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사무실에서 손톱은 왜 깎고, 화장실에서 통화는 왜 하시나요?
1. 사무실에서 왜 손톱을 깎는가?
2. 남 험담
아무래도 통상 9 to 6.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으니, 직장 상사, 동료, 후배 등 할 얘기가 참 많을 것이다. 어쩌면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건 그날의 에피소드처럼 하나의 가십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도 매번 들으면 피곤하다. 들어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자문한다면, 글쎄- 결국 사람은 입체적이고 양면적이다. 내가 그 사람을 겪어보지 않는 이상, 선입견을 바라보고 다가가는 건 참 위험하다는 걸 익히 경험해 봐서 느낀 게 여러 번이다.
일례로, 업무 태도가 안 좋다는 B대리님과 함께 협업할 일이 있었는데, 실제로 깔끔하게 처리해 주셔서 업무적으로는 되려 배울 게 많았다. 되려 어디서 그런 이상한 소문이 돌았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그 사이에 사람이 바뀐 건가?)
한편, 내가 남의 험담을 들을수록 나 역시 어디선가 조리돌림 당하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앞에서 침을 뱉겠냐만, 가끔 귀가 미친 듯이 간지러운 날이면 누군가가 회식하면서 내 얘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씁쓸하게 웃어넘길 뿐이다. 여하튼, 결국 말로 상처 준 건 다시 본인에게 되돌아온다. 명심하자.
3. 담배 권유 하지 마십시오
4. 그놈의 술술술
이게 바로 기업의 조직문화 측면이 아닐까 싶다. 우리 회사는 술 잘 먹는 사람이 살아남는 거야!! 으아!! 가는 거야!!!
코로나19로 회식이 줄어들고, 전보다 술 강요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높은 분이 줄 때 은근 눈치를 주는 건 아직 어쩔 수 없나 보다. 눈없새(눈치없는새끼)처럼 가만히 받고 술잔만 같이 부딪히자니 이제는 눈치가 보이는 연차다.(젠장, 신입 때는 잘 넘어갔는데!) 코로나19로 취업하기는 정말 어려웠지만, 정작 이때 회식이 줄어서 웃프게도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적당히 마시는 건 나도 찬성이다. 그리고 강요하지 않으면 이렇게나 싫어할 일이 없다. 그러나, 그들은 본인만 취하는 걸 넘어갈 수 없다. 내가 취하면 너도 취해야 한다. 내가 마시면, 너도 역시 마셔야 한다. 동고동락도 아니고 같이 죽자는 이 태도로 인해 환멸이 날 지경이다.
술도 마시면 는다고 했던가? 아마도 내가 제일 술을 못 마시는 것 같다. 물론 타고난 영역도 있겠지만, 다음날 숙취로 아플 걸 생각하면 이제는 모든 적당히 마시고만 싶다. 적당히라는 걸 모르는 술자리. 비싼 음식 먹어서 좋지만 회식이 꺼려지는 이유다. 다 같이 행복하게 적당히 마시는 음주 문화가 자리 잡힐 수는 없는 걸까?
5. 화장실에서 통화 좀 그만!! 제발!!
남들 열심히 볼일 보고 있는데 왜 굳이 통화를 화장실에서 하는 걸까? 물론 피치 못할 때가 있긴 하다. 정말 받아야 하는 통화인데 이미 화장실 안이라면 어쩔 수 없지. 나도 융통성은 있는 법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경우는, 왜 개인 통화를 구태여 화장실로 끌고 오냐는 말이다.
항상 이런 경우에는 궁금하다. 통화를 하고 있는 상대방은 화장실의 물 내리는 소리, 아니면 핸드드라이어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까? 미묘하게 다른 목소리를 눈치채지 못하는 걸까? 다른 사람들의 용변 소리는 차단이 되려나?
본의 아니게 잔뜩 투정만 부린 글이 되어버렸다. 인정한다. 나 조금 예민한 편이다. 그래도 이 세상 어딘가에는 나처럼 예민한 직장인이 한 명쯤, 아니 솔직히 많을 것이라 예상한다. 직장 다니면서 무던해지기는 쉽지 않은 법이니. 어쩌면 에티켓이라고 불릴 수 있는 영역들, 다들 조금만 배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니,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