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어날 나
아침부터 단지 안이 부산하다.
전지 작업이 시작되자, 울창했던 나무들이 순식간에 속살을 드러낸다.
잘려 나간 가지들은 인도 위에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사이로 햇빛이 흩어진다.
한때는 이 광경이 안쓰러웠다.
굵은 가지가 떨어질 때마다 나무가 소리치는 것 같았다.
그런 착각이 들 만큼 생생했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본다.
아픔을 견디며 더 깊이 뿌리를 내리는 일,
그게 나무의 성장이고, 어쩌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할 것이다.
겨울이 이제 문턱을 넘어섰다.
앙상한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린다.
그 가지 끝마다 봄의 자리를 미리 비워두듯,
나도 이제 내 안의 가지들을 정리하며 다가올 계절을 맞이한다.
그리고 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