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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시아 Sep 18. 2022

슬플 때는 그냥 울어야지 어쩌겠어!

2022.09.17

어제는 너무 속상한 일이 있어서 친구들 앞에서 하소연하다가 그냥 울어버렸다.


우리 과는 매주 금요일 작은 술집에 모여서 수다를 떠는 사교행사가 있다. 음악도 없고, 굳이 술을 안 마셔도 되고, 술값도 대체로 저렴해서 대학원생들이 사랑하는 곳이다. 금요일마다 우리 과 뿐 아니라 다른 과 대학원생들도 모인다. 일찍 만나면 별로 붐비지도 않아서 좋다. 


하소연한 내용은 굳이 적지 않겠지만 진짜 나답지 않게 너무 감정적이라서 나랑 친구들이 다 놀랐다. 안 마시던 술 때문인가? 생각도 들었다. (바텐더한테 아무거나 만들어달라고 했더니 진짜 이것저것 섞어서 아무거나 만들어줬는데 나름 맛있었다.) 근데 그것보다 그냥 여태까지 쌓인게 한꺼번에 쏟아 나와서 그랬던 것 같다.


물론 그 자리에서 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는지 집에 와서 와이프한테 얘기하면서 또 꺼이꺼이 울었다.


지난 여름에 한국인 이웃이 있다는 걸 알았다. 더워서 창문을 열어놓고 있었더니 그 분이 친구와 대화하면서 너무 서럽게 우는 소리를 우연히 들어서. 어제 불현듯 그 사람이 생각났다. 그 분도 먼 곳에서 살면서 억울한 일이 있어서 그렇게 울며 친구와 통화했던 거였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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