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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크웰 Nov 30. 2022

처음으로 도전한 홈쇼핑 런칭 방송에서 전량 매진

방송 당일 아침부터 나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있었다. 방송 시간은 저녁 10시였으나, 아침 일찍 출근하여 당일의 준비물들을 다시한번 꼼꼼히 점검하였다. 여기서 준비물이라 함은 생방송 홈쇼핑 스튜디오 현장에 진열할 제품 약 50여개와 쇼핑호스트가 설명할 때 사용하는 정보성 판넬이다.

특히, 쇼핑호스트가 직접 손에들고 설명하는 판넬의 경우는 방송 한달 전부터 기획회의를 통해 미리 공유하여 공부하고, 포인트를 잡아 다듬는 등 자연스러운 설명과 효과적인 소비자 이해를 위한 최적화 작업을 거친다.

물론 쇼핑호스트가 미리 제품을 사용해보고, 제품에 대해 충분히 숙지를 한 뒤 상세하면서도 친절하게 설명하는것이 중요한데, 제품에 대한 포괄적인 설명에 대해서는 유통사가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모든 정보를 쏟아내는 심정으로 자료를 준비해야만 한다.

이를 토대로 담당 MD는 핵심을 짚어내는 기획을 하고, 촬영 감독은 효과적인 화면 구성을 연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쇼핑호스트의 생생한 설명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구매 설득력 높은 방송이 될 수 있는것이다.

앞서 수차례의 미팅과 충분한 제품 정보가 오고갔기 때문에, 방송 당일 유통사가 해야할 일은 많지 않다. 그리고 방송 전에 이미 필요 물량을 홈쇼핑사 물류센터에 입고시켜 둔 상태였다.

물론 제품을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미국 현지 제조사의 생산 과정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연락하여 확인해야 했으며, 크고 작은 사정으로 일정보다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제조사 뿐 아니라, 수출 과정에서의 항공편 스케쥴 변동 및 수입 과정에서의 검역과 통관 절차 등 모든 면에서 일정이 늦어졌다. 사실 일이라는게 예상보다 빠르게 처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 들여오는 직수입 완제품이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서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감안해야만 했다. 비지니스에서는 시간이 곧 돈이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증가하면서 방송 일정이나 목표 수익을 맞출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컸다. 다행히 방송 전 제품을 입고할 수 있었고, 모든 사전 샘플링 검사에서도 문제 없이 통과되었다.

방송 시간이 오후 10시로 편성된것도 운이 좋았다. 기본적으로 시청율이 가장 높은 프라임 타임이기도 하고, 당일 예상치 못한 특이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도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사 내부에서도 기대 매출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했다.

나중의 일이지만, 방송이 워낙 많을때에는 정신없이 현장을 뛰느라, 새벽방송 현장에 도착해서야 제품을 빠뜨리고 오게된 사실을 알았다. 긴박하게도 사무실에 돌아갈 시간은 없었기 때문에 밤 12시임에도 근처 거주하는 직원을 출근시켜 택시를 타고 올림픽대로를 달려오는 등 심야에 난리법석으로 해결했던 해프닝도 있었다.

방송시간 1시간 전 해당 스튜디오가 개방된다. 가장 먼저 스튜디오 비주얼을 담당하는 VMD가 도착하여 제품을 진열하고, 무대를 세팅한다. 각종 소품으로 뚝딱뚝딱 멋지게 세팅하는 과정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아사이베리 분말을 접시에 쏟아놓고 스푼을 하나 꼳더라도, 뭔가 굉장히 세련된 느낌으로 해내는것에 놀랐다.

다음으로는 심의팀에서 도착하여 쇼핑호스트가 사용할 설명 판넬을 점검한다. 당초 심의팀에 보고된 내용 그대로가 맞는지, 허위 과대광고 등에 해당하는 부적절한 표현은 없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최초 방송 기획안과 동일한 내용인것이 확인되면 뒷면에 심의필 도장을 찍어주고 돌아간다.

이부분에서 방송 심의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홈쇼핑 방송 관계자들 중 특히 MD 및 쇼핑호스트는 판매 실적이 곧 본인의 능력이기 때문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가끔 의욕이 과하여 표현이 불가한 단어나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큰 틀에서 설명의 취지 자체가 선을 넘어 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부분은 워낙 중요하면서도 방대하여 별도의 챕터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스튜디오 세트가 준비되는 과정에서, 촬영 감독 및 스텝들이 도착한다. 방송 장비를 켜고 조명을 세팅하면서, 제품이 최대한 돋보이는 구도를 찾는다.

마지막으로 쇼핑호스트가 도착한다. 헤어 메이크업을 하면서도 방송 멘트를 계속 연습하기 때문에, 옆 대기실부터 소란스럽니다. 그만큰 에너지가 대단하면서도, 방송 활력의 중심이 된다.

최대한 자신있는 모습을 보여야만,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담당 MD가 도착한다. 담당 MD는 이 제품의 런칭을 최초로 기획한 사람이기 때문에, 총괄 프로듀서와 같다. 모두 그의 계획에 맞아 떨어져야 한다.

5초전, 4초전, 3초전, 2초전, 1초전 큐! 사인이 떨어지고 방송이 시작된다.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현장의 대형 스크린에는 전화문의량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소비자의 반응에 맞추어 방송 순서, 멘트, 화면전환, 반복여부 등이 실시간으로 결정된다.

사실 방송 시작 5분 10분이면 당일의 판매량은 어느정도 예측된다. 다행히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콜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담당 MD도 내부 공유화면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설명해준다. 평소 동시간대보다 높은지 낮은지 말이다. 시작이 좋았다.

MD는 방송 중간중간 소비자의 반복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여, 쇼핑호스트에게 전달하고 바로 소비자의 구매 망설임을 해소해준다. 이때 업체 관계자도 빠르게 협조해야만 한다. 소비자는 매우 예리하면서도 중요한 질문을 했다.

방송이 중반을 넘어갈 때, 실적이 좋으면 이후부터는 매우 쉽게 흘러간다. 쇼핑호스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현재의 판매수량을 어필하기 바빴고, 화면 효과도 빵파레가 울리는 등 분위기를 매진으로 몰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일 방송은 결국 완벽한 매진으로 매우 성공적이었다. 런칭 방송에서 매진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모든 담당자들의 얼굴에 미소가 띈다. 담당 MD도 상황실에서 빠르게 내려왔고, 우리에게 다음 물량이 언제 준비되는지를 물어왔다.

그렇다. 그렇게 우리의 제품은 최초의 홈쇼핑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김준범 대표님에게도 매우 기쁜 날이었고, 나와 동료들 역시 매우 보람된 날이었다. 우리에게 이런 날이 오다니. 온라인 주문 폭주때 보다도 큰 도전이고 자극이었다.

현황판에 찍혀있는 매출액을 보고 다시한번 놀랐다. 공식 집계매출액 약 5억원. 그렇다. 프라임 타임의 매출액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이것이 홈쇼핑 유통의 매력이다. 우리는 그렇게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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