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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화 Nov 09. 2023

브런치 작가 신청이 완료되었습니다.

사진에도 감정이 담겨있음을

 지극하게도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평소 내 개인적 생각과 이야기 딱히 큰 의미 없는 글 그리고 내가 찍은 사진을 SNS에 종종 업로드해 왔다. 꽤나 어렸을 적부터 생각이 많았던 나는 내 생각과 이야기를 적어둘 공간이 필요해 익명의 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했으며, 이야기가 차곡차곡 모이다 보니 언제부터인지 사진과 글을 누군가에게 나누고 싶어졌다. 


내 SNS를 자주 보아주시던 가까운 지인분께서 브런치라는 채널을 알려주셨고, 내게 글을 한번 써보라 말씀하셨다. 잘 기억을 해 두었다가 집에 돌아와 브런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작가?"


내가? 그냥 생각을 이야기하는 게 좋아서 SNS에 쓰던 글이었는데, 작가라니? 이런 건 감히 불가능이라 생각했다. 누가 내 글을 읽고 나를 작가라 할까? 심사는 또 어찌나 꼼꼼한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어떤 글을 작성할 것인지 알려야 했으며 내가 작성한 글 3편을 전송해 심사를 통과해야 작가가 될 수 있다니 눈앞이 아찔했다. 


모니터에 깜빡이는 커서만 한참을 응시하다가 조금씩 내 이야기를 적어 내려갔고 며칠 뒤 작가 심사 신청 후 결과를 기다렸다.



"재수"


떨어졌다. 

에이 당연하지 맞아 그래, 내가 이 장벽을 넘을 리가 없지 글 잘 쓰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 따위가 무슨 작가로 통과가 되겠어, 그리고 내 서랍에 적어둔 글을 방치한 채 한참이 흘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문득 생각이 났다. 브런치 서랍에 적어둔 내 이야기를 다시 꺼내어 읽기 시작했고, 다시 한번만 더 해보자 해보고 안되면 그때 생각을 접어도 되잖아? 그렇게 다시 차근히 시작했다.


"삼수"


떨어졌다.

역시 그래, 이거 봐 맞아 나는 이 턱을 넘을 수 없지 그냥 SNS에 적어도 나 스스로는 충분히 만족하니까 이제 그만하자 내가 될 리가 없어, 이건 불가능의 영역이었던 거야 

저거 좀 봐 꼼꼼하고 신중하게 살펴본다잖아, 내가 이 턱을 어떻게 넘어?


그 뒤로 나는 이 브런치 서랍을 내 개인 메모장처럼 사용하기 시작했다.

제목이 없는 내 이야기들로 하나씩 서랍을 채워나갔고, 서랍에 모여있는 글의 부분 부분을 잘라 개인 SNS에 사진과 함께 업로드하는 일이 잦아졌다. 


나는 종종 브런치 서랍이라는 공간에 대해 상당히 답답함을 느끼곤 했다. 오픈될 수 없는, 오픈할 수 없는 오로지 나만 볼 수 있는 그런 눅눅한 서랍과도 같은 느낌, 더 이상 나 혼자만의 서랍이 아니라 누구나 혹은 누군가 그녀 또는 그가 내가 하는 이야기와 생각을 볼 수 있는 그런 책장이고 싶었다.


호기심이었다.

단순한 호기심은 내게 지독한 목표를 만들어냈고, 브런치의 내 눅눅한 서랍은 빛을 볼 수 있는 책장이 되기를 바라며 다시 그간의 이야기를 모아 보냈다.



2023년 11월 07일 (화) 오후 5:17 

[브런치스토리]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내가?"


오늘은 족발 파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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