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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칠일 Nov 21. 2021

네일샵에서 얻은 깨달음




살면서 처음으로 패디큐어를 했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불쑥 샵에 들어가 반짝반짝 빛나고 귀여운 -평소에 좋아하지도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색을 골랐다. 큐티클 제거가 시작되자 차가운 금속의 느낌이 무서워 발가락에 힘을 주고 움찔거렸다. 생각해보니  스물여덟 살인데. 주삿바늘로  뽑는  아무렇지도 않으면서 이런  무서워한다는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아무튼 벌벌 떠는 사이 발톱은 깔끔하게 다듬어졌고  알록달록한 색으로 뒤덮였다.

20분쯤 지났을까.  끝났다는 직원분의 말에 TV 보던 고개를 내려  발을 바라보았다. 관리를 받는 동안 가려져있던 패디큐어가 한눈에 들어왔다.

아, 예쁘다. 귀찮고 비싸다는 이유로 패디큐어를 하지 않은 과거의 내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다른 사람의 손에 만져진 발은 예뻤다. 앞으로는 조금 더 이런 시간을 늘려야지. 나를 보듬어주는 시간들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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