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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푸름 May 22. 2024

[여행] 세부 여행 준비록 (1)

세부 여행 준비일기

  최근에 결혼한 대학교 후배 부부와 여자친구, 넷이서 함께 서울에서 자주 놀곤 했다. 앞으로의 이야기를 위해서 남자 쪽을 H, 여자 쪽은 M이라고 지칭하겠다. 올해 2월 말에 M은 회사에서 1년 근무 보상으로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복지가 있어 보라카이에 다녀왔다. 우리들은 보라카이에서 찍은 아름다운 사진들을 보며 '좋은 회사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왜 이런 복지가 없나'하며 부러움과 신세한탄이 섞인 대화가 나오고 있었다. 그때 누가 먼저 꺼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야기 나온 김에 다 같이 해외여행을 가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중학교 시절 가족들과 함께 갔던 일본 말고는 해외에 가본 적이 없어서 말만으로도 두근거렸다. 그냥 지나가는 말이 됐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말에서 그치지 않았다. 우리는 해외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일단 해외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은 건 3월 초쯤이었으나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다 보니 계획이 빠르게 세워지진 못했다. 가끔 업무에 여유가 생기는 사람이 여행에 대해서 단체방에 언급하면 찰나의 시간 '아, 맞다!' 하면서 논의할 부분들을 생각해보곤 했다. 여행을 위해 처음 고려했던 건 여행지와 각자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이었다. 여행지는 필리핀, 대만, 홍콩, 마카오 등 동남아 쪽으로 의견이 많이 모아졌다.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은 많이 걸으면서 여러 가지를 체험할 수 있는 알찬 여행보다 시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느긋한 여행을 선호해서 하루에 1~2가지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계획을 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


해이해질 뻔한 여행에 대한 마음을 다잡아 주는 M의 이야기


  여행지에 대해서 의견을 나눈 지 일주일 정도 되고 또다시 여행에 대해서 가물가물해질 때쯤 M이 난항을 겪고 있는 여행 준비를 다잡기 위해 일정을 확실히 정해보자고 했다. 5~6월 중에 있는 휴일을 껴서 휴가를 정해 보기로 했다. 4명이 모두 일정이 되는 기간을 맞추는 것이 쉽지는 않아서 각자의 업무에 피해 없이 조율이 가능한 일정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서로 서울과 원주에 살다 보니 매번 직접 만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화상채팅을 통해 여행계획을 세웠다. 1시간 반 정도의 긴 회의 끝에 5/31 ~ 6/4로 여행 기간을 정하고 여행지는 필리핀 보홀과 세부 2곳으로 추려서 조금 더 해당 여행지에 대해서 찾아보기로 했다. 보홀은 바다가 예쁘고 공항이 가까운 장점이 있었고 세부는 사람들이 많이 여행을 가서 커뮤니티 형성이 잘되어 정보를 찾는 것이 용이했다. 


  여행의 큰 틀이 잡히니 준비할 것들이 눈에 보였다. 여행에서 힘든 단계는 '여행 준비'인 것 같다. 큰 결정을 하나 내리면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그에 따라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이 생겨 또 다른 결정을 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해외로 간다는 특별함이 이런 고민을 날리는 듯했다. 사람들이 올린 수많은 여행 후기를 비교하다 보니 우리의 여행지는 교차 검증의 확실하고 정보가 많은 세부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젠 여행을 위한 세부적인 것들을 정해야 했다.


1. 숙소


  처음에는 숙소를 포함한 여행 패키지를 찾아봤다. 여행 계획을 직접 다 짜는 것보다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몸만 가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 패키지를 택하는 것이 고생을 덜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숙소와 항공권이 함께 있는 모 여행사의 여행 상품을 결제했는데 담당자와 소통 과정에서 딱딱하고 매끄럽지 않은 업무 처리에 불편함을 느껴 예약을 취소하기로 했다. 다행히 여행 한 달 전이라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받을 수 있었다. 우리는 번거로워도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여행을 위해 항공권, 숙소, 여행 상품(시티투어, 호핑투어)을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숙소를 정하기로 했다. 세부에 여행 가는 사람들은 두 지역을 다닌 후기가 가장 많았다. 첫 번째는 관광지와 가까이 있는 세부 본섬, 두 번째는 바다 근처에 위치한 리조트가 많은 막탄 섬이었다. 이번 우리의 여행 콘셉트는 여유로운 여행이었기 때문에 바다를 실컷 즐길 수 있는 막탄 섬 쪽의 리조트를 찾아보기로 했다.


