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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읽고 쓰다

소금

보고 싶습니다ᆢ

by 춤추는 금빛제비

소금
문무학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어머니의 손이다

그 손으로
소금을 찍어
간을 맞추기 때문이다




처음엔 그냥 따뜻하다고만 느꼈다.
그런데 두 번, 세 번 읽을수록, 마음 한쪽이 조용히 저려온다.

‘무거운 손’이라…
그 무게는 아마 짐의 무게가 아니라
살아온 세월의 무게일 것이다.

소금 한 꼬집으로
가족의 하루를 맞추던 손,
짠맛 하나로 생을 버텨오던 손.

그 손끝에서
사람의 마음도 간을 배웠을지 모른다.

이 시는 길지 않은데 오래 남는다.
짧은 문장들 사이에
익은 햇빛처럼, 식은 밥처럼
어머니의 온기가 남아 있다.

읽고 나면,
입안에 소금 맛이 남는다.
살짝 짠데, 그게 이상하게 따뜻하다.

명절이 지나고 집 안이 잠잠해질 무렵이면
문득 그 손맛이 더 그립다.
식탁 위 소금 한 알에도
그 시절의 냄새가 스며 있는 것만 같다.

그리움이란,
결국 다시 맞출 수 없는
그 간의 온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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