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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해고

다보스에서 당신의 운명이 결정된 날,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by 카르노
202X년 X월,
다보스에서는 당신에 대한 사형선고가 내려졌다.
당신은 아직 모르고 있지만.


당신이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커피를 마시며 뉴스를 확인하고 있을 그 순간, 스위스 다보스의 눈 덮인 산장 깊숙한 곳에서는 당신의 운명이 결정되고 있었다. 역사는 이곳을 기억할 것이다. 인류의 미래가 결정된 장소로. 하지만 그 결정은 인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주인들—월스트리트의 거물 투자자들과 실리콘밸리의 기술 예언가들, 그리고 포춘 500대 기업의 CEO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몇 년간 그들의 입을 채웠던 미중 리스크공급망 같은 단어는 이제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들의 눈은 더 이상 태평양 건너의 경쟁자를 향하고 있지 않았다. 그들의 서늘한 시선은 자신들의 제국 내부, 바로 당신과 나, 우리 같은 인간 대리인을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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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회한 헤지펀드 매니저가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승전보를 알리는 장군처럼 우렁찼다.


여러분, 250년간 이어진 내전이 마침내 끝났습니다.


그가 말한 내전이란 바로 경제학에서 말하는 대리인의 문제(Principal-Agent Problem)였다. 주인대리인 사이에 벌어져 온, 신뢰와 배신의 지독한 역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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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픈 공상가입니다. 과학과 수학이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어떻게 부강하게 만들었는지 답을 찾고 있습니다. 문과와 이과를 통합하는 융합교육을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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