  우리가 예약한 세부행 항공편이 저녁 시간이었기 때문에 세부에는 시간상 자정 넘어 도착 예정이었다. 그래서 1박 비용을 내고 숙소를 사용하는 것이 아까웠다. 이 부분에 있어서 이미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들의 후기들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어서 여러 가지 부분을 참고할 수 있었다. '0.5박'이라는 개념이 있는지 이번에 여행 준비를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레이트 체크인이 가능한 숙소가 막탄 공항 근처에 많았고 그중에서 엘로이사 로열 스위트를 가기로 했다. 방 2개에 총 13만 원 정도였고 공항 픽업 서비스가 있어서 예약 후에 숙소 측에서 이메일로 요청하는 정보(항공편과 인원, 도착 시간 등)를 적어서 회신하면 그에 맞게 픽업을 준비하는 듯했다.


  이번엔 주 숙소로 삼을 곳을 정하기로 했다. 브레인스토밍 하듯이 각자가 찾은 리조트들을 나열하고 후기와 정보들을 꼼꼼히 훑어봤다. 우리 모두가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곳은 플랜테이션 베이 리조트였다. 

플랜테이션 베이 소개 이미지

장점> 

① 리조트 내 바다수영장·민물수영장 등의 내부 수영장이 많다

② 카약과 클라이밍 등의 즐길거리가 많다 

③ 가장 중요한 숙소 자체가 크고 예쁘다


단점> 

① 번화가와 떨어져 있어서 외부로 다니는 것이 불편하다.

② 방마다 간혹 벌레가 나올 수도 있다는 후기를 몇 개 봤다.(벌레를 무서워하는 나... 괜찮을까?)


방 위치도 잘 잡으면 멋진 뷰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방 종류가 2가지였는데 테라스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수영장으로 갈 수 있는 라군사이드 뷰와 수영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라군 뷰가 있었다. 1층과 2층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우리는 라군사이드 뷰를 택했다. 언제든지 수영장으로 튀어나갈 수 있게 말이다. 숙소비용은 4인 방 2개에 140만 원 정도 들었다.


2. 항공편 


  여행 일정이 정해지고 나서 예약한 여행 상품 패키지를 취소했었기 때문에 세부로 가는 비행기를 직접 예약해야 했다. 5/31 저녁 8시 1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고 6/4 세부에서 새벽 2시에 출발해 돌아오는 항공편 가격은 4인 합해서 110만 원 정도였다. 항공편을 예약할 때 주의할 점은 위탁 수하물 무게, 규격과 기내 수하물의 무게, 규격이 정해져 있어서 꼭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짐이 많다면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전과 달리 내가 직접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알고 배우는 것들이 많았다. 또한 숙소와 항공편 예약 전에는 해외여행 계획만 열심히 짜니까 진짜로 세부를 가는 게 맞는지 실감이 안 났는데 평소 쓰지 않던 큰돈을 쓰기 시작하니 비로소 피부에 와닿게 실감이 되었다. (비어 가는 계좌 잔고를 보니 열심히 일해서 돈 더 벌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생각해 보니 여권을 옛날에 발급했었기 때문에 유효기간이 만료되어서 새로 발급받아야 했다. 여권을 만들려고 하니 여권 사진도 필요했다. 가장 빨리 사진을 찍고 받을 수 있는 사진관에 예약하고 그날 바로 여권 신청까지 하기로 했다. 여권 발급을 위해 시청에 가면 대기시간이 길어서 고생한다는 말들이 많았는데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여권 사전예약을 하면 대기 시간이 거의 없이 빠르게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여권은 신청하고 일주일도 안돼서 받을 수 있었다. 여권도 만들었으니 이젠 여행 일정에 추가할 투어 상품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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