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트의 주인공은 바로 '나'.
인생을 노트에 비유한다면, 내 노트는 빈 공간이 없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이것저것 많이도 적었다. 그동안 뭘 적었는지 앞을 살펴보니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남들이 시키는 대로 적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내가 원하는 것은 보이지 않고 심지어 공백도 없다.
이렇게 적다가는 평생 내 인생이라는 노트에 내가 좋아하는 내용은 하나도 없지 않을까?라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공백도 없이 이렇게 빽빽하게 적는 것이 좋은 노트일까? 나는 무엇을 누구를 위해서 내 노트를 작성해왔는지 말이다.
그동안은 이 노트를 막 쓰고 공백을 남기는 것이 두렵고 무서웠다. 시도해볼 용기도 없었다. 그러나 이 노트의 주인은 '나'이고 주인공도 '나'이다. 그래서 이제 나는 남들을 위한 노트가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노트를 채워가려 한다. 때로는 낙서도 공백도 만들면서 말이다.
주변 사람들이 노트를 많이 빨리 쓴다고 해서 조급해하지 말고 나만의 노트를 제대로 써보고 싶다.
앞으로 무엇을 적을지, 어떻게 비울지는 막막하지만 괜찮다.
처음은 다 서투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