리 찍어보고, 가장 싼 요일대를 잡아 둔다.
나는 수요일에 떠나서 목요일에 돌아오는 코스를 잡았다. 주말을 끼게 되면 비행기값이 말도 안되게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2배까지도.
2. 6개월 전에 예매한다고, 1년 전에 예매한다고 비행기 표가 싸지는 게 아니다.
항공사마다 프로모션이 있다. 여행 3~4개월 전에 운 좋게 프로모션이 열린 기간에 표를 구하게 됐다.
3. 유튜브 열듯, 습관적으로, 여유를 갖고 찾아보자.
느긋하게 찾아봐야 한다. 괜히 급하게 예매했다가, 수수료 때문에 예약 취소도 못하고, 이후에 생긴 좋은 프로모션을 놓칠 수도 있으니.
코오롱 백팩(배낭여행용)과 소형 캐리어. 큰 백팩을 매고 다니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큰 백팩을 사려니 30만원을 줘야했다. 중고나라에서 찾아도 족히 15만원은 줘야 괜찮은 수준의 가방을 살 수 있었다. 중고나라에서 찾아보다 3만원짜리 용량 큰 백팩을 구매했다.
여행을 떠나기 3일 전에 도착했던 가방.
탑승 수속 시 준비물
- 예매 확인서 : A4로 뽑아서 Alitalia 창구에 제출하면, 티켓을 뽑아준다.
집에서 미리 프린트해오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인천 공항에도 컴퓨터와 프린터가 구비돼 있다.
티켓은 총 두 장이 나온다.
첫 번째 것은, 서울에서 로마로 가는 편이고
두 번째 것은, 로마에서 런던으로 가는 편이다.
환승을 했기 때문에 두 장이 나온다.
AZ 759편을 이용했다. 13:55 출발.
언제봐도 인천공항 내부 사진은 사람을 설레게 한다.
플랫폼으로 가는 길.
설레는 마음으로 캐리어를 끌고 간다. 대리석 바닥이라, 캐리어 바퀴가 잘 굴러간다.
(배낭을 수하물로 부치고, 소형 캐리어를 비행기에 실었음)
공항 패션. 아니, 비행기 패션은 최대한 편한 복장으로.
이탈리아 넘버 1 항공사.
Alitalia.
우리나라로 치면 대한항공 급(?) 정도 되려나?
근데 왜 이렇게 자리가 좁은 건지..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