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은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라 좋았다. 여름으로 갈수록 태양아래 그늘 없는 아스팔트길 구간이 힘들어진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동해바다 때문에" 질리지도, 지루하지도 않게 50길~39길까지 이어오고 있다.
하필 안목, 사천진 해변까지 이어지는 바다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황홀했던 소나무 숲길로 기억되는 39,40코스 다음에 만나는 길이 내륙으로 이어지는 38,37길이다. 실망 섞인 감정이 들었다. 의무는 아니지만 건너뛰려니 마음 한 구석이 찝찝하여 그냥 걷기로 한다. 별다른 기대감 없이 집을 나서는데 비까지 온다.