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AI를 아시나요?
소버린 AI 란? 주권을 뜻하는 소버린(Sovereign) + 인공지능(AI)의 합성어로 국가 자체의 데이터와 인프라, 역량을 가지고, 그들만의 언어와 문화 등의 가치관을 반영한 인공지능을 말합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지난 2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정부 정상회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두가 인공지능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모든 국가는 자신만의 인공지능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소버린 AI의 개념이다."
특히 그는 한 국가의 데이터는 자기가 소유해야 하고, 그 소중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가공해서 자국에 맞는 인공지능을 외부의 제 3자가 아닌 스스로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젠슨 황은 소버린 AI라는 개념을 "국가" 관점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각국이 자국의 인공지능 역량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었지만, 이제는 산업, 기업, 그리고 개인에게까지 그 개념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소버린 AI는 특정 국가를 넘어 기업과 같은 대규모 조직에서부터 소규모 조직까지 필요에 맞춰진 AI 시스템을 소유하고 개발하며 활용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산업에는 모든 바이오 지식들과 정보, 법규 등 제약사항부터, 환자의 정보까지 가지고 있는 의료계의 절대 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입니다. 의료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동차, 건설까지 모든 산업에서 저마다 특화된 AI가 생겨날 것입니다.
이때 AI의 주권을 갖는 주체는 언어나 문화뿐 아니라, 특정 지식과 목표를 가진 집단이 될 수 있으며, 이 AI를 소유하고 활용하는 집단 또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집단 또는 사람 간의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현재 소버린 AI를 주도하는 플레이어들은 누굴까요?
맞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주로 빅테크 기업과 일부 국가들이 이끄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선도 기업들은 독자적인 AI 모델을 구축하면서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죠. 대표적인 예로, 프랑스의 미스트랄 AI를 들 수 있습니다. 미스트랄 AI는 '르 챗(Le Chat)'이라는 자체 생성형 AI를 개발했는데,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유럽 언어로 검색과 분석을 할 수 있어 유럽 사용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AI는 삼성전자, 엔비디아, 네이버 등 주요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약 1조 원의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자체 AI 주권이 있는 기업 vs. 그렇지 않은 기업
AI 주권 기업은 더 이상 외부 기술에 의존할 필요가 없고, 자사 환경에 맞춘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AI를 통해 의사결정이 더 빨라지고,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며, 업무의 효율성도 극대화될 것입니다. 이 점에서 소버린 AI를 보유한 기업들은 분명 큰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입니다. 반면에 AI 모델을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어떤 상황에 놓일까요? 같은 산업에서 개발된 AI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거나, 생산성을 낮추거나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이러한 효율성과 생산성의 차이로 인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세계적으로 동일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샷이라는 중국 AI 스타트업은 1조 3300억 원에 달하는 사상 최고의 펀딩 기록을 세웠습니다. 문샷 AI는 중국어 처리에 특화된 '키미'라는 챗봇을 개발했으며, 알리바바가 약 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죠. 인도의 최초 LLM기업 크루트림은 힌디어, 타밀어 등 10가지 이상의 현지어를 지원하는 LLM을 출시했고, 핀란드의 사일로는 북유럽 언어 기반 AI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각국이 자국의 언어와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AI를 개발함으로써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독도
한국어로 물으면 한국땅, 일본어로 물으면 일본땅
한국에서도 네이버가 자사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 시리즈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AI를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느끼시겠지만, 이런 점에서 소버린 AI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문화적 독립성과 국가 정체성 보호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요? AI는 점차 산업과 기업에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들은 분명히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며,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AI가 우리의 일상과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으로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별 팀, 그리고 개인들까지도 스스로 주권을 가진 AI를 통해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겠죠. 앞으로 AI는 기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며,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산업의 판도가 바뀔 것이고, 조직과 개인의 경쟁력에 엄청난 차이를 불러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GPU는 인공지능이 더 빠르고 더 높은 효율로 계산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도구입니다. 게임의 그래픽 성능을 높여주는 장치에서 시작된 GPU는 최근 10년 동안 그 성능이 약 1,000배* 증가하였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보다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말은 반대로 보면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한다는 의미입니다. GPU는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화한 뇌는 학습의 대상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원합니다.
GPU를 우리 뇌에 비유한다면,
비어있는 뇌가 학습할 대상은 '데이터'이다.
기업은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자체 보안 데이터, 정보, 지식, 그리고 기업문화 등을 디지털화해야 할 것입니다. 데이터를 가진 기업은 소버린 AI 수준을 이룰 것이고, 데이터가 없는 기업은 기술이나 문화가 점차 보편화될 것입니다. 데이터에 대한 주권도, 인공지능에 대한 주권도 없는 기업이 됩니다.
데이터는 언어, 문화, 지식, 역사를 체계화하며,
각국은 데이터 주권을 소유하게 된다.
소버린 AI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원은 GPU 칩이나 컴퓨팅 파워가 아니라, 바로 '데이터'입니다. AI의 학습과 발전은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확보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기업이 소버린 AI를 개발하려면 보안이 철저히 유지된 자체 데이터뿐만 아니라, 그들이 보유한 정보, 전문 지식, 그리고 조직 내에서 형성된 고유한 기업문화까지도 디지털화해야 합니다. 한 국가에 있는 정보와 지식의 원천이 데이터에 있듯이, 기업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그들만의 지식과 노하우, 기술에 대한 데이터의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기업 고유의 정체성이 될 것이고, 이 정체성은 인공지능의 성능과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합니다.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데이터
종전에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했던 '사람', '기술', '공장' 이것들은 가변적입니다. 직원들은 입사와 퇴사를 반복할 것이며, 올해의 기술은 내년에는 통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생산과 제조 시설도 새롭게 들어오는 기기들로 점차 밀려납니다. 하지만 데이터는 사람이 퇴사해도 남고, 생산과 제조에서 기록으로 남습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구조화해서 저장하고 관리한다면, 그것은 해당 기업만의 고유한 재산이 됩니다. 기업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데이터를 통해 AI를 자사의 특성과 요구에 맞게 맞춤형으로 학습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일반적인 기술이나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그치게 되며, 이는 결국 시장에서 점차 평준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소버린 AI를 가진 기업들은 맞춤형 솔루션을 통해 효율성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더 큰 비용과 시간을 소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많던 직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남은 건 데이터
따라서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은 소버린 AI의 완성도를 높이며 독보적인 위치에 설 것입니다.
과연 뒤늦게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기술과 정보의 비대칭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