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비가 오고 가끔씩 천둥이 치는 날씨가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점심시간만 되면 우산을 챙겨 나가야 할지 하늘과 눈치싸움을 벌인다. 손부채질하는 왼쪽 팔뚝엔 어젯밤 산모기에게 물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선풍기 바람이 싫어 창문을 열고 잔 것이 화근이었다. 오늘은 전기세 걱정 없이 에어컨을 실컷 틀고 자야지. 물론 그러다 새벽에 깨서 으슬으슬한 몸을 이불로 꽁꽁 싸맨 채 잠들겠지만.
자주 가는 음식점에선 콩국수를 100그릇만 한정 판매하고 나는 줄을 늦게 서는 바람에 아깝게 순서를 놓치고 만다. 투덜대며 고개를 들면 빌딩 숲속에서도 매미가 울고 있다. 이젠 정말